육소봉전기(8)-古龙

핸디맨남자 | 2021.11.04 09:26:59 댓글: 0 조회: 632 추천: 0
분류무협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20675

6.무림의 혈투

술자리는 연못가의 누각에서 열렸다. 사방의 연못은 아주 맑고 적 벽돌로 둥글게 만든 교각은 운치 있어 보였다.

진주로 만든 그물이 창문처럼 높이 솟아 있고, 바람 속으로는 연꽃향기가 실려 오고 있었다.

벌써 사월이다.

화만루는 조용히 이런 갑부 특유의 넓고 향기로운 누각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는 곽천청의 생김새를 볼 수는 없지만,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차렸다.

곽천청의 목소리는 낮고 힘이 있었다. 자신의 말에는 주의해서 경청하기를 바랐고, 또한 모두들 그렇게 했다.

이것은 그가 매우 자신이 있고 판단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있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그는 원칙이 있었고, 매우 자신만만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이런 그를 교만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화만루는 이런 사람을 특별히 싫어하지 않았고, 곽천청도 그를 싫어하지 않았다. 손님은 두 사람 더 있었는데, 한 사람은 염()씨 네의 가정교사이면서 식객인 소소경(蘇小卿)이고, 또 한 사람은 관중(關中)의 연합 표국(漂局; 옛날, 여객화물의 안전을 위해 산동 사람에 의해 경영 되었던 일종의 운송업체)의 주인인 '운리신룡(雲裏神龍)' 마행공(馬行空)이었다.

마행공은 무림에서 이름을 날린 지 오래되었고, 실력도 대단해 이름에 걸 맞는 사람이었다. 화만루가 이상하게 여긴 것은 그가 곽천정에게 말을 할 때는 약간은 아첨하는 듯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 있었다. 무림의 호걸들은 어느 자리에서건 이런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소소경은 술에 빠져 있는 사람 같았지만 진부한 사람은 아니었다. 곽천정은 그를 소개할 때 학식이 풍부한 거인(擧人: 명청 시대 때 향시에 합격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들리는 그의 목소리로 봐서는 매우 젊은 사람 같았다.

주인과 손님이 다 합쳐 다섯 명이었다. 이것은 화만루가 가장 좋아하는 손님 초대 방식이었다. 주인이 세심할 뿐만 아니라, 손님의 마음도 잘 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아직 술과 음식이 차려지지 않았다. 화만루는 급하지는 않았는데도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누각에는 등이 많지 않았지만 대낮같이 밝았다. 사방 벽이 모두 야광 구슬로 장식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구슬의 밝기가 부드러워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소소경은 손님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남당(南唐)의 마지막 군주의 풍류서사를 얘기하고 있었다.

"군주와 소주후(小周后)의 침실에는 등이 없었다고 합니다. 소설에 기록되어 있기로는 강남의 대장군인 이 후주(後主 마지막 군주)의 귀여움을 받은 어느 후궁은 밤에 등을 보면 항상 눈을 감고 말했는데 연기 때문에 양초로 바꾸어서도 눈을 감고 말했다고 합니다. 연기가 더 심하다고요. 어느 날 어떤 사람이 그녀에게 물었답니다. '궁중에는 왜 등불이 없습니까?' 하고요. 그러자 그녀가 말했지요. '궁중의 수중 누각에는 밤이면 큰 진주를 걸어 그 빛으로 침실을 비추고 있어요'라고."

곽천청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지막 군주의 사치는 너무 지나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남당은 멸망했죠."

소소경이 말했다.

"정이 많은 사람은 황제 노릇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행공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그가 만약 곽 총관 같은 사람이 있어 재상을 시켰다면, 남당도 아마 멸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육소봉이 갑자기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욱(李煜)이라는 사람은 몇 백 년 전에 태어났지만 지금 여기에 있었으면 나보다 더 급하게 술을 마셨을 겁니다."

화만루가 웃었다.

곽천청은 허탈한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을 했다.

"술과 안주는 벌써 준비되어 있지만, 주인 어르신께서는 오늘 육소봉과 화 공자 같은 손님들이 오셔서 함께 모여 떠들썩하게 즐기기를 원하셨습니다."

육소봉이 말했다.

"우리들은 지금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까?"

곽천청이 말했다.

"만약 기다리시기 불편하시다면, 우리들 먼저 음식을 들어도 괜찮습니다."

마행공이 서둘러 말했다.

"좀 더 기다려도 상관없어요. 주인 어르신께서는 오늘의 흥취를 좋게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들이 어찌 그의 흥을 없애버릴 수 있습니까."

갑자기 누각 밖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도 여러분의 흥을 깰 생각은 없습니다. , 빨리 술을 내와라, 빨리 술을 내와."

한 사람이 큰소리로 웃으며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웃음소리가 날카롭고 가늘었다. 살결은 소녀같이 희고 포동포동한 얼굴이었고, 큰 매부리코가 남자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화만루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은 원래가 대금붕왕의 내무총관이었던가, 태감이었던가?) 마행공이 일어나서는 웃으며 말했다.

"주인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염철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먼저 육소봉의 손을 잡아 악수를 하면서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옛모습 그대로군요. 저번에 나와 태산에 일출을 보러 갔을 때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어요. 단지 눈썹이 어떻게 두 조각만 남았지요?"

그는 말을 할 때 산서(山西) 말투를 잊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노력하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그가 산서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까 두려워하는듯했다.

육소봉은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지었다.

"돈이 없어 외상으로 술을 마셨더니, 술집 주모가 수염을 이렇게 밀어버렸어요."

염철산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제기랄, 음탕스런 여자들은 자네의 수염 난 얼굴에 비비기를 좋아할 거요."

그는 돌아서서는 화만루의 어깨를 잡고는 말했다.

"자네가 정말 화()씨의 일곱째 아들인가? 몇몇 형은 여기에 왔었는데, 셋째와 다섯째 아들은 정말 술을 잘 마시더군."

화만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일곱째도 몇 잔은 마실 수 있습니다."

염철산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좋았어, 내가 숨겨두었던 분주(산서성 분양현이나 행화촌에서 생산되는 소주) 몇 항아리를 내놓아라. 오늘 취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나쁜 놈으로 내몰 것이다."

산서의 분주는 정말로 오래된 것이었고, 음식들도 최고의 것들이었다. 특히 잉어 요리는 별미였다. 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긴 것, 기름과 설탕을 넣어 볶아 간장을 넣어 익힌 것들은 사람들의 손과 입을 빠르게 움직이게 했다.

염철산은 희고 부드러운 손으로 육소봉에게 계속 음식을 집어 주며 말했다.

"이것은 우리 산서의 이름난 음식들이오. 그리 좋은 것은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먹어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육소봉이 물었다.

"주인 어르신은 고향이 산서입니까?"

염철산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원래 토박이요. 내가 보기에는 그냥 큰 달걀노른자일 뿐 아무 것도 아니더라구요, 제기랄."

그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제기랄'이라는 말을 써서 가능한 한 그가 남자이고 교양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증명하려는 것 같았다.

육소봉도 웃었다.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들고는 갑자기 물었다.

"엄총관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십니까?"

마행공이 급하게 말했다.

"곽총관이지 엄총관이 아닙니다."

육소봉이 조용히 말했다.

"내가 말한 것은 주광보기각의 곽총관이 아니라, 옛날 금붕왕조의 내무총관 엄립본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염철산을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이 주인 어르신은 분명히 아실 텐데요."

염철산의 윤기가 흐르고 부드러운 얼굴이 순식간에 긴장이 되면서 웃고 있던 모습도 기괴하게 굳어버렸다.

보통 때의 그는 기쁘고 슬픈 것을 잘 나타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육소봉의 말은 채찍처럼 그의 수십 년 된 상처를 들춰냈다. 그의 치명적인 상처는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육소봉이 눈에 빛을 띠기 시작하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주인 어르신이 그 사람을 알고 있다면 그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는 수십 년 된 오랜 빚이 있는데, 지금 그를 찾아갈 준비를 하는 사람이 있다구요."

염철산은 얼굴이 굳어지며 말했다.

"곽총관."

곽천청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다.

"여기 있습니다."

염철산이 쌀쌀하게 말을 했다.

"화공자와 육공자는 여기에 있고 싶지 않으신 것 같으니, 빨리 그들을 위해 마차를 준비하여 그들이 즉시 갈 수 있도록 하여라."

그는 벌떡 일어나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서 나가버렸다.

그러나 그는 문을 나서지 못했다. 문 밖에서 웬 사람이 그의 갈 길을 막고 냉정하게 말을 하는 있었다.

"그들은 돌아갈 마음도 없으며, 당신도 여기 있는 것이 좋을 것이오!"

눈처럼 하얀 옷을 입고, 허리에는 아주 오래된 검은빛의 긴 칼을 찬 사내였다.

염철산이 눈을 크게 뜨고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감히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것이지?"

"서문취설이오!"

서문취설, 이 이름은 칼날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것이었다.

염철산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나서는 크게 외쳤다.

"나와라!"

옆에서 술을 따르던 소동들과, 음식을 날라오던 노비들 외에 이 누각에는 어느 누구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었는데 염철산의 말이 떨어지자, 창 밖에서 다섯 명이 날아 들어왔다. 번쩍이는 무기는 반달 모양으로 구부러진 칼 한 자루, 기러기 날개 같은 칼 한 자루, 날카로운 창 한 자루, 닭 발톱 같은 낫 한 자루, 세 마디의 쇠몽둥이 한 자루였다.

다섯 가지는 모두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병기들로, 이런 병기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무림의 고수임에 틀림없었다.

서문취설은 그들을 보고도 못 본 듯이 쌀쌀하게 말했다.

"내 칼이 칼집을 떠나면, 꼭 사람이 다칩니다. 당신들은 내가 칼을 뽑기 전에 피하셔야 할 겁니다."

다섯 명 중에서 세 명의 얼굴색이 화가 난 것 같았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어느 곳에나 있는 것이다.

갑자기 바람소리가 나더니, 기러기 날개 칼이 서문취설을 조각내 버리려는 듯 칼 소리를 내었다.

세 마디 몽둥이도 서문취설의 무릎을 없애려고 바람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 두 가지 병기는 강하고 빨랐으며 공격이 날카로웠다. 그들은 평상시에 항상 같이 연습을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의 움직임에는 일정한 호흡과 규칙이 있었다.

서문취설의 눈동자가 갑자기 수축되는그 순간에 그의 칼이 뽑혔다. 곽천청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육소봉을 바라보았고, 육소봉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마행공이 몸을 일으키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곽 총관이 당신들을 초대해서 술을 마시자고 했는데, 당신들이 이렇게 소란을 피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는 손을 뻗어 허리를 뒤졌다. 잠시 후 곤룡봉이 번쩍이며 나타나서는 곧장 화만루의 목을 찌르려 하고 있었다.

그는 화만루가 장님인 것을 알고는 장님이라 상대하기가 좋을 것이라 생각한 바 있었다.

그의 이 곤룡봉은 다른 것들과는 달라서 봉이 나가고 나서 딱, 소리가 나더니 용의 입에서 얇고 날카로운 단검이 튀어나오는 있었다.

화만루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가 손가락 두 개로 딱, 소리를 내고는 이 잘 다듬어진 강철 용설단검을 세 조각으로 잘라버렸다.

마행공의 얼굴색은 일순 변하였다. 그는 다시 손을 흔들어 곤룡봉을 되돌아오게 해서는 화만루의 왼쪽 귀 뒤쪽의 머리를 치려고 하였다.

그러자 화만루는 두루마기 소매를 재빨리 휘감아서 곤룡봉을 막았다.

이렇게 되자 순간 마행공은 탁자에 떨어져 사발 접시를 부수어 버렸다.

화만루가 다시 한 번 휘두르자 그는 창밖으로 튕겨져서는 풍덩 소리를 내며 연못에 떨어졌다. 소소경이 감탄한 듯이 말했다.

"무공이 대단하십니다!"

"나의 무공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그가 모자라는 것이오. 운리신룡이 옛날의 무공의 반도 남아 있지 않았으나, 어디 심한 부상을 입은 적이 있습니까?"

소소경이 말했다.

"잘 아시는군요. 삼 년 전에 그는 심하게 공격을 당하고는 곽 총관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그렇군요."

그는 이제야 마행공이 왜 그런 아첨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알 수가 있었다. 무술을 하는 사람들이 무공을 잃어버리게 되면 후원자를 찾지 않을 수가 없다.

주광보기각 같은 이런 후원자를 찾게 되었으니, 더 이상 믿음직한 것도 없었을 있었다.

소소경이 말했다.

"나도 화공자에게 한 수 배우려고 합니다. 흐르는 구름 같은 소매의 무공을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부디'라는 말을 내뱉고 그는 손에 있던 젓가락을 비스듬히 던졌다. 이 학식이 풍부할 것 같은 어린 선비는 상아 젓가락을 칼로 사용하였다. 가전검법을 발휘하여 순식간에 화만루를 없애려고 한 것이다.

육소봉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곽천청을 바라보고 있었고, 곽천청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바닥에는 이미 세 사람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기러기 날개 칼은 창살에 끼워져 있었고, 마디 몽둥이는 창밖으로 튕겨져 버렸고, 날카로운 창은 벌써 네 조각이 나버렸다.

칼을 빼내었을 때 칼끝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서문취설이 살짝 불자 빨간 피는 칼끝에서 방울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얼굴은 아무 표정도 없었고, 두 눈에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서문취설은 싸늘한 눈초리로 염철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왜 다른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거지!"

염철산도 냉소하며 말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목숨은 벌써 내가 샀기 때문이야!"

그가 손을 휘두르자 누각 안팎에서 예닐곱 명의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눈을 번득이며 도망갈 길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그가 하는 말은 조금도 산서 말투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욕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목소리는 더 가늘어지고 날카로워져서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바늘처럼 다른 사람의 고막을 자극했다.

육소봉이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주인 어르신도 무공이 뛰어난 고수이십니다."

곽천청도 웃으며 말했다.

"그의 무공은 여기서 제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의 무공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모두 쓸모가 없습니다."

"왜 그렇죠?"

"왜냐하면 그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슨 약점입니까?"

"그는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소소경의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되었다. 검은 빨랐고, 기이하게 변하여 화만루의 귀와 눈에서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화만루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서, 손에 들고 있던 상아 젓가락을 살짝 움직여서 소소경의 맹렬한 공격을 묘사하여 풀고 있었다.

소소경은 두 번째 공격을 시도하는 중에 이상한 점을 느꼈다. 미소를 짓고 있는 장님, 화만루는 그가 사용하려는 검법을 그 자신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가 칼로 내려치려는 상대는 벌써 그의 수법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아 그가 물어보았다.

"당신은 아미파이십니까? 아미검법을 아십니까?"

화만루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검법에는 많은 종류가 있고, 공격하는 기술도 모두가 다릅니다. 그러나 장님에게는 세상의 검법이 모두가 같습니다."

이것이 무술을 배우는 데 있어서 가장 오묘한 진리인 것을 소소경은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물어 보려고 하여도 무엇을 물어보아야 할지 몰랐다. 화만루가 오히려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아미칠검의 한 사람이요?"

소소경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제가 바로 소소영(蘇小英)입니다."

화만루는 웃으며 말했다.

"과연 삼영사수(三英四秀) 중의 하나인 소이협(蘇二俠)이셨군요."

갑자기 서문취설의 냉정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람은 검을 배웠으면, 왜 나를 찾아오지 않았지?"

소소영의 얼굴이창백해지면서 딱, 소리를 내고 손에 있던 상아 젓가락을 부러뜨렸다.

서문취설이 비웃으며 말했다.

"아미검법이 대단하다고들 하더니, 허명에 불과한 것이었나?"

소소영은 이를 악물고 갑자기 몸을 돌렸다. 서문취설의 칼끝에는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육소봉과 곽천청은 여전히 서로를 마주보며 조용히 앉아 있었다. 먼저 상대방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벌써 일곱 사람이 영원히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일곱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라도 무림의 고수가 아닌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모두가 눈 깜빡할 사이에 서문취설의 칼에 목에 구멍이 나고 말았다.

염철산의 눈가가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에야 다른 사람들은 그가 노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자기를 위해 죽어간 이 사람들을 위해 조금의 동정이나 슬픔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아직 도망가지를 않았는데, 그는 기회를 엿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도망갈 때는 아니었다.

움직일 수 있는 네 사람은 용기가 없었다. 소소영이 걸어가는 것을 보고는 길을 비켜주었다.

소소영의 걸음은 안정되어 있었지만, 창백한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

서문취설이 쌀쌀맞게 그를 바라보고 말했다.

"너는 어떤 칼을 쓸 것인가?"

소소영도 냉정하게 웃고는 말했다.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칼이면, 나는 모두 사용한다."

"좋다. 땅에 칼이 있으니, 한 자루 골라라."

땅에는 두 자루의 칼이 피범벅이 돼 있었다.

한 자루는 좁고 길면서 날카로운 것이었고, 나머지는 두껍고 육중한 것이었다.

소소영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발끝으로 칼 한 자루를 공중으로 날려서 손에 쥐었다.

아미검법은 빠르고 변화가 많은 있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비교적 무거운 칼이었다.

소소영은 그의 팔 힘에 의지하여 맹렬한 공격으로 서문취설의 날카로운 검을 막으려고 생각하였다.

이 선택은 잘한 것이었다. 독고일학 문하의 제자들은 모두가 뛰어난 판단력을 훈련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틀렸다. 그는 어떤 칼도 잡지 않았어야 했다. 서문취설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는 말했다.

"이십 년 후에야 너의 검법이 완성되겠군!"

"뭐라구?"

"지금 나는 너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십 년이 지나고 나서 다시 나를 찾아오도록 해라."

소소영이 큰소리로 외쳤다.

"이십 년은 너무 길어서 나는 기다릴 수가 없다!"

그는 분명 혈기왕성한 소년이었다.

이것은 독고일학이 만든 '도검쌍살(刀劍雙殺) 사십구식'이었다. 그가 아미문하를 만들었을 때의 검법은 상당한 수준이었고, 경력도 삼십 년이 넘어있었다. 칼을 쓰는 것이 맹렬하고, 빠르고 정확하여 검법 중의 검법이었다.

그의 이 사십구식의 독특한 공격법은, 도를 사용하여도 되고 검을 사용하여도 되는 것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솜씨였다.

이런 솜씨는 육소봉조차도 본 적이 없었다.

서문취설은 눈을 더욱 빛내면서 이 신기한 칼 솜씨를 보고 있었다. 마치 어린애가 신기한 장난감을 보는 것 같은 일종의 흥분과 희열이었다.

그는 소소영이 이십일 초를 공격을 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칼을 움직였다.

왜냐하면 이미 이 검법의 약점을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조금의 약점이라도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의 칼이 한 번 번쩍이자 곧 소소영의 숨을 끊어놓았다.

칼끝에는 아직 피가 맺혀 있었다. 서문취설이 가볍게 불어내자 피가 방울져 칼끝에서 떨어졌다.

그는 칼날을 바라보고는 적막하고 쓸쓸한 기색을 나타내며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너같이 어린 소년이 왜 그리 죽으려고 발버둥을 쳤는지."

이런 말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나왔다면 사람들은 우습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말을 하자 아주 슬픈 기분이 들었다.

화만루가 말했다.

"그러면, 그를 꼭 죽일 필요는 없지 않았나?"

서문취설은 얼굴을 굳히고는 냉정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나의 검은 사람을 죽이는 검법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만루는 이 사람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한숨만을 쉬었다. 이런 사람이 칼을 한 번 꺼내면, 인정도 없고 도망갈 길도 남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그가 칼을 휘두르면, 어떤 사람에게도 선택의 여지를 두지 않았고, 자신도 선택의 여지를 가지지 않았다!

바람이 누각으로 불어 들어왔다. 연꽃 향기가함께 실려 오기는 했지만, 누각의 피비린내를 몰고 가지는 못했다.

서문취설이 갑자기 몸을 돌려서는 염철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가지 않으면, 나도 움직이지 않소. 당신이 움직이면, 곧 죽는 것이오."

염철산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도망을 가야 하지? 나는 당신들이 무엇을 위하여 이러는지 알 수가 없군."

육소봉이 말했다.

"당신은 분명히 알고 있어요!"

염철산이 말했다.

"나는 모르겠소."

"엄립본은? 그도요?"

염철산의 눈살이 떨리면서, 하얗고 통통한 얼굴에 두려운 표정이 나타났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가 입을 열어 중얼거렸다.

"엄립본은 이미 죽었어. 당신들은 무슨 일로 다시 그를 찾는 거요?"

"그를 찾는 것은 우리들이 아닙니다."

"그럼 누구죠?"

"대금붕왕입니다."

이 이름을 듣자 염철산의 기묘한 얼굴은 굉장히 무섭게 변하였고, 뚱뚱한 몸을 팽이처럼 돌렸다. 누각에 휘황찬란한 진주 빛들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진주빛이 폭우처럼 서문취설과 화만루와 육소봉을 향해 반사되기 시작했다.

이때 진주 빛 가운데에서 검기가 반짝였다.

검기는 으스스하였고, 바람을 가르는 칼 소리는 대나무를 부는 것처럼 솨,, , 솨 소리를 내었다. 검기와 진주의 빛이 갑자기 모두 보이지 않고, 몇 개의 진주가 공중에서 아래로 떨어졌는데 한 알 한 알 모두가 반쪽이 나 있었다.

아주 빠른 칼이었다. 염철산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육소봉도 보이지 않았다.

누각 밖 연못 위에는 언뜻 사람의 모습 같은 것이 보였다. 연꽃 위를 가볍게 날아가는 것 같았다.

두 개의 모습이었는데 아주 붙어 있어서 뒤에서 가는 사람이 꼭 앞 사람의 그림자 같았다.

사람의 모습이 빨리 움직여서 보이지가 않았고, 누각에는 바람소리만이 들려왔다.

그런 다음 갑자기 염철산이 나타났다.

육소봉도 나타났다. 잠깐 사이였다. 그는 방금 전에 앉아 있던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마치 움직이지 않은 것 같았다.

염철산도 방금 서 있던 자리에 서 있었는데, 몸을 난간에 의지하고 계속 헐떡이고 있었다. 잠깐 동안 그는 아주 많이 늙어버린 것 같았다. 이 누각에 들어올 때에 윤이 나고 혈색이 좋은 중년의 얼굴로 수염까지 없어서 매끄러웠는데, 지금은 누구라도 그를 칠팔십 노인으로 볼 있었다. 피부는 늘어지고, 눈빛도 흐릿해져서는 헐떡이며 한숨을 쉬곤 말했다.

"나는 이미 늙었어, 늙었어....."

육소봉은 그를 보고는 말했다.

"당신은 정말 이미 늙었어요."

염철산이 말했다.

"당신들은 왜 이런 노인을 괴롭히려 하나요?"

"이 노인이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가 많이 늙기는 했으나, 모두 자신이 갚아야 할 것입니다."

염철산은 고개를 쳐들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내가 빚진 것은 당연히 내가 갚는다. 그러나 내가 언제 누구에게 무엇을 빚졌나?"

육소봉이 말했다.

"당신은 빚을 지지 않았다면, 그럼 엄립본은?"

염철산의 얼굴이 굳어지며 날카롭게 말했다.

"그래, 내가 엄립본이오. 사람을 먹고도 뼈를 바르지 않는다는 엄총관이오. 그러나 내가 여기에 오고 나서는, 나는....."

그의 목소리는 일순 멈추었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는 기적처럼 평정을 되찾았다.

그 후 사람들은 그의 가슴에서 빨간 피가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치 한 송이의 붉은 꽃이 피는 것 같았다.

붉은 피가 떨어지고 나서야 그의 가슴에서 칼끝을 볼 수가 있었다. 그는 고개를 떨구었고 빛을 내는 칼끝을 보고는 아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죽지 않았고, 그의 가슴은 마치 풀무질을 하는 것처럼 아직도 뛰고 있었다.

곽천청의 얼굴은 파랗게 변했고, 갑자기 일어나서는 소리쳐 물었다.

"누가 이렇게 악랄한 수단을 썼지?"

"바로 접니다!"

물방울이 구르는 듯한 목소리였고 제비같이 가벼운 동작으로 어떤 사람이창 밖에서 뛰어들어 왔다. 검은 상어 껍질의 수영복은 그녀의 날씬한 몸매를 조여주고 있었다. 몸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방금 연못에서 누각으로 올라온 것 같았다.

염철산은 간신히 눈을 뜨고는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온 힘을 다해 '당신은 누구지?'라고 말했다.

그녀가 머릿수건을 벗자 검은 구름 같은 머리카락이 어깨 위에 늘어져서 그녀의 얼굴을 더욱 창백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원한과 복수로 가득 차서 염철산을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바로 대금붕왕 폐하의 단봉공주입니다. 당신을 찾아서 오래된 빚을 받으려는 사람입니다."

염철산은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다가 눈이 튀어나오고 경련을 일으키며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였다. 그의 두 눈에는 기이한 표정이 나타나 있었는데 놀란 것인지 분노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겁에 질려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의 가슴엔 아직도 칼이 꽂혀 있었지만 그는 아직 쓰러지지는 않았다.

검은 차가웠고 피도 차가웠다.

단봉공주는 마침내 몸을 돌렸다. 얼굴의 원한과 복수는 담담한 슬픔으로 변해 있었다.

그녀가 육소봉을 부르려고 했을 때 서문취설의 쌀쌀한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칼을 썼습니까?"

단봉공주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문취설이 말했다.

"지금부터 만약 당신이 칼을 쓰면, 내가 당신을 죽일 것이오!"

단봉공주는 놀라서 물었다.

"왜죠?"

"등 뒤에서 검으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돼요. 등 뒤에서 남을 상처 입히는 사람은 검을 사용할 자격이 없는 거요!"

그가 손을 휘두르자 탁, 하는 소리가 나며 그의 칼끝이 염철산의 가슴에 있는 칼끝에 부딪혔다.

염철산이 넘어지고 그의 가슴에 있던 칼은 누각 아래로 떨어졌다.

서문취설도 누각밖에 있었다. 그는 피가 묻은 칼을 대여섯 조각으로 분질러버렸다. 쇳조각들이 땅에 떨어졌다.

바람이 불어와서 연못에 밤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그는 그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곽천청은 앉아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의 새파란 얼굴은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육소봉은 아무 표정도 없는 것이 가장 슬픈 표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염철산은 원래 금붕왕조의 배신자여서 이 일은 개인적인 원한일 뿐이고, 다른 사람이 간섭할 일이 아닌 것이다."

곽천청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잘 알아요."

육소봉이 말했다.

"그러니 당신은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어요."

곽천청은 아무 말 없이 침묵하고 있다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신은 내가 청해서 왔어요."

"내가 온 것이오."

"당신이 오지 않았으면 염철산은 적어도 지금 죽지는 않았을 것이오."

"당신이 말하는 뜻은?"

곽천청이 냉정하게 말을 했다.

"나는 다른 뜻은 없어요. 다만 당신의 '쌍비채익(雙飛彩翼) 육소봉'의 무술을 배워보려는 것이었고, 당신의 '말이 없어도 잘 통하는' 기술을 배우려는 것뿐이었습니다."

육소봉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나와 당신이 꼭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반드시 그래야지요."

육소봉은 한숨을 지었고, 단봉공주가 몸을 돌려 다가와서는 큰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왜 그를 찾아왔죠? 나를 찾아왔어야지요."

곽천청이 말했다.

"당신을?"

단봉공주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염철산을 죽인 것은 나이고, 뒤에서 그를 죽인 것도 나예요. 당신은 내가 등 뒤에서 사람을 죽이는 능력이 있는지 시험해 보셔야지요?"

그녀는 서문취설에게 받은 모욕을 곽천청에게 화풀이하고 있는 있었다.

곽천청이 그녀를 보고 말했다.

"염철산은 당신에게 빚이 있으니, 내가 그를 대신해서 갚아주겠어요. 그러니 언제라도 오시오."

단봉공주가 말했다.

"당신은 나와 싸울 필요가 없다는 건가요?"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단봉공주가 말했다.

"왜죠?"

"왜냐하면 당신은 나의 적수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단봉공주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갑자기 가늘고 긴 손가락을 뻗어 용이 진주를 뺏는 것처럼 곽천청의 눈을 잡으려 하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가늘고 연약하기는 했어도, 그녀의 공격은 매섭고 날카로웠으며 빨랐다.

곽천청은 어깨를 움직이지 않았고, 다리를 들지도 않고 몸이 칠 척이나 떨어져 있었다.

그는 염철산의 시체를 안고 큰소리로 말했다.

"육소봉, 해가 뜨면 청풍관(靑風觀)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이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아서 그는 누각 밖으로 나갔다.

단봉공주는 입술을 깨물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화가 나서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았다.

육소봉이 그녀를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비봉침을 썼었더라면, 그는 아마 가지 못했을 것인데."

"비봉침이라니요? 어떤 비봉침이오?"

"당신의 암기 비봉침 말이오."

단봉공주는 그를 쳐다보더니 냉소하며 말했다.

"내가 원래는 등 뒤에서 사람을 죽일 뿐만 아니라, 암기까지 써서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군요!"

육소봉이 말했다.

"암기도 또한 무기요. 무림의 많은 사람들도 이 무기를 사용하고 있어요."

단봉공주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쓴 적이 없고, 비봉침이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이 대답이 육소봉에게는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다. 그가 이 일을 물은 것은 단지 그 작은 요괴가 한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의도였다.

단봉공주는 눈가가 붉어지며 입술을 깨물고는 말했다.

"당신이 나를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이런 말로 나를 속인다는 것을 알아요."

육소봉이 말했다.

"내가 왜 당신을 화나게 하나요?"

"왜냐하면 당신은 내가 오지 않고 또 염철산을 죽이지 않을 거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녀는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눈물이 곧 쏟아질 것 같은 눈빛으로 말했다.

"그가 우리들에게 저지른 짓이 얼마나 잔인한 것이고, 그가 배신하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나라를 다시 세울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당신은 알 수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이 말을 다 끝내지도 못하고 그녀는 얼굴 가득 진주 같은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육소봉은 그 어떤 말도 더 할 수가 없었다.

누가 여인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 눈물을 꼽았던가. 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의 눈물은 진주보다 더 값진 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리라.

추천 (0) 선물 (0명)
IP: ♡.37.♡.155
23,397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나단비
2024-03-02
0
63
나단비
2024-03-02
0
53
나단비
2024-03-01
0
77
나단비
2024-02-29
1
453
나단비
2024-02-29
0
72
나단비
2024-02-29
0
68
나단비
2024-02-29
0
108
나단비
2024-02-27
1
76
나단비
2024-02-27
0
52
나단비
2024-02-27
0
54
나단비
2024-02-27
0
57
나단비
2024-02-27
0
57
나단비
2024-02-26
0
61
나단비
2024-02-26
0
80
나단비
2024-02-25
0
71
나단비
2024-02-25
0
73
나단비
2024-02-24
1
111
나단비
2024-02-16
0
101
나단비
2024-02-16
0
97
나단비
2024-02-16
0
71
나단비
2024-02-16
0
78
나단비
2024-02-15
0
92
나단비
2024-02-14
1
440
나단비
2024-02-14
0
75
나단비
2024-02-14
0
58
나단비
2024-02-13
0
77
나단비
2024-02-12
0
85
나단비
2024-02-12
0
92
나단비
2024-02-11
0
152
나단비
2024-02-11
0
99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