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조각사 21

3학년2반 | 2022.01.23 08:36:34 댓글: 0 조회: 442 추천: 0
분류인터넷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44488
달빛조각사 21권

차례

1. 제국 건설의 비밀
2. 조각사의 갱도
3. 커피 데이트
4. 미스릴 천사상
5. 유리병 쪽지
6. 생명 부여의 기적
7. 데스 오라
8. 비, 바람, 안개 속의 반격
9. 대해전
10.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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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국 건설의 비밀


"네, 좋아합니다."

서윤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할 거란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말을 하는 건 그녀에게는 너무 무서운 일이었다.

서윤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로 애처롭게 떨었다.
'본 드래곤에 의해 죽을 때 친구라고 말한 것 이후로 처음이로군.'
위드는 과연이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로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녀가 갑작스럽게 말을 했는데도 그리 크게 놀랍진 않았다.

본 드래곤과 싸울 때는 죽으면서 잃어버릴 아이템 때문에 친구 등록을 한 것이라고 의심했었다.

그러나 이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는 것이었어.'

슬로어의 결혼식을 대신 치러 주면 결혼반지를 착용할 수 있다.

아이템에 욕심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오랫동안 입을 다물었던 서윤이 다시 말을 했겠는가!

'완전히 갖고 싶었던 거야. 탐이 났을 테지. 이 정도 옵션의 아이템이면 돈을 주더라도 사기 어려우니까.'

인간에 태한 끝없는 불신과 오해로 살아가는 위드!

위드는 다 안다는 것처럼, 힘들어하는 서윤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 주었다.

"괜찮아. 난 이해할 수 있어."

위드도 아이템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다.

'노래를 열 곡이라도 부를 수 있지.'

오크 카리취로 변했을 때부터, 전쟁의 시작마다 최악의 음치를 자랑하며 한 곡씩 노래를 뽑았다.

시키키만 한다면 콜로세움 같은 장소에서 라이브 콘서트라도 열 기세!

'어쨌든 이번에는 미안한 게 많으니까.'

학교에서도, 로열 로드에서도 서윤이 말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많이 궁굼했다.

그러나 혼돈의 대전사를 사냥할 때도 서윤이 목숨을 잃었고, 그녀가 없었으면 퀘스트 자체도 불가능했을 테니 따지지 않고 덮어 주기로 했다.

서윤이 다시 떨리는 입을 힘들게 떼었다.

"...지금까지 말을 못 했던 이유는요......."

하객들이 축하를 해 주고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그녀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의무감에 어깨를 짓눌렀다.

설명하기 아픈 부분이었다.

위드는 가볍게 웃어 주었다.

"다 알아."

"네?"

"말하지 않아도 돼. 이해할 수 있어."

비싼 아이템을 주웠을 때처럼 더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위드였다.

'있는 애들이 더하다더니....... 너도 아이템 무지 좋아하는구나.'

그녀를 알던 사람에게라면 그녀가 말을 한 이 일이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건이리라.

십몇 년간 말을 하지 않았던 그녀가 조금이나마 마음을 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위드는 그런 사실에 대해서는 몰랐고, 그의 눈에 그녀 또한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눈빛이나 태도, 여러 면에서 볼 때 예전과 비슷했기 때문에 특별하게 대할 이유가 없었다.

"......."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이야기하자."

결혼식의 마지막 일정은 식사였다.

최고의 귀족 가문에서나 먹는 고급 요리들이 즐비하게 나왔다.

"콜 데스 나이트 반 호크, 콜 뱀파이어 토리도!"

반 호크와 토리도가 결혼식장에 소환되었다.

"주인,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

"이곳은 나의 품위를 유지하기에 적당한 장소로군. 혹시 나에게 맛있는 요리를 먹이기 위해서 불렀는가, 주인."

부하들까지 불러내서 피로연의 요리를, 베풀려는 착한 주인일 리가 없었다.

위드는 가지고 있던 배낭과 냄비, 보자기 등을 꺼내서 나눠 주었다.

"애들아, 여기다 가득 담아."

축의금과 예물 반지에 이어서 음식까지 싹쓸이하는 완벽함!

요리하기 힘든 각종 탕들과 케이크, 쿠키, 후식으로 나온 과일들까지 담았다.

맛보기 힘든 특수한 요리들은 위드가 먹어 보고 요리법을 재현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요리 스킬의 숙련도가 많이 올라가니 고급 요리들을 챙기는 건 필수.

서윤이 민망했던지 열매들 위주로 조심스럽게 챙기고 있을 때, 위드는 과감했다.

"많이 담으려면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야지."

수백 명의 귀족들이 먹는 자리였으니 엄청난 양의 요리들이 있었다.

반 호크와 토리도, 서윤 그리고 황금새와 은새가 돌아다니면서 음식들을 모았다.

"음식을 많이 담으려면 무게중심과 균형이지. 조각술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야 돼."

그릇에는 왜 그 크기만큼의 음식만 담아야 하는가. 냄비에는 어째서 안에 들어갈 정도만 채워야 하나.

그런 편견들이 상상력을 제한하는 벽이다.

위드는 그릇에 음식을 담아서 무려 15층 탑을 만들었다.

과일 탑, 케이크 탑, 쿠키 탑.

요리들은 그릇끼리 쌓아 올리고, 술병들은 나무 궤짝에 넣었다.

관록 많은 포장 이사 아저씨가 영입을 시도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음식을 쓸어 담는 위드!

"역시 결혼식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군!"

결혼식의 당사자가 음식까지 챙겨야 하니 얼마나 바쁘겠는가.

혼수니 예단이니 하면서 실속 없는 결혼식은 없애 버릴 때가 왔다.

한밑천 제대로 챙길 수 있는 결혼식!

신랑과 신부가 위드와 서윤이었으니 다른 귀족들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신선한 요리들까지 모두 챙기고 난 후였다.

성에서 멀리 떨어진 황금빛 들녁과 마을 건물들부터 희미해지면서 사라져 갔다.

그리고 웃고 떠들던 귀족들과 마법사들도 한순간 연기처럼 흩어졌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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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어의 큰 염원을 해결하셨습니다.
슬로어의 반지에 봉인되어 있는 능력들이 전수됩니다.

+슬로어의 지혜
마나의 최대치가 3500 영구적으로 증가합니다.

+슬로어의 축복
행운이 20 증가하고, 마법 피해를 조금 감소시킵니다.

+결혼 서약
신성한 반지는 두 사람의 생명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명력이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낮아졌을 때에 생명력을 최대 50%까지 전해 줄 수 있습니다.
생명력이 줄어들었을 때에는 반지를 착용하고 있는 배우자가 가진 직업의 특성이 적용됩니다.
배우자의 스킬들을 70%의 숙련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지의 속성이 변경되어서 타인에게 넘겨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반지를 파기하게 되면 결혼 서약도 해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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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읽는 사이에 위드와 서윤, 조각 생명체들은 인페르노 던전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위드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만족스러운 결혼식이었다.



지골라스의 종족 전쟁이 벌어졌던 던전의 마법진에서는 장대하기 짝이 없는 순수한 불의 힘이 꿈틀거렸다.

S급 난이도의 최종 단계.

그런데 쿠비챠가 죽었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의 땅바닥이 유난히 금빛으로 반짝거렸다.

금인이의 파괴된 육체가 모래처럼 흩뿌려져 있는 것이다.

착용하고 있던 각종 장비들은 빛의 날개와 함께 위드에게로 돌아왔다.

"근처를 수색하면서 금인이의 찬해를 주워 보자. 얼마나 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위드는 전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금 알갱이들을 회수했다.

황금새와 은새가 부리에 콩알보다 작은 금덩이들을 물고 날아왔다.

위드와 서윤도 엎드려서 일일이 찾으면서 돌아다녔지만, 그렇게 회수한 금의 양은 원해 금인이 전체 육체 중에 3할도 안되었다.

서윤이가 어렵게 다시 입을 열었다.

"되...살릴 수 있...어요?"

정이 많이 가고 귀엽던 금인이가 죽어서 마음이 아픈 그녀였다.

위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생명을 다시 부여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의 잔해밖에 남지 않았으니 복원이 어림도 없어."

그러자 서윤이 더없이 슬픈 표정을 지었다.

맑은 눈동자에 물기가 고이기 시작했다.

황금새와 은새, 누렁이도 함께 동료를 잃어버린 아픔으로 슬퍼했다.

인페르노 나이트의 마법진에 가면 드디어 퀘스트가 완수된다.

역사적인 S급 난이도 연계 퀘스트의 끝!

그래도 이대로 금인이를 포기하고 갈 수는 없기에 다시 수색을 했다.

"금인아, 네가 이렇게 갈 수는 없잖니."

위드가 손으로 땅을 박박 긁어서 금가루를 찾았다.

당연히 금덩이들이 아쉽기도 했지만, 금인이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었다.

혼돈의 대전사 쿠비챠와의 전투에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포기하고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금인이는 그를

구하기 위해 누렁이를 타고 용맹하게 돌진했다.

기사들처럼 몸에 상처가 생기고 불에 타면서도 검을 휘두르며 전진하던 그 박력과 충성심!

결국 스스로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위드를 살리려고 했던 금인이였던 것이다.

대장장이 스킬을 이용하여 흙을 거르는 채를 만든 다음에 땅을 파헤쳐서 사금까지 채취했다.

넓은 지역을 대대적으로 갈아엎는 끝에 육체의 4할에 달하는 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나머지 부분은 영구적인 손실등으로 사라졌는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예전처럼 복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위드가 생명을 부여하더라도 잃어버린 부분이 너무 커서 장담하기가 어려웠다.

목숨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육체가 가루가 되어 버린 상황이었다.

"어쨌든 모라타로 돌아가면 황금을 더 구해서 시도해 보긴 해야겠어."

바닥을 훝으며 샅샅이 수색한 위드는 마침내 퀘스트를 위해 인페르노 나이트에게 다가가서 그들을 향해 인사했다.

"혼돈의 전사들을 물리치고 마법진을 수호하신 기사분들에게 영광이 있기를. 여러분의 용맹 덕분에 마법진이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대륙에서 온 모험가입니다."

인페르노 나이트들의 대장인 이반스터가 말했다.

"고맙소. 우리만으로는 어려웠을 것이오. 그대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쿠비챠를 물리치고 마법진을 지킬 수 있었소."

"쿠비챠가 죽은 이후에 어떻게 된 것입니까?"

어찌 된 영문인지 정도는 알아야 했기에 위드는 질문을 했다.

쿠비챠도 사망했고, 드래곤의 검 레드 스타는 자신이 회수했다.

임벌의 마법진을 파괴한다거나 하진 못할 테니 의뢰에 대한 조건들은 이미 갖췄다.

종족 전쟁이 어떤 식으로 정리된 것인지가 궁금했다.

"그대들의 편이었던 지독한 리치가 죽고 나서, 본 드래곤이 나타났소."

"......."

조각 변신술로 외모를 바꾸었다고 해도 평가는 고스란히 따라간다.

그들은 구해 주었음에도 위드를 향한 이반스터의 눈초리는 썩 곱지 않았다.

리치였을 때 인페르노 나이트들을 많이 사냥한 탓이리라.

"그 드래곤에게 쿠비챠가 잡아먹히고 난 이후에, 혼돈의 전사들은 구심점을 잃고 방황했지.

우리는 불의 거인들과 힘을 합쳐서 놈들을 몰아낼 수가 있었소. 물론 타격이 크기는 했지만."

"그러셨군요. 대단한 무운을 보이셨을 것 같습니다."

"쿠비챠가 사라진 이후의 혼돈의 전사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을 뿐이오."

"이 근육 하며, 느껴지는 힘이 보통이 아닙니다. 쿠비챠라고 해도 이반스터 님에게는 안 되었을 것 같은데요."

"과분한 칭찬이로군."

레벨이 높은 전사들과 친밀도를 높이는 방법.

훨씬 더 강할 것 같다고 칭찬해 주기.

무식하기 짝이 없는 커다란 근육을 보면서도, 발휘할 수 있는 힘이 굉장할 것이라고, 돌은 최대 몇 킬로까지 들 수 있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호감을 산다. 특별한 중병기를 사용한다면 무기의 무게를 물어본 이후에 대답을 듣고 감탄한 얼굴 정도를 해 주는 건 기본이었다.

이반스터가 조금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

"험한 길을 걸어서 이 땅까지 온 여행자들이여! 이곳은 인간들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서 조금 힘들었을 것이오."

매우 많은 고난들을 겪어 왔지만, 위드는 지나간 일을 들추면서까지 하소연을 하지는 않았다.

퀘스트의 완수로 받게 될 보상이 더욱 중요할 뿐이었다.

"인간 마법사 임벌이 만든 마법진은 긴 세월이 지나오면서 지골라스의 힘이 지나치지 않게 막아 주고, 우리 종족들을 지켜 주었소."

천장과 바닥에 수백 미터에 이르는 규모로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중심에는 불의 기운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고 있다.

태양을 닮은 것처럼 이글거리는 불의 기운!

가까이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뜨겁고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어린아이들이 불장난을 좋아하는 이유는, 불의 거센 힘과 화려함에 끌려서이리라.

지골라스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기운은 가까이에서 보니 보석보다도 크고 예뻤다.

마법진이 없었다면 지골라스는 진작 화산 폭발로 인해서 수십 배의 규모로 더 커지거나 아니면 가라앉아 버렸을 것이다.

지골라스의 불안정한 마나를 포용하고 축적해 주는 마법진이 있기 때문에 어려 종족들이 생존할 수 있었다.

"쿠비챠는 이 마법진의 힘을 흡수하고 모든 종족들의 우두머리가 되려고 했지만 결국 스스로 파멸하고 말았소."

성공한 했더라면 그래곤급의 힘을 갖춘 몬스터가 탄생했을지도 모를 일.

혼돈의 전사들과의 싸움의 여파로 마법진에는 손상이 있었다.

백의 일부에 균열이 가고, 천장의 귀퉁이가 무너지기도 하였다.

불의 기운도 탈출을 도모하는 것처럼 위아래, 좌우로 흔들렸다.

하지만 마법진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처럼 부서진 부분들이 스스로 고쳐지고 있었다.

주변의 흙과 돌들이 모여 갈라진 땅의 틈이 저절로 메워지고, 마법진이 더욱 깊게 새겨진다.

경이로움과 신비함에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을 장관이었다.

잠시 후에 완벽해진 마법진! 그러자 불의 기운이 새하얀 화염을 뿜어냈다.

띠링!

화염의 대마법사 임벌의 마법진을 보셨습니다.
생명력이 900 증가합니다.
맷집이 35 올라갑니다.
불의 저항력이 영구적으로 7% 증가합니다.
마나의 생성 원리에 대해 이해력이 깊어집니다.
하지만 정령술사나 소환술사, 마법사가 아니라서 별다른 효과가 없습니다.

고대에 생성된 마법진이 활동하는 장면을 감상하셨습니다.
예술 스텟 4 증가합니다.
지혜가 2 증가합니다.

다시 구성된 임벌의 마법진이 주는 효과였다.

그리고 연이어서 메시지 창이 떴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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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스타의 회수(3) 완료
혼돈의 대전사 쿠비챠는 그 생명을 다하고, 드래곤의 무기는 안전하게 회수되었다.
드래곤의 무기로 인해 벌어진 일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지골라스의 종족들도 분쟁을 멈추지 않을 테지만, 잠시 동안의 평온을 누릴 수 있으리라.
이 모든 모험을 일개 조각사가 이루어 냈다는 사실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퀘스트 보상: 드래곤의 검 레드 스타.
황금새가 황제의 의무에 대해 알려 주게 될 것입니다.

-모험에 대한 명성이 5,200 오릅니다.

-모험의 성공으로 니폴라임 제국의 계승자라는 호칭을 얻었습니다.

-길고 어려운 퀘스트를 해결함으로써 모험가로서의 믿음을 쌓았습니다.
베르사 대륙의 각 교단, 왕국 들이 수행하는 모험의 책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국왕이나 여왕, 백작 이상의 귀족을 후원자로 둘 수도 있게 됩니다.
악명을 가지고 있으면 도둑 떼나 반란군, 몬스터 집단의 우두머리들의 앞잡이도 가능합니다.

-퀘스트의 성공으로 인해 악명이 1,200 감소합니다.

-영웅적인 모험으로 신체 능력과 관련된 스텟들이 7씩 증가합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지골라스의 혼돈의 전사들을 제외한, 다른 부족들과의 우호도가 중립과 친밀로 바뀝니다.
단 불의 거인들은 그대에 대해서 껄끄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베르사 대륙의 북부에 있는 이종족의 우호도가 증가합니다.

-베르사 대륙의 직업군에서 조각사들에 대한 존중도가 올라갑니다.
조각사들은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고, 식당에서도 무료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각시들이 만든 작품들의 가치와 거래 가격이 조금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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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9개 오르고 명성의 증가가 엄청났다.

'후원자라.'

국왕을 후원자로 두고, 큰 모험을 할 수도 있다.

각 왕국들이 가지고 있는 신비와 전설, 보물 탐색을 위한 모험을 할 수 있는 것.

위드에게 너무나도 위험한 자격이 주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마치 환상처럼 어떤 장면들이 떠오르려고 했다.

위드가 중앙 대륙의 각 왕국으로 가서 국왕들을 알현하고 퀘스트를 받는다.

"최고의 조각사인 자네를 믿겠네.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필요한 이들을 데려가도록 하게."

국왕을 만나고 나서, 도시의 중심에서 사자후를 터뜨린다.

"퀘스트를 할 사람들은 모여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천수만 명의 인원을 모험으로 끌어들인다.

그들이 생고생에 착취를 당하는 광경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로자임 왕국에서도 피라미드를 건설하면서 비슷한 의뢰를 받은 것이 있지만, 국왕이나 고위 귀족들이

지불할 수 있는 보상의 한계는 엄청났다.

조각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 원정대를 이끌고 모험이나 의뢰 해결, 혹은 엠비뉴 교단 같은 단체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도 있는 것.

"우후후후."

어디 그것뿐이던가.

드래곤의 검 레드 스타도 획득했다.

전투에 쓸 수 있을지 의문이고, 착용이 언제쯤 가능할지도 미지수!

어쨌든 S급 난이도의 의뢰를 해결하고 나니 위드의 입가에 평화로운 미소가 그려졌다.

"이제 머리를 감을 수 있겠군."

청결을 유지하면 왠지 퀘스트에 실패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었다.

무언가 최선을 다하기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지골라스에서 탐험을 하는 내내 그래서 머리도 감지 않고 버텼다.

당영히 목욕도 하지 않았다.

"9개의 레벨이라...스탯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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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릭터 이름: 위드
레벨: 382
칭호: 이무기를 사냥한 지휘관
명성: 37,983
생명력: 31,360
힘: 1,378
체력: 172
지혜: 205
성향: 도전적임
직업: 전설의 달빛 조각사
마나: 17,905
민첩: 1,065
지력: 198
투지: 497
지구력: 226
인내력: 753
예술: 1,899
카리스마: 414
통솔력: 706
행운: 75
신앙: 115+435
매력: 210+30
맷집: 455
기품: 36
정신력: 25
용기: 107
죽은 자의 힘: 298
공격력: 5,641
마법 저항 불: 27%
물: 31%
대지: 35%
흑마법: 50%

+모든 스탯에 20개의 포인트가 추가됩니다.

+예술에 추가로 80개의 포인트가 부여됩니다.

+달이 뜨는 밤에는 30%의 능력치의 향상이 있습니다.

+아이템과 특화됨

+모든 생산 스킬을 마스터의 경지까지 배울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아이템 제조와 제련의 스킬에 우대 적용.
최고급 스킬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특이하거나 예술적 가치가 높은 조각품을 만들면 명성이 상승합니다.

+조각품과 생산 스킬, 전투 경험, 퀘스트로 인하여 전 스탯이 132 증가합니다.
조각품과 생산 스킬만으로 전 스탯을 100개 이상 증가시키면 대장인의 칭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착용하고 있는 바라하느이 팔찌로 인하여 전 스탯이 15 증가합니다.

+특수한 네크로멘서의 능력, 죽은 자의 힘이 몸에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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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노가다에, 착실하게 스탯들을 키우다 보니 이제야 레벨 400에 가까워졌다.

물론 퀘스트를 통해서 얻은 경험치가 막대한 덕분이었다.

"그런데 죽은 자의 힘이라. 이게 언제 생겼지?"

어느새인지도 모르게 생성된 불길한 스탯이 있었다.

스탯이 오르는 메시지 창도 본 적이 없다.

"스탯 확인. 죽은 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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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힘: 오랫동안 언데드로 변했을 때 저절로 생성된다.
스탯 포인트의 분배가 불가능하며 언데드 상태에서 성장하게 된다.
언데드의 힘과 지능, 소환 능력, 흑마법의 위력을 높여 주지만 선한 종족들에게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죽은 자의 힘은 전투에 따라서 급격하게 성장하기도 하며, 어느 순간 부터는 다른 스탯들을 잡아먹으며 높아질 수도 있다.
기품이나 매력, 행운, 신앙, 도덕성 중에 취약한 것이 주요 먹이가 된다.
죽은 자의 힘이 다른 스탯들보다 압도럭으로 높아지게 되면, 영영 언데드에서 인간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게 됨.
죽은자의 힘에 따라서 휘하 언데드들에게 절대적인 지배력을 보인다.
죽은 자의 힘을 악화시키고 싶다면, 신앙심을 키우거나 고위 사제의 정화를 받는 편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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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상태에 있을 때 얻었던 스탯이지만 부작용이 심각했다.

보통의 네크로맨서도 아니고 고위 언데드인 리치로 변신해서 줄곧 사냥을 했더니 어느 순간 쌓여 버리고 만 것이다.

리치로 변했을 때 괜히 강한 게 아니라 이런 부작용도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

"268이라니, 우려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군."

신앙 스탯이 높기 때문에 겨우 억제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죽은 자의 힘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도 없는데."

로열 로드와 관련된 다른 정보 게시판에서도 이런 스탯은 본 적이 없다.

나쁜 짓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앞서 가는 위드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

리치의 힘에 매료되어서 전투를 치른 대가였다.

"모라타로 돌아가면 알베론에게 축복이라도 해 달라고 해야겠어."

프레야 교단의 차기 교황 후보가 있으니 이럴 때는 편하다고 할 수 있다.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퀘스트도 마쳤고, 위드는 한숨을 돌리고 황금새를 향해 말했다.

"그러면...제국을 건국하려면 뭐부터 해야 돼? 제국이 만들어지면 땅이나 세금 그리고 기사와 귀족 들의 작위도 팔 수 있는 거겠지?"

미역국을 통째로 집어삼킬 기세!

권력을 이용한 제물 축적에만 관심이 많은 위드였다.

그런데 황금새가 곤란하다는 듯이 설명했다.

"제국의 건국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된다."

위드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S급 난이도의 퀘스트가 틀림없이 대단하기는 했다.

지골라스까지 와서 모험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의뢰 하나 해결했다고 해서 제국이 덜커덕 세워질리가 만무한 일.

"그러니까 니플하임 제국의 건국을 위해서는 뭘 해야 되냐고."

"건국을 위해서는 신들의 인정이 있어야 된다. 베르사 대륙에 있는 교단 중에서 최소한 세 곳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프레야 교단이야 위드와 밀접한 관계였다. 그들의 해결사 역할을 하며 성물도 찾아 주었으니 허락을 받는 건 어렵지 않으리라.

더구나 위드는 이미 차기 교황이나 다름이 없는 알베론을 구워삶아 놓았다.

든든한 줄을 잡고 있는 셈!

마탈로스트 교단과는 나쁜 사이가 아니고, 모라타에 신앙소를 세우는 조건으로 한 곳 정도의 친밀도만 높여 놓으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성도 남과 견줄 수 없이 높고, 엠비뉴 교단과 싸우면서 다른 교단들과의 우호도도 좋은 편이었다.

'그걸로도 부족하면 퀘스트 하나 큰 걸로 수행해 주지. 급하면 뇌물을 줘도 되고.'

돈독한 우정을 나누기 위한 최고의 가치. 안 될 일도 되게 만드는 게 로비와 뇌물이었다.

"신들의 인정은 받아야 되겠지. 축복 속에서 제국을 탄생시키고 싶으니까."

프레야 교단의 축복은 제국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리라.

그러나 황금새의 조건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북부에 있는 여러 종족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넓은 제국은 많은 이들을 포용해야 하니 그들 중에서도 5개 이상의 종족들이 참여해야 한다."

드워프, 엘프, 인간, 바바리안, 오크,

인구가 많고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종족이 이 정도였고, 유사 인종이나 다양한 엘프족, 정령족, 몬스터 종족들을 포함하면 수십 개로 많아진다.

현재로써는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종족도 있고, 불가능한 종족도 있었다.

'제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5개 이상의 종족들을 포함해야 된다는 말이군. 그 종족들을 유저들이 택할 수 있게도 해야 되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게이하르 아르펜 황제가 만든 조각 생명체 종족들도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이다.

천공의 도시에서 살았던 조인족들처럼 말이다.

그들을 구슬리기만 한다면 해결될 일.

조금 모험을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위드는 그쯤이야 기꺼이 해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제국의 건설을 위해서는 깨끗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 악명을 가지고 있으면 명예로운 기사들이나 귀족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악명은 몬스터들을 퇴치하고 퀘스트를 해결하는 등의 선한 행동으로 줄일 수 있다.

위드도 불필요한 악명을 점차적으로 낮추거나 없앨 생각이었으므로 어려운 조건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설마 조건이 더 있는 건 아니겠지?"

"제국의 건설을 위해서는 방대한 영토뿐만이 아니라 인구도 필요하다."

"한 20만 명 정도?"

모라타의 인구가 그 정도는 되었다.

"적어도 천만 명은 있어야 한다."

"......."

"주민들이 자유롭게 능력과 취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여려 길드들이 자리를 잡아야 되고,

주기적으로 몬스터와 도둑 들을 퇴치해서 치안도를 높여야 한다."

위드는 어이가 없어서 이마를 찌푸렸다.

"몬스터들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요새도 몇 개 있어야 되겠군."

"물론이다."

"......."

"충성스러운 엘리트 기사들이 500이 넘어야 되고, 중무장한 병사들도 3만 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있지? 여기서 끝나는 거 아니잖아."

"그렇다. 종교 시설들도 필요하고, 예술과 문화적인 만족도도 높아야 한다. 장인들의 기술도 발달해야 한다."

위드의 표정은 벌써 받을 돈을 떼인 사람의 얼굴이었다.

설날에 실컷 친척들에게 웃으며 세배를 해서 두둑하게 현금을 챙겨 놨는데 엄마에게 모조리 빼앗긴 어린아이의 표정!


-나중에 네가 크면 10배로 불려서 줄께.


그렇게 사라진 돈은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어린아이가 느끼는 실망감!

"이제 끝난 거 아니지. 조건이 더 있겠지, 그렇지?"

"제정의 자립도도 높아야 되고, 고품질의 철광산을 비롯하여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물품의 운송을 위하여 도로가 뚫려 있어야 되고 상업이 융성하게 발달해야 한다."

제국 건설을 위해서 넘어야 할 산들은 많고도 많았다.

위드는 간단히 결론을 내렸다.

'결국 모라타를, 제국을 넘볼 수 있는 수준까지 키워야 된다는 거군.'

니플하임 제국 건설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동네 슈퍼는 백화점이 될 것이고, 여인숙은 특급 호텔이 되리라.

위드는 비로소 조금 반성하는 기분이 들었다.

퀘스트가 니플하임 제국의 건국과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환상에 허우적거렸는데 차가운 현실을 뒤집어쓰고 만 것이다.

'세상에 날로 먹는 건 없는 거로군.'

공짜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바라는 게 사람의 마음이었다.

그래도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위드는 황금새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뭐, 사정은 알았으니까. 여기 좀 와 봐라."

"무슨 일인가?"

"갑자기 좀 더 친근한 대화를 나누어야 될 이유가 생겼어."

그러자 누렁이나 토리도가 흠칫하더니 뒤로 물러났다.

위드를 오랫동안 겪어 본 그들이라면 절대 이런 분위기에 다가가지 않으리라.

하지만 황금새는 고고하게 머리를 바싹들고 위드를 향해 걸어왔다.

위드는 부하 둘에게 명령을 했다.

"반 호크, 토리도. 전투준비."

"전투는 끝났는데 어째서?"

황금새가 의아한 듯이 고개를 들이대며 물었다. 일단 조류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눈치는 없는 듯!

"일단 좀 맞자. 얄밉고 밉상인 너도 맞을 때가 됐어. 애들아. 쳐라!"

황금새를 먼지 나게 두들겨 패는 위드!

반 호크와 토리도도, 마치 원수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함께 밟았다.

황금새는 은새에게 생명을 부여한 것으로 위드의 부하가 되었다.

원활한 명령 수행과 위계질서를 위해서 절대 좋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효과가 가장 빨리 나오는 구타!

"억울하다. 사실을 말한 것밖에 없다."

"아직 덜 맞았구나!"

위드가 간파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제국이란 그냥 성이나 영지가 커진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조각술과 조각 생명체들에 대한 배경을 알게 되었고, 북부 종족들에 대한 우호도 또한 올렸다.

게이하르 아르펜 제국 황제의 후인, 그리고 니플하임 제국의 정통 계승자!

대의명분마저 가지게 되었다.

어떤 뚜렸한 실리가 되어서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무궁무진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를 일.

위드도 황금새를 패면서 그러한 사실을 떠올렸지만 일단 무시했다.

'이미 얻은 것은 얻은 거고, 실망은 실망이야.'

날로 먹으려던 차에 밥그릇이 엎어진 격이었으니 황금새를 철저히 교육시키기로 했다.

아르펜 황제가 친히 만든 조각 생명체, 옥새를 따라서 장구한 세월을 살아온 황금새는 그렇게 맞으면서 부하가 되었다.

더 서러운 것은 서윤이나 은새나, 전혀 말려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죽이진 않을 거야.'

태양 빛에 녹아 버릴 새벽안개처럼 희미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서윤이었고, 은새는 똑바로 차렷 자세를 하고 서 있었다.

황금새가 맞는 것을 보면서 알아서 군기가 바짝 든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이만한다."

위드는 10여 분의 짧은 구타 후에 여운을 남기며 손을 털었다.

황금새의 생명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고, 윤기가 나던 깃털까지 군데군데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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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장식 깃털: 내구도 35/35
귀족들이 탐내는 깃털!
매우 희귀하여 찾아보기 어렵다.
준보석급으로 거래될 수 있으며, 엑세서리 상점에 판다면 주인이 두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옵션: 기품과 매력이 일정 비율로 상승.
재봉이나 대장장이 제품을 만들 때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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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떨어진 깃털들은 위드의 배낭으로 들어갔다.

'주기적으로 깃털을 뽑아서 팔면 돈이 되겠군.'

은새까지 음험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위드였다.

"그러면 다른 장소로 이동하지."

지골라스의 지하 지도를 펼치고, 다음에 가야 할 장소를 확인했다.

꿈의 조각 재료. '헬리움.'

조각술 마스터 데이크람이나 다른 조각사들이 향했던 장소로 가야 했다.

"여기가 지골라스의 중심이면서 가장 낮은 곳이니 올라가면서 샛길로 통해야겠군."

불의 강을 건너야 되고 좁은 통로들을 기어서 가야겠지만, 참아야 할 일.

위드는 앞장서서 걸음을 떼었다. 서윤과 부하들이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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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 들어갔겠군요,"

어쎄신, 도둑, 발굴가 들로 구성된 헤르메스 길드의 추적자들은 지상에서의 긴 탐색 끝에 위드가 들어간 인페르노 던전의 입구를 찾아냈다.

"확실한가?"

"틀림없습니다. 던전에 나오는 몬스터들이나 지형을 보면 확실합니다."

드린펠트와 그의 선원들이 중무장을 한 채로 뒤를 따랐고, 그리피스도 해적들과 함께 움직였다.

"던전을 우리가 첫 발견한 게 아니니 거의 틀림없겠군."

위드는 얼지 않은 강의 근처에 있는 던전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의 던전은 누군가가 먼저 들어간 상태였다.

마법사 부대가 함께 따르고, 암살자들은 은신술을 펼친 채로 앞서거나 뒤에서 추적해 왔다.

위드를 상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갖춰졌다.

"며칠 정도면 그 종족 전쟁이 벌어졌단 장소에 도착할까?"

드린펠트의 말에 추적자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발굴가 타소르가 대답했다.

그는 던전·탐험에 대해서는 가장 전문가였다.

"바람의 움직임이나 방송에서의 영상을 보았을 때, 던전이 상당히 깊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용암 호수 비슷한 것이 있을 정도로, 대형 몬스터들이 날 뛸 정도의 공간이라면 지골라스에서도 상당히 깊은 곳이겠죠.

몬스터들의 방해를 받을 것을 감안한다면 빨라야 사흘은 걸릴 겁니다."

혼돈의 전사들은 지긋지긋한 몬스터들이었다.

마법사들이나 성직자들이 부족할 때에는 그들로 인해서 피해가 컸다.

하지만 마법사들이 마나 역류, 공간 억제 등의 보조 마법을 펼치면 혼돈의 전사들의 순간 이동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혼돈의 전사들을 사냥할 때마다 마나의 소모가 심하고 효율도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확실한 방법이었다.

'지금부터는 최대한 빨리 간다. 사흘, 길어도 나흘 정도면 그곳을 바탕으로 위드를 추적할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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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움 광산으로 가는 도중에 잠깐의 휴식 시간. 서윤은 로열로드에서 로그아웃하고 캡슐을 나왔다.

병실로 밝은 햇살이 비쳤다.

"아."

현실로 돌아오니 서윤은 다시 두려워졌다.

로열 로드에서는 말을 했지만,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남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공포감이 뒤늦게 밀려왔다.

'하지만 다시...혼자 있고 싶지도 않아.'

로열 로드로 돌아가서 위드를 보면 편안해지고, 나누고 싶은 대화도 많았다.

이현, 그리고 로열 로드에서는 위드가 혼자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할 때 친구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함께할 수 있다.

서윤은 이제 말을 한다는 기쁨을 알아 버리고 난 후였다.

'무섭고 어려워도... 극복해야 해.'

서윤은 떨리는 입술을 뗐다. 현실에서도 말하는 것에 도전하려는 것이었다.

"몸...보신."

이현에게 받아 온 개의 이름을 불렀다.

몸보신은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서 늘어져라 낮잠을 자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자신의 이름을 듣자 쫑긋 귀를 세우고 눈을 떴다.

서윤이 다시 말했다.

"보신아."

맛있는 식사와 잠자리를 주며 귀여워해 주던, 아름다운 주인이 부르고 있다.

멍!

몸보신은 그녀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달려들었다.





2. 조각사의 갱도


위드는 왔던 길을 몇 번이나 돌아보았다.

이미 누렁이와 황금새, 은새의 불신은 씻을 수 없는 상태였다.

"여기가 아닌가?"

"......."

"뭐, 돌아가면 되겠군."

길을 잘못 든 것도 벌써 열두 번이 넘었다.

막다른 길, 위험해서 통과할 수 없는 길, 너무 좁아서 지나치지 못할 길 등!

위드가 길을 못 찾는 편은 아니었지만, 땅속이라서 동서남북의 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지골라스의 지하는 던전들끼리 연결되어 있는, 개미굴처럼 복잡한 구조였다.

수백 가지의 갈림길들이 나오고 복잡하게 퍼져 있다 보니, 원하는 목적지로 향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헬리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도 지상을 기준으로 예측한 것이라 불분명했다.

서윤이 망설이다가 손을 내밀었다.

"제가 지도를 봐도 될까요?"

몇 번 말을 하고 나서는 이제 더듬거리지 않고 자연스러워진 그녀였다.

위드는 지하 지도를 건네주었다.

"원하는 대로 해. 근데 이 지도가 너무 복잡해서 길을 찾기가 쉽진 않을 거야."

그녀도 실패할 것이 분명했으므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작전!

'초반이나 중간에 실패한 건 아무것도 아니야. 마지막에 실패한 사람이 전부 뒤집어쓰게 되는 거지.'

서윤이 지도를 잠시 살피더니 오른쪽을 가리켰다.

"여기로 가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 하긴, 원해 사람은 실수도 하고 그러니까. 어디, 그쪽으로 가 보자."

위드는 넓은 포용력을 보여 주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며 뒤를 따랐다.

"200미터 정도 앞에서 뽀족한 종유석들이 나올 거예요."

서윤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종류석들이야 어디든 많이 있지."

조금 걸으니 정말 종유석들의 틈을 헤치고 지나가야 하는 장소가 나왔다.

흔하게 보이는 종유석들이 아니라 기기묘묘하게 생겨난 종유석들. 맑은 물방울들이 떨어져서 마실 수도 있었다.

위드도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면서 음식과 물을 섭취해야 했다.

누렁이나 황금새, 은새도 갈증을 느끼던 차에 목을 축일 수 있었다.

"여기가 솟아오른 종유석 던전이네요. 그다음으론 굳은 용암 던전으로 들어갈게요."

큰 통로로 분출되다 만 용암들이 굳어 있는 던전이 나왔다.

위드도 헤매면서도 비교적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서윤은 정확하게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상처 받은 자존심을 복구하기 위해서 위드는 누렁이를 향해 말했다.

"원래 나도 알고 있었던 길이야."

음머어어어.

"내가 길을 거의 다 찾았던 거라니까."

누렁이는 늘어져라 하품을 하면서 걷기만 할 뿐이었다.

쇠귀에 경 읽기라는 말처럼. 일절 관심이 없었다.

그녀 덕분에 길 찾기가 수월해져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물과 식료품은 충분했지만, 던전의 중간에는 몬스터들이 계속 몰려들었다.

리치로 변해서 언데드들을 이끌고 다닐 때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좁은 통로에서의 전투라서 반 호크와 토리도, 황금새, 은새 들의

연합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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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사 피에체의, 헤메는 희망을 감상하셨습니다.
예술 스텟이 2 증가합니다.
뛰어난 안목의 작품 감상으로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약간 올랐습니다.
======================================================================

통로에서 조각품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어두운 통로에서 횃불을 들고 탐험을 하는 사람의 조각상!

힘과 체력, 의지를 북돋아 줌으로써 회복 속도를 늘려 주는 효과가 있는 작품이었다.

"지골라스에 온 조각사가 만들었겠군."

헬리움 광산으로 추정되는 장소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그곳까지 가려면 복잡한 갈림길을 지나야 했는데, 조각사가 길을 헤메다가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되었다.

"감정!"

위드는 혹시나 싶어서 조각품의 추억 스킬을 활용했다.

무기류나 방어구까지 살필 수 있는 감정 스킬과는 달리 작품을 직접 만지고 특별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조각상의 손 부분, 조각칼을 단단히 쥐고 있는 부분을 통해 조각품에 간직되어 있는 추억을 보았다.

"깜깜하군. 암흑이야."

"......."

조각품이 있는 장소는 칠흑처럼 어두웠으니 추억이라고 해도 보일 게 없었던 것이다.

조각품을 만들 때에는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 있는 사내가 작은 불빛에 의지해서 벽에 작품을 새기는 것이 보였다.

몬스터로 인해 불안한 듯이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도 작품을 만들던 조각사.

"계속 전진하지.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지름길로만 가지 말고 다른 길들도 살펴볼 수 있을까?"

"그렇게 할게요."

뛰어난 조각사들의 작품들이 지하 통로에 조각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이곳, 10대 금역 중의 한 곳에 놔두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작품들이었다.

이 작품들을 잊힌 채로 그대로 놔둘 수는 없지 않겠는가.

'절대 예술 스탯을 얻기 위해서는 아니야. 숭고한 조각사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내가 작품을 봐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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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린펠트나 하벤 왕국 함대의 유저들은 적지 않게 화가 났다.

일부러 고생을 하라고 장난을 치는 게 아니라면, 옸던 길을 되돌아가는 도둑의 행동에 지쳤던 것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헤르메스 길드에서 함께 온 지원 병력도 불쾌한 얼굴이었다.

"또 2시간이 넘게 헤매고도 제자리로군."

"사흘이나 나흘이면 자신 있게 위드를 찾을 수 있다더니 오늘로 며칠째인지 모르겠어."

만약 위드가 던전을 나오는 중이라면 더 빨리 만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잔뜩 긴장한 채로 전투준비를 했다.

헤르메스 길드원들이 있었기에 몬스터들과 싸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지골라스를 파악한 후에 보내온 빙계 마법사와 샤먼 들에 의해서 불의 거인들도 조직적으로 사냥되었다.

초대형 보스급 몬스터라서 전투가 매우 힘들었지만, 정신 계열 마법을 사용해서 명중율과 판단력을 떨어뜨리고 일제

공격을 통해 잡을 수 있었다.

불의 거인이 빙계 마법과, 얼음 속성이 부여된 화살을 한 지점에 맞게 되면 그곳의 육제가 파괴되어 버린다는 약점을 찾았던 것이다.

대규모 집단 사냥으로 몬스터들을 쓸어버리면서 전진하는 헤르메스 길드.

그렇게 해서 닷새 만에 인페르노 던전의 끝까지 들어갔다.

마법진을 발견하고, 여러 스탯들이 올라갈 때만 하더라도 표정들이 밝았다.

"이렇게 멀리까지 모험하는 것도 괜찮군요."

"모험을 오니 기분도 상쾌하고, 이런 보상까지 받을 수 있으니 잘 온 거 같네요."

하벤 왕국의 사냥터에서는 주로 경쟁적으로 레벨과 스킬 숙련도만을 올릴 뿐이었다.

고향을 떠나 지골라스의 던전까지 와서 스탯들이 올라가는 이득을 얻었다.

하지만 그 후로 추적대에 속한 발굴가와 어쌔신, 도둑 들은 위드의 뒤를 쫓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쪽 길로 온 것 같은데.......

아시다 시피 몬스터들이 많이 사는, 바닥이 돌로 되어 있는 지하 던전에서는 원하는 흔적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벌써 스무 번도 넘게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지요."

"그런 말들을 들은 것도 며칠은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고는 있지만 뭔가 소득이 있어야 될 게 아닙니까."

실질적으로 추적의 총책임을 맡은 도둑도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었다.

이렇게 깊고 넓은 던전에서 횃불이나 라이트 마법에 의존해서 위드가 갔던 길을 추적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발자국이 있기에 따라갈 수는 있었지만, 긴 시간 땅바닥만 보고 걸었더니 지긋지긋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히 이 길을 지나갔는데.'

동료 도둑들이나 발굴가, 어쌔신 들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위드와 그 일행은 틀림없이 이 길을 통과했다.

"그런데 왜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간거야."

앞장서서 걸어가던 도둑의 말에 어쌔신이 한숨을 쉬었다.

"정말 영문을 모를 일이죠."

지골라스의 지하 던전들은 넓고 복잡했다.

위드는 던전들끼리 이어진 길을 따라서 좀 가다가, 방향이 아닌 것 같으면 지도를 보고 다시 갈림길까지 돌아갔다.

길이 완전히 막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정도는 헤맨 것의 계산에 넣지도 않았다.

그렇게 길을 잃고 돌아다닌 것을 따라가려니 뒤를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추적자들이 헤매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알 수 없는 상대의 경로에 머릿속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계속 흔적들을 추적하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문제는 위드와 서윤의 발자국이 계속 바뀐다는 점이었다.

대장장이, 재봉 스킬로 만들어 낸 수많은 부츠들을 번갈아서 착용하고, 심지어 인페르노 나이트나 혼돈의 전사, 다른

몬스터들의 발자국으로 위조까지 했다.

몬스터들과 흔적이 뒤섞일 때만다 몇 배씩은 골치가 아파왔다.

영특한 누렁이는 황금새와 은새의 도움을 받아서 앞발을 들고 걷기도 했던 것.

"이쪽 길이 맞는 것 같은데. 흔적은 엉뚱한 곳으로 이어져 있으니......."

발굴가 타소르는 던전들의 경로를 추적하면서 지도를 그렸다.

여러 길들을 토대로 지도를 만들었음에도 위드의 경로가 엉뚱할 때가 있었다.

중간에 흔적이나 길이 끊어지기도 했다.

"이럴 수는 없는 건데. 도대체 어디를 가려고 이렇게 엉뚱하게 움직이는 거지?"

위드는 추적자들에 대해서 짐작을 하고 있었다.

'방송이 되면 인페르노 던전을 쫓아올 수도 있겠지.'

던전의 지형이나 배경을 보고 추적을 해 올 가능성이 있다.

설혹 찾지는 못하더라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두어서 나쁠 건 없다.

이런 외딴 던전에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을 드린펠트나 그리피스를 만난다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던전이 넓으니 신발 바꿔 신기만으로도 혼란을 줄 수 있고, 정령도 이용할 수 있다.

"흙꾼아, 길을 막아 버려."

"알겠습니다, 주인님."

"겉으로는 자연스럽게 해야 된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발자국 흔적도 감춰. 다른 길로 걸어간 걸로 위장해 놓도록 해."

흙꾼을 시켜서 길을 막아 버리거나, 발자국이 엉뚱한 장소로 이어지게 했다.

숲에서 정령술을 펼치는 엘프들을 추적하기 얼려운 것처럼, 정령들이한 흔적을 조작하기에는 최고였다.

어쌔신과 도둑, 발굴가 들은 미세한 발자국들까지 파헤쳐야 했다.

막혀 있는 길은 삽을 들고 파서 뚫거나, 다른 던전들을 우회해서 멀리 돌아오느라 추적이 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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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사 무르니의, 돌멩이에 새긴 꽃을 감상하셨습니다.
예술 스탯이 1 증가합니다.
뛰어난 안목의 작품 감상으로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약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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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의 명인 조각사 이반체의, 곡괭이를 든 조각사를 감상하셨습니다.
예술 스탯이 3 증가합니다.
뛰어난 안목의 작품 감상으로 조각술 스킬의 숙련도가 약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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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와 서윤은 던전들을 돌아다니면서 작품들을 감상하며 헬리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로 향했다.

조각사들이 몬스터에게 도망치고 자연 재앙에 목숨을 잃으면서 왔던 길을, 조각 생명체와 서윤 덕분에 조금 수원하게 올 수 있었다.

오는 도중에도 물론 많은 조각품들을 발견했다.

"머리 장식이 은으로 되어 있군. 세공 솜씨가 좋아서 가격이 꽤 나가겠는데."

그가 지나갈 때마다 조각상의 귀금속류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비싼 광물들로 만든 조각품들도 해체!

있다면 조각상의 금이빨까지 뽑아 갈 사람이 위드였다.

그리고 드디어 낡은 펫말이 세워진 장소에까지 도착했다.


『헬리움 광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꿈을 가진 젊은이여, 여기서 발을 돌려라.
삶도 예술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헬리움 탐사에 나선 조각사들이 들어간 광산에 도달한 것이다.

지지대로 세워진 나무들이 다 썩어 들어가는 갱도의 입구가 시커멓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광부가 던전 탐험을 위해 구성된 파티를 결성해서 왔더라도 헬리움 광산으로는 함부로 들어가지 못한다.

파티를 해체하고 1~2명의 소수만이 탐험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너머에는 뭐가 있을지 알 수 없겠군."

위드는 광산 탐험은 여러모로 껄끄럽다고 생각했다.

조각사는 길을 찾는 행운의 곡괭이질이나 지질 추적 등, 광산 탐험에서 유용한 스킬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돌아 나가지는 못했다.

"조각술과 관련된 것만 아니라면 나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언젠가 한번은 오게 될 것 같아."

헬리움 광산으로 들어가기로 결정!

위드는 배낭을 열어 보았다.

모험을 하면서 직접 만든 보리 빵 20개, 식수를 열 통 이상은 항상 넣고 다녔다.

인간으로 돌아왔으니 그도 먹어야 산다.

슬로어의 결혼식에서 챙긴 고급 음식들은 유통기한이 짧아 이곳까지 오면서 모두 먹었다.

보리 빵 35개가 있었고, 식수도 여덟 통이나 남았다.

그러고도 부족하다면 누렁이의 배낭에서 물과 식량을 채울 수 있었다.

"그래도 음식을 아껴 먹어야 되겠군."

조각 변신술을 이용하여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도 되는 리치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광산 안에 시체가 별로 없다면 언데드를 소환해서 싸우기 어렵다.

전투력으로만 보면 크게 도움이 되진 않으리라.

위드가 고개를 저었다.

"넌 여기에서 애들을 지켜 줘."

서윤과 같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광산 밖에서 누군가는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추적자들이 쫗아와서 입구를 장악해 버리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누렁이나 황금새, 은새까지 모두 죽일 수는 없었다.

"놈들이 나타나면 도망쳐도 돼.

안전한 장소에서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니까. 그리고 나는, 혹시 모르니까 한 녀석만 데리고 들어갈께."

위드는 조각 생명체들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헬리움 광산 안에서 모험을 함께할 부하를 골라야 한다.

짹짹짹.

황금새가 딴청을 피우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은새는 배를 부여잡고 땅바닥을 구르며 아픈 척을 했다.

누렁이는 힘든 척 네 다리를 비틀거렸다.

'나를 고르진 않겠지.'

세 조각 생명체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광산으로 들어가서 고생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던전은 지긋지긋했지만, 광산이라니!

육체적으로 굉장히 고된 장소가 아니겠는가.

품위를 중요시하는 조각 생명체에게 있어서는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장소!

위드가 마침내 함께 갈 조각 생명체를 정했다.

"누렁아, 나랑 같이 들어가자."

누렁이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결정이었다.

게다가 위드의 시선이 미치는 곳은 몸통에 붙어있는 꽃등심이었다.

'배가 고프면 육회라도.......'

위드는 입맛을 다셨다.

"그럼 헬리움을 찾아올게."

위드는 정말 들어가고 싶지 않아 하는 누렁이의 목덜미를 잡고 광산 안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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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닫혀 있던 헬리움 광산의 탐험자가 되셨습니다.
혜택: 명성 100 증가.
일주일간 경험치, 아이템 드랍률 2배.
첫 번째 사냥에서 해당 몬스터에게 나올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좋은 물건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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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와 누렁이는 광산에 뚫려 있는 좁은 길을 걸었다.

어둡고 탁한 공기.

어디선가 물방울이 떨어지는 으스스한 소리가 들렸다.

무엇이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를 오싹한 분위기.

발소리가 크게 울렸다.

"조각칼이로군."

-체페른의 조각칼을 습득하셨습니다.

자하브의 조각칼보다는 크게 못했지만, 조각칼을 비롯하여 여러 세공 도구들을 얻었다.

"죽은 조각사들인가."

헬리움 광산의 입구 부근은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도 무서운 분위기였다.

"조각 도구들은 거래 가격이 싼데."

조각 재료들은 직접 쓰면 되겠지만, 큰돈이 안 되는 물건들밖에 없는 것에 실망!

어둡고 캄캄하더라도 위드는 두려움이 없었다.


좁은 통로에서 갈림길이 8개나 나왔다.

길을 알려 주는 이정표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제도 않았고 흔적들을 추적할 수 있는 스킬도 없다.

"모두 들어가 봐야겠군."

헬리움 광산은 미로처럼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많은 조각사들이 실패했으니 무언가 어려운 면이 있겠지.

이 정도에 어렵다고 느낄 필요는 없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가다에 대한 의지!

2개의 갈림길을 통해서 채굴 지역에 도착했지만, 천장이 무너져서 막혀 있거나 용암이 가득 차 있었다.

"여섯 곳만 더 가 보면 돼."

가끔씩 조각품들이 발견되어서 섭섭함을 덜어 줬다.



식량과 식수가 조금 줄어들었다.

그리고 갈림길들은 다른 갈림길로 이러지고, 다시 갈림길들이 나왔다.

우려했던 대로 끝없는 미로로 연결되고 말았다.

"주인, 일단 왔던 장소로 돌아가 보면 어떨까?"

누렁이가 의견을 냈을 때, 위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로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살펴봐야 헤매지 않는다.

갇혔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는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고, 그러면 매우 위험해지는 것이다.

"나도 알아. 그런데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 같거든."

위드는 뒤를 돌아보았다. 시커먼 어둠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갈림길들이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오면서는 그림자에 덮여서 보이지 않던 장소에도 통로들이 이어져 있었다.

"일단 왔던 곳까지 가 보자."

위드와 누렁이는 거꾸로 되짚어가려고 했다.

길 찾기에서 서윤보다는 약했지만, 위드도 웬만한 미로들은 우습지 않게 통과했던 경험이 있다.

마법의 대륙에서도 많은 미궁들을 해체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런데 직접 비슷하게 생긴 좁은 통로를 걸으면서 길을 찾기란 대단히 어렵다.

게다가 이곳의 어디에 헬리움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위드는 결국 입구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잘못된 길을 두 번 이상 들게 되면, 정확하게 길을 알지 않고서는 왔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해.

그건 헬리움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거야."

그때부터 위드의 눈초리가 땅에 떨어진 동전을 보았을 때처럼 날카로워졌다.

'이곳에 다른 인간이나 조각사는 지금 없는 것 같다. 몬스터들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도 아니고.......'

몬스터라도 나오면 사냥을 해서 길을 물어보면 된다.

좁은 통로가 이어져 있기에 고블린 따위의 몬스터들밖에 살 수 없겠지만, 놈들의 역한 냄새 등은 맡아지지 않았다.

'이곳은 조각사들이 많이 들어온 장소야. 그러니까 길을 찾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위드는 냉정하게 생각을 해 봤다.

미로 전체의 난이도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조각사들이 만든 광산이라는 데 암시가 있으리라.

'조각사들은 몬스터들은 물론이고 다른 침입자들도 달가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허락받지 않은 침입자들을 물리치기 위한 미로 일 수도 있다.

"조각사들이 남겨 놓은 것은... 결국 조각품뿐인데."

위드는 통로마다 가끔씩 조각품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값이 나가는 물건들은 빠뜨리지 않고 호주머니에 챙겨 왔다.

"이게 조각사에게 따라오라는 암시일 거야. 감정!"

위드는 조각품에 간직되어 있는 추억을 보았다.

갈림길에서 조각품을 만들고 나서, 횃불을 들고 어느 한 방향으로 떠나는 조각사의 뒷모습!

"이곳이구나."

위드는 자신 있게 걸음을 옮겼다.

조각품이 그를 바른길로 인도하고 있었다.

조각품을 챙기는 것은 나중에 나갈 때를 대비해서 일단 중단했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누렁이와 함께 걸었다.

위드의 지구력과 인내력은 최소한의 식량 섭취로도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생존력에 있어서만큼은 바퀴벌레를 완전히 압도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마트에서 1+1로 행사하는 대형 세제를 구입할 사람이 위드.

누렁이는 스스로 먹을 식량을 지고 다녔으므로 꽤 오랫동안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동물의 고기 말린 것, 식물들로부터 추출한 엑기스들을 섞어서 사료를 만들어 포대째로 가지고 있었다.


한참을 걸은 후에 미로의 끝에서 드디어 광산용 수레를 발견했다.

수레는 갱도를 달리는 철로에 연결되어 있었다.

"광산용 수레를 타고 가면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겠군."

그러나 누렁이는 수레에 대해서 상당히 비관적인 생각을 했다.

"주인, 그냥 걸어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데, 수레를 타고 가야지."

"차라리 나를 타고 가는 게 어떻겠나."

"고생시키지 않을 테니까 나만 믿어. 그런데... 네가 앞에 타."

위드는 누렁이를 태우고 수레의 뒤쪽에 탑승했다.

충돌 시의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황소 몸통!

광산용 수레의 뒤쪽에 묶여 있는 쇠사슬을 풀어내고, 걸려있는 막대를 아래위로 오르락내리락했다.

막대의 힘을 이용해서 바퀴를 굴릴 수 있었다.

끼이이이이이잉.

거친 쇳소리를 내면서 전진하기 시작하는 광산용 수레.

막대를 움직일 때마다 수레에 점점 가속도가 붙었다.

"제법 빨라지는데."

위드는 막대를 놓고 사냥에서 주운 야광석을 이용하여 수레의 전방을 비춰 보았다.

굴곡진 갱도에서는 앞에 뭐가 있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지하로 내려가는 방향이라서 수레는 갈수록 빨라졌다.

미로를 벗어나서 상쾌하게 달리는 수레!

누렁이가 머리를 바싹 숙이로 얘기했다.

"주인, 천천히 가면 안 되나."

위드도 앞에 뭐가 나올지 모를 마당이니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속도를 줄이도록 하자."

오른쪽에 있는 강철 막대기를 들어 올리면 철로의 양쪽에 마찰 면이 달라붙어서 멈추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위드가 막대를 들어 올렸다.

차카카카캉!

수레의 뒷부분에서 엄청난 불똥이 튀면서 속도가 약간 늦춰졌다.

"역시 나만 믿으면 된다니까. 넌 나 같은 주인을 만나서 이렇게 편하게......."

위드가 막 말을 끝맺기도 전에 철로의 경사가 거의 깎아지듯이 아래로 향했다.

수레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 것은 당연지사!

"주인, 무섭다."

"알았어. 여기서 멈출게!"

위드는 제동장치를 최대한의 힘으로 들어 올렸다.

스탯을 힘과 민첩에만 투자했기에 어마어마한 괴력이 있었다.

큰 바위를 거뜬히 올릴 힘으로 제동장치에 힘을 가했다.

하지만 오래된 제동장치는 과도한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바퀴와 연결된 중간 부위가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좌우로 흔들거리면서 맹렬하게 전방으로 쏘아져 나가는 수레!

위드는 판단을 내렸다.

"음, 고장이로군."

위험할수록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남의 일처럼 객관적으로 상황을 분석해서 누렁이에게 전달했다.

"어쩌냐. 이 수레를 멈추게 못 할 것 같아."

음머어어어어어어어어!

"이대로 철로를 이탈해서 어디 부딪치면 확실히 죽겠군."

조금의 희망 따위도 일으키지 못하는 절망적인 설명!

광석 운반용 수레는 점점 가속도가 붙어서 무지막지한 속도로 갱도를 내달렸다.

"그래도 희망적인건... 죽을 때 고통은 못 느낄 것 같아."

공포에 질린 누렁이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울움소리를 내며 울었다.

갱도의 나무 지지대들 사이를 통과하며 지하로 향하는 광산용 수레는 가공할 정도로 빨라졌다.

"몸을 낮추고 꽉 잡아!"

철로는 일직선으로 뚫려 있는 게 아니고 원만한 곡선을 그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제한속도를 초과해서, 수레와 몸 전체가 이탈할 것처럼 옆으로 쏠렸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었지만 수레는 덜커덩거리면서 계속 지하로 향했다.

답답하고 꽉 막혀 있는 지골라스의 던전과 광산을 모험하면서 오랜만에 경험하는 짜릿함!

위험하기는 해도 감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 긴장이 흘렀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오르막이 나오면서 자연히 속도가 감소했다.

누렁이가 기쁨의 울음을 터트렸다.

"주인, 이제 우리 살 수 있을 것 같다!"

위드도 다행스럽다는 생각에 말했다.

"그래도 우리는 참 운이 좋아. 중간에 철로가 끊어져 있다거나 하지 않아서 말이야.

오랫동안 누구도 쓰지 않았을 갱도인데 철로가 멀쩡하다니 기적 같은 일이잖아."

오르막이 이어지는 부분에서 철로는 넓은 지하 공동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한 절벽과 절벽 사이로.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는 이야기처럼, 중간에 철로가 30미터 정도 뚝 끊어져 있는 것이었다.

누렁이는 죽음을 떠올렸다.

"주인,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웠다. 모라타에 있는 내 새끼 소들을 부탁한다."

처절한 심정으로 유언을 남겼다.

꽃등심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 신세였지만 새끼 소들에 대한 애정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위드는 포기할 수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널 이렇게 무의미하게 죽일 수는 없어. 나에게 네가 어떤 존재인데 금인이에 이어서 너까지 죽게 만들겠니?"

마지막 순간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뭉클해진 누렁이는 감동을 받으려고 했다.

위드에 대한 모든 원망이 사그라지려고 할 무렵.

"이렇게 육질 좋고 탐스러운 꽃등심에 아롱사태, 갈비 살이 아까워서라도 널 죽게 만들지는 않을 거야. 절대 포기하지 마!"

위드는 막대를 열심히 올리고 내리며 수레에 추진력을 더했다.

철로가 끊어진 부분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도달했다.

광산용 수레는 철로가 없는 곳에서 아래로 뚝 떨러지지 않고 속도를 유지한 채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올랐다.

철로와 바퀴가 연달아 부딪치며 내던 소음도 없고, 몸 전체가 붕 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무서운 속도로 공중을 날아서 반태현 철로에 안착했다.

콰과과과광!

수레가 철로에 미끄러지면서 뒤쪽으로 엄청난 불똥을 튀겼다.

수레는 아슬아슬하게 선로를 이탈하지 않고 계속 갱도를 전진했다.

그리고 수정들이 번쩍이는 동굴로 진입했다.

"여기서 죽지는 않았구나."

누렁이가 한숨을 겨우 돌리려고 할 때, 위드가 다행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우린 정말 엄청난 행운아들이군."

".....?"

"상식적으로 그렇잖아. 오랫동안 관리 안 된 철로가 어떻게 한 군데 외에는 모조리 멀쩡할 수 있어.

뭐라도 막고 있거나 그래야 정상인데."

바로 그 순간, 천장에서 떨어진 듯한 집채만 한 수정이 철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

"부딪친다. 고개 숙여!"

위드와 누렁이는 수레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강철 수레가 엄청난 속도로 수정에 부딪쳤다.

콰콰쾅!

수레는 수정 덩이를 박살 내면서 돌파했다.

위드는 주변의 시야를 원활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빛의 조각술을 이용하여 몸 전체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부서진 수정 알갱이와 먼지들이 빛나면서 더없이 황홀한 광경을 보여 주었지만 그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지나쳐 버렸다.

위드가 말했다.

"그래도 한 번이니 행운이라고......."

콰쾅!

"두 번 정도는 예의잖아."

풍, 퍽! 파사삭. 파박!

수정 덩어리들을 연속으로 돌파하며 수레의 속도가 많이 늦춰졌다.

충격이 거듭되면서 강철로 되어 있는 수레의 앞부분도 부서지고, 누렁이와 위드의 생명력도 많이 감소했다.

맷집과 인내력이 없었다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었다.

위드보다는 앞에 탄 누렁이가 여러모로 생명력의 피해가 큰 상태!

"그래도 수정이라서 다행이잖아. 어쨌든 살아는 있으니......."

막 말을 끝맺기 전에 철로가 끊겼다. 그리고 정면에 꽉 막혀있는 바위 벽의 등장!

우우우우우우!

누렁이가 거칠게 울부짖었다.

질긴 목숨에 대해 최후를 떠올릴 무렵이었다.

"빛날아!"

금인이가 죽고 나서, 빛의 날개는 다시 위드에게로 돌아왔다.

위드가 태연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빛의 날개를 믿고 있었기 때문!

우직한 누렁이를 놀리기 위해 이런저런 말을 했을 뿐 몸통을 끌어안고 날개를 펼칠 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등에서 찬란한 빛으로 된 날개가 펼쳐짐과 동시에, 위드는 누렁이와 함께 수레를 탈출했다.

천장에 부딪치고 벽에 40미터를 넘게 밀리고 나서야 몸을 가눌 수 있었다.

그들이 피신하고 난 이후에 수레는 굉음과 함께 바위 벽에 부딪쳐서 완전히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위드가 빛의 날개를 펄럭이며 말했다.

"이제 살았군. 그래도 멀쩡히 잘 도착했으니 됐잖아."

간신히 생명을 부지해서 기쁘다거나 희망이 보인다기보다는, 그 말이 씨가 되어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누렁이는 두려웠다.

"누렁아, 우리 돌아갈 때도 수레 타고 갈까?"





3. 커피 데이트


KMC미디어를 통해 나간 위드의 퀘스트 방송은 사상 최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가에서 시청률에 대해 파다하게 화제가 되고 있을 무렵에, KMC미디어에서는 후속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위드의 모험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방송하느라 영상도 편집도 완벽하지 않았어.

충분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서 제대로 방송을 해 보도록 하지."

성공을 자축하는 회식도 그날의 저녁으로 끝내고, 토요일에도 작업에 전념했다.

그리하여 위드의 모험 완전판이 3부에 걸쳐서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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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통곡의 강
조각품 수리의 모든 것, 그리고 인도자들의 동맹을 재결성하여 엠비뉴 교단에 맞서는 위드

2부 지골라스의 상륙자
기나긴 항해, 신비로운 바다를 건너 지골라스에 온 위드의 정착기

3부 다크 메이지
언데드 군단을 이끌고, 혼돈의 대전사 쿠비챠의 군대와 싸우는 위드, 그리고 본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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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부분은 생방송에 가깝게 중계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재방송이나 본편을 방송해 달라는

요청이 빗발치는 와중이었다.

"방송 날짜는 언제로 할까요?"

"일요일 오후로 하지."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로 결정됐다.

KMC미디어에서는 일요일 저녁에 위드의 모험 완전판을 방송하기 전에 30초 분량의 홍보 광고부터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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