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球上唯一的韓亞 43~45

단차 | 2023.11.16 07:48:17 댓글: 4 조회: 204 추천: 2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7913
43


 한아와 경민은 금요일마다 데이트를 했다. 일부러 B급 SF영화를 주로 보러 다녔다. 빈약한 설정이나 큰 오류를 보고 웃으려는 목적이었지만, 가끔은 꽤 정확한 정보가 노출되는 적도 있어 깜짝 놀라곤 했다.

  “지구인들은 은근히 직감이 있다니까.”

  “스스로 B급이라고 홍보하면서, 전혀 B급이 아니네.”

 
 두 사람은 아무에게도 가닿지 않을 감탄을 하며 긴 밤 산책을 했다. 그런 금요일들이 10년 넘게 이어졌고, 둘 중 한 사람도 전혀 질리지 않았다.

   

  경민이 찬탄했던 지구인의 직감을, 한아는 가지지 못했음이 분명했다. 왜냐면 그 아주 달랐던 금요일에 아무 예감도 못했기 때문이다. 

  지진이 다가오는 걸 예감하지 못하고 죽는 무딘 땅속 동물처럼,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나무에 엉겨 붙는 코알라처럼 무지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도망쳤을 거라고, 경민의 손목을 잡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을 거라고 후에 한아는 생각했다.

  “슈트를 좀 업데이트하지그래? 내가 너무 어린 남자를 데리고 사는 것처럼 보인다고. 안 그래도 사람들이 자꾸 사장님이라 부르는데 그런 전형적인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

  “슬슬 업데이트를 하긴 해야겠네. 그것도 다 돈인데 말이지.”

  “능력 있어 보이긴 하지만 영 개운치 않단 말야. 사람은 자기 또래랑 어울려야……”

  “그렇게 말하면 내가 너무 징그러워져.”

  “뭣도 모르고 나이 많은 암석 덩이랑 결혼했다니까? 어려서 뭘 몰랐어.”

  “그만 놀려. 환산하면 내가 더 젊은이야.”

  두 사람은 팔짱을 낀 채 장난스럽게 서로에게 체중을 실었고, 함께 살아갈 날들을 감미롭게 가늠했다. 경민은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외진 길에서는 종종 걸음을 멈추고 한아의 머리카락에 코를 묻었다. 

 실제로 코의 기능을 하는 부분은 전혀 다른 곳에 있으면서도, 아주 지구인답게 표현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사랑스러운 한 쌍의 같은 종처럼 보일 터였다.

  서로만을 보느라, 두 사람은 빌라 외벽에 기대어 서 있던 다른 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봤더라도 결코 알아보지 못했겠지만 말이다. 결국 기대어 선 사람이 먼저 잔뜩 쉰 목소리로 불렀다.

  “한아야.”

  한아는 돌아보았고, 다시 보리라 생각지 못했던 얼굴을 겨우 알아보았다. 변한 얼굴에서 익숙한 윤곽을 찾아냈다. 그것은 지금 한아가 사랑하고 있는 배우자의 얼굴, 두 개여서는 안 되는 얼굴이었다. 옆에서 경민이 낮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와서는 안 되는 이가 돌아왔다.

  약속을 어기고, 이름과 얼굴의 주인이 거기 아주 변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언젠가 한아를 버리고 떠났던 그 가벼운 영혼이.

  한때 한아는 자주 그 순간을 상상하곤 했었다. 얼마나 끔찍한 말들로 그를 맞을지. 다양한 버전이 준비되어 있었다. 배신과 유기에 대해 할말이 무진장 많았다. 그러나 그 시기를 지났고 잊었고 더 나은 날들을 맞았기 때문에, 뒤늦게, 너무나 뒤늦게 상상했던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신, 신고 있던 단단한 굽의 단화를 벗어 힘껏 던졌다. 신발은 정통으로 원래의 경민 가슴에 맞았다. 굉장히 둔탁한 소리가 났다. 

  그런 다음 한아는 말의 형태가 되지 못한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에 스스로도 놀라버렸다. 마음속에서 잘 정돈했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정돈된 게 아니라 그저 갇혀 있다가 튀어나와버렸단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아는 도저히 똑바로 생각할 수 없었고, 한쪽만 신발을 신은 발로 절뚝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은 아니지. 이제 와서 돌아오는 건 정말 아니지. 다시 뛰어나가 꺼져버리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어금니를 꽉 맞물었다.

  “서 있을 수 있어요?”

  외계인 경민이, 원래의 경민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전혀 달라 보였으므로 그 장면은 도플갱어 영화와는 달랐다. 

  원래의 경민은 머리가 재색으로 바래 있었고, 안색은 죽은 사람보다도 나빴다. 한아는 멀어서 혹은 분노에 눈이 멀어서 보지 못했지만, 그가 서 있는 자세는 뼈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그대로 나타냈다.

  “아뇨, 숨쉬기도 힘들어요.”

  그 와중에도 원래의 경민은 웃으려 노력하며 대답했고, 얼른 외계인 경민이 부축해 지하실로 데리고 갔다. 

 한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아가 던진 구두는 돌아온 경민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유리처럼 약해진 갈비뼈 몇 개를 부러뜨렸던 것이다. 사실 온몸이 곧 먼지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44


 엑스.

  한아는 돌아온 경민을 엑스라고 불렀다. 대놓고 부를 일은 없었으므로 3인칭으로만 부르며, 그렇게 짧게 흔히들 쓰는 말로 함께한 시간을 깎아버렸다. 차마 경민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경민은 언제나, 단절 없이, 연속적으로 한아가 사랑하는 존재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그 이름을 돌려줄 수는 없었다.

  “이름까지 뺏겼군요.”

  악의 없이 빙글거리며 엑스가 말했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서도 특유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고 그게 더 한아를 화나게 했다. 화가 난 건 경민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어요? 내가 준 약들 먹으면서 중간중간 쉬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여행하면 당연히 몸이 망가지죠. 경고했잖아요, 여러 번 강조했잖아요.”

  멈출 수 없었던 것이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고, 엄청난 갈증으로 멈추지도 않고 나아갔다고 했다. 우주의 가장자리에 다다라 별들의 사이가 멀어지는 걸 보았다고, 한 번도 인간이 가본 적 없는 가장 먼 경계선까지 다녀왔다고 여전히 황홀함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대체 왜 돌아왔어?”

  의문이 아닌 항의를 담아서 한아가 물었다. 그때 엑스가 지은 표정을 보고는, 경민은 자리를 비켜주었다.

  “어떤 순간이 있었어.”

  엑스가 긴 의자에 몸을 뉘고 말했다. 목뼈는 기이하게 굽어 있었고, 끊임없이 입술이 말랐다. 흐르지 않는, 진득한 피가 갈라진 입술 사이로 배어나왔다.

  “갑자기 한순간, 네가 나를 완전히 잊었다는 걸 깨달았어.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순간 이후로 다시는 날 생각하지 않을 걸 알았어. 완전히 잊혀버리는 시점 말이야. 그게 굉장히 실체를 가지고, 누가 친 것처럼 쿵 때렸달까. 전혀 과학적이진 않지만.”

  “그럼, 뭐 내가 계속 널 생각했어야 해? 그렇게 가버렸는데 내가 왜?”

  한아는 속이 메슥거려서, 엑스의 눈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엑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네가 가버린 건 이제 슬슬 용서가 되던 참이었어. 그런데 돌아온 건 용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빈방에 엑스를 두고 나와버렸다.

   

  “용서해야 해.”

  경민이 짐을 싸며 말했다.

  “우주 끝까지 갔다가 널 위해 돌아왔어. 그건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냐.”

  한아는 경민의 시선을 붙들려고 애를 썼지만, 경민은 계속 눈을 피했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해? 왜 네가 자리를 피해? 쟤한테 그런 자격이 어딨어?”

  “난 빚을 졌잖아.”

  “그건 공정한 계약이었어. 아니, 난 차라리 네 쪽이 손해를 본 게 아닌가 싶은데.”

  “경고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저렇게 될 위험이 높다는 걸 알고 있었어. 호기심은 많고, 우주를 견딜 몸은 없는 종에게는 늘 일어나는 일이니까. 알고 있으면서도 보냈어. 이 자리가 탐나서. 네 옆자리가 탐나서. 나 자신한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잖아.”

  “선택을 한 건 쟤야. 난 이제 쟤 얼굴을 똑바로 볼 수도 없어. 같은 얼굴이라도 더이상은.”

  “한아야, 잔인해지지 마.”

  “가지 마. 정말 빚졌다고 느낀다면 나 대신 네가 어떻게 해줘. 난 쟤를 돌볼 기술도 없어.”

  “나로서도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단계는 한참 지났어…… 얼마 남지 않았을 거야. 그냥 곁에 있어줘. 너밖에 할 수 없는 일이야. 널 위해서 돌아왔는걸. 그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먼길이었을 거야. 내가 온 길보다도 먼길이야.”

  경민이 한아의 이마에 키스했다. 한아가 이마에 하는 키스 따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면서 마치 입술에 대한 권한을 잃었다는 듯, 그토록 물러선 각도로 잠시 접촉했다. 

  한아는 괴로운 와중에 경민의 괴로움까지 이해했다. 한아와 엑스가 함께 있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는 건 견디기 어려운 일일 터였다. 지구에 오기 전까지 멀리서 지켜본 것과는 다른 고통일 것이었다.

  “어디에 있을 거야?”

 

  “시베리아도 가보고 아프리카도 가보고…… 못 본 부분이 많으니까, 멀리멀리 가볼 거야.”

  경민이 억지로 웃었다. 조심스럽게 한아의 얼굴 윤곽을 따라 쓰다듬는 시늉을 했다. 그러나 그 손바닥이 와닿지 않아서, 한아가 아닌 한아 주변의 공기를 쓰다듬는 것 같아서, 한아는 마음이 더 아파졌다. 집을 나서는 경민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널.”

  그러나 한아는 마땅한 동사나 형용사를 찾지 못했다.

  “……너야.”

  언제나 너야. 널 만나기 전에도 너였어. 자연스레 전이된 마음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틀렸어. 이건 아주 온전하고 새롭고 다른 거야. 그러니까 너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일 거야…… 한아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채 말하지 못했고 물론 경민은 그럼에도 모두 알아들었다.

   


   

 45


 유리가 식료품을 날랐다. 경민이 구해놓은 것들이 있었지만 추가로 필요해진 의료용품들도 확보해왔다.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분명히 했다.

  “널 위해서 하는 거지, 그 새끼 편하라고 하는 거 아냐.”

  유리는 아주 건조한 눈으로 그를 들여다보았고 짧게 인사했다. 엑스 역시 이제 와서 별다른 노력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럴 기력도 없었을뿐더러. 두 사람 사이의 조용한 마찰이 오랜만에 한아를 불편하게 했다. 원래는 이랬었지. 기억나려 하는군.

  한아와 유리는 한동안 일을 쉬었다. 꼴 보기 싫은 건 싫은 거고 엑스가 혼자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한아는 유리가 내내 곁에서 도와주는 게 버거울 정도로 고마웠다.

  “미안해, 너까지 이런 일을 감수할 필요는 없는데. 작업 밀린 거 아냐?”

  유리가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난 굳이 가게에서 일할 필요 없었어.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시작한 사업이니까 크게 상관없어. 그리고 우리 사이, 이제 친구 단계는 넘어선 지 오래잖아.”

  한아는 샤워를 안 한 것도 잊고 자기도 모르게 유리의 목에 매달렸다.

  “응…… 나도 너 사랑하는데, 머리 좀 감아.”

  유리가 경쾌하게 한아의 등을 쓸어주었다.

  처음 엑스는 우주에 관해, 우주에서 본 것들과 우주에서 만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아는 그 이야기들을 즐겁게 들을 수 없었다. 일단 신나게 이곳저곳을 망원경으로 구경한 후였고, 두번째로는 한아를 버리고 가서 만난 이들 중 아무도 그를 위해 지구까지 따라오진 않았으므로 다소 무의미해 보였기 때문이다. 한아가 우주에 관해 물었던 것은 딱 한 번뿐이었다.

  “넌 어떻게 빚을 지지 않고 다시 돌아온 거야?”

  “알다시피 갈 때는 그 사람의 자유 여행권과 남은 전 재산을 들고 갔고, 올 때는 아폴로가 도와줬어.”

  “아, 아폴로 우주에서 인기 많아?”

 

  “응. 나랑 같이 출발할 때만 해도 신인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대스타가 됐더라. 큰 도움을 받았지. 같이 다니는 조그만 매니저는 좀 이상했지만…… 고의로 자꾸 발을 밟더라고.”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우주 끝까지 갔다 오면서 눈치는 조금 는 모양으로, 엑스는 한아의 무관심을 금방 알아챘다. 긴 휴가를 가진 건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었는데, 한아는 내내 초조해하며 지구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경민과 이야기하고 싶어했고, 그러고 싶은 마음을 참으면서 손톱 거스러미를 뜯었다. 한아를 안타깝게 보던 엑스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신경을 안정시킬 만한 이야기들을 찾아냈다. 옛날이야기들을.

  “기억나? 기숙사 체육대회 때 내가 골 넣었던 거?”

  “아아, 그거 너 완전 실수였잖아. 넘어지면서 실수로 오버헤드 킥을 넣다니, 정말 어이없었는데 다들 널 영웅처럼 메고 다녔지.”

  한아는 청년보다 소년에 더 가깝던 시절, 엑스의 얌체 공 같았던 반사 신경과 운동 신경을 떠올렸다. 그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멋졌던 오버헤드 킥은 한아의 머릿속에서 한참 되풀이되었다.

 

  “경기 종료음이 울리기 직전에 넣은 거라고. 그럼 영웅이지, 뭐.”

  “너도 참 쉽게 쉽게 산다니까.”

  지금이 아닌 과거를 향한 미소라도 붙잡으려는 엑스의 노력은 가상한 데가 있었다.

  “그럼 그건 기억나? 유리씨한테 보내려던 문자를 나한테 보내서 둘이 싸웠던 거?”

  “그때 정말 민망했었어. 유리한테 네 욕을 왕창해서 보냈는데 너한테 답장이 와서는.”

  “그러게 왜 내 욕을 했냐?”

  “그러게 왜 넌 욕먹을 짓을 했냐?”

  “……내가 뭘 했더라?”

  “다른 여자애들이랑 강원도엘 갔던가, 강원도에 가서 다른 여자애들을 만났던가 그랬을걸. 나도 이제 와선 기억이 안 나네.”

  다툼에 관한 기억들조차도 격한 감정을 일으키진 않았다. 두 사람은 자잘한 기억들을 건져올렸다. 처음으로 함께 조각보를 만들듯이. 이런 사소한 수다를 위해 엑스가 돌아오다니, 한아는 아무래도 한심스럽다는 기분이었지만 더이상 화가 나지는 않았다.

 

 

 
 
추천 (2) 선물 (0명)
IP: ♡.252.♡.103
뉘썬2뉘썬2 (♡.169.♡.51) - 2023/11/17 07:22:33

외계인ㅇㅣ 경민의 얼굴로 한아를 찾아온것은 한여자의 머릿속에 좋아하는
남성상은 변하지 않는다는것 더군다나 한아는 오래덴것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한아를 통해서 그남자의 유일한 여자가 되고싶고 사랑받고 싶어하
는 여자의 심리를 잘그려냇네요.

단차 (♡.252.♡.103) - 2023/11/17 07:36:00

그 외계인이 머리를 잘 썼죠. 도저히 거부할 수 없게요. 게다가 2만광년을 달려왔다는 우주적인 정성을 마주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그런 기적같은 사랑은 쉽지 않으니까요.

로즈박 (♡.43.♡.108) - 2023/11/17 16:23:48

헐..안 돌아오는줄 알앗는데 엑스경민이 돌아왓네요..
왜 우주에서 돌아왓을가?
난 우주로 가고싶엇눈뎅..ㅋㅋ

단차 (♡.252.♡.103) - 2023/11/17 16:26:53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어디서 봤는데 여행은 원래 돌아오기위해서 떠나는거라던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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