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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1

단차 | 2023.11.17 11:42:40 댓글: 2 조회: 304 추천: 2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8325



레옹 베르트에게


  이 책을 한 명의 어른에게 헌정한 점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거기에는 진지한 이유가 있답니다. 그 어른은 세상에서 나의 제일 친한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지요. 그 어른은 모든 것을 이해하는, 어린이를  위한 책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프랑스에서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살고 있는 그 어른에게 진정으로 위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모든 이유로도 충분치 않다면, 나는 이 책을 한때 어린아이였을 예전의 그에게 바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어떤 어른이든 어린아이 시절을 거치기 마련이니까요(그걸 기억하는 어른은 무척이나 드물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나의 헌사를 이렇게 고쳐 볼까 합니다.



소년 시절의
레옹 베르트에게





01



  여섯 살 때 나는 근사한 그림과 마주친 적이 있다. 《체험 이야기》라는 제목을 단 원시림에 관한 책이었는데, 보아구렁이가 짐승을 막 삼키려는 장면이었다.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보아구렁이는 먹이를 씹지도 않고 한꺼번에 꿀꺽 삼켜버린다. 그러고 나면 꼼짝할 수가 없게 되어 그걸 소화하느라 반년 동안이나 잠을 잔다. "

그리하여 나는 밀림의 모험에 대해 곰곰 생각에 빠지게 되었고 색연필로 내 나름의 첫 그림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나의 그림 1호는 다음과 같았다.





내 걸작을 어른들에게 보여주면서 혹시 이 그림을 보면 겁이 나냐고 물었다.

  "모자가 뭐라고 겁나겠냐?"가 그들의 답이었다. 내 그림은 모자가 아닌데. 이건 코끼리를 소화시키고 있는 보아구렁이란 말이다. 안 되겠다 싶어 난 어른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보아구렁이 안쪽 모습을 그렸다. 어른들에겐 늘 설명이 필요하다.
그렇게 완성된 내 그림 2호는 이러했다.





어른들은 내게 충고했다. 속이 보이든 안 보이든 보아구렁이 따위는 저리 치워버리고 차라리 지리나 역사나 산수나 문법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이다. 내 나이 6살, 그렇게 나는 화가라 는 멋진 직업을 포기해 버렸다. 내 그림 1호 2호가 통하지 못한
데에 영 기가 꺾여버렸던 거다. 어른들이란 당최 뭐 하나 스스로 이해하질 못하니 매번, 정말 매번 설명을 해줘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귀찮은 일이다.

  그렇게 나는 다른 직업을 택해야 했고 비행기 조종하는 법을 익혔다. 비행기를 타고 세상 여기저기를 날아다녔는데, 그런 내게 지리 공부가 큰 쓸모가 되어준 것은 확실하다. 중국과 애리조나를 대번에 구분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밤에 방향을 잃었을 경우, 이런 종류의 지식은 특히나 유용하다.

  이렇게 살아가는 동안 나는 진지한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났다. 어른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는데, 그것이 어른에 대한 내 의견을 그다지 바꿔놓지는 못했다.

  똑똑해 보이는 사람을 만났다 싶을 때면 난 늘 지니고 다니던 내 그림 1호를 꺼내 보여주곤 했다. 내 그림을 진정 이해하는지 알고 싶었던 거다. 하지만 답은 늘 한결같았다. "모자네요." 그러고 나면 난 보아구렁이나 원시림이나 별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대신 그가 이해할 수 있는 브리지 게임이니 골프니 정치니 넥타이니 하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고 나면 그 어른은 꽤 분별 있는 사람을 만났다고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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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썬2뉘썬2 (♡.123.♡.227) - 2023/11/18 02:20:47

생태계 먹이사슬은 이미 안정되엿는데 보아구렁이가 왜하필 멸종위기에
처한 코끼리를 잡아먹엇을까요?

오늘날 생물종이 멸종하는 속도는 자연적인 속도보다 100배에서 1000
배까지 빠르다고 합니다.그래서 여섯번째 대멸종이 시작될것이라고 걱
정하지요.

다섯번째 대멸종에서 공룡이 사라졋습니다.

단차 (♡.252.♡.103) - 2023/11/18 07:13:31

보아뱀이 코끼리 하나 삼키고 한동안 그걸 소화시키면서 단식 하려나 봐요.
그런데, 소화력이 너무 좋나봐요..

보아뱀이 코끼리만 삼킨게 아니라서 더 큰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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