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소녀 7ㅡ가즈오,가즈마오!

뉘썬2뉘썬2 | 2023.11.18 04:25:05 댓글: 2 조회: 198 추천: 0
분류단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8556
7

"그렇게해서 나는 이시대에 원래부터 잇엇던것처럼 모든상황을 준비해놓고 생활을 시작햇어. 이학교
에 계속 다니고잇엇고 그집에 줄곧 살앗엇다는 식으로.."


"그집!"
가즈코는 갑자기 가즈오의 부모님을 떠올렷다.

"그럼 거기에잇던 사람들은 네가족이 아닌거야?"

"그렇지.그사람들에게는 아이가 없엇어.나는 내가 저사람들의 자식이라는 기억을 그 착하고 식물을
좋아하는 중년부부에게 심어주엇어.왜 그가정을 골랏냐면 그사람들은 온실에서 라벤더를 키우고 잇
엇으니까.나는 그꽃에서 크로커스 지르비우스를 만들어 미래로 돌아갈 예정이엿어."


그렇게말하고 가즈오는 방안에 잇는 약이 들어잇는 시험관을 힐끗 돌아보앗다.

"그약도 오늘 가져왓어.."

"그러면 네이름도 사실은 후카마치 가즈오가 아니겟네?"

"그래.후카마치 가즈오란 이름은 이시대의 내이름이야.미래에서는 미래의 내이름이 잇어."

"그이름은?"
"그이름은.."

가즈오는 잠시 입을다물엇다.

"너한테는 이상한 이름으로 들릴거야.내진짜 이름은 켄소고르야."

"켄소고르?"
가즈코는 그이름을 두세번 입안에서 되풀이햇다.

"굉장히 좋은 이름이네."

"고마워."

"근데 어째서 더빨리 그걸 나한테 가르쳐주지 않앗어?너는 계속 내가 혼자서 고민하고 잇는걸 옆
에서 봣으면서.."


가즈코의 미움이담긴 눈빛에 가즈오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어보엿다.

"네가 그 약냄새를 맡고 정신을 잃었을때 나는너한테 아무 설명도 하지않고 너한테서 그능력이 사
라질때까지 조용히 잇으려고 햇엇어. 이런복잡한 설명으로 평온한 너를 혼란스럽게 하고싶지 않
앗으니까.하지만 너는 뜻밖에도 교통사고를 당하고 타임리프와 텔레포테이션을 해버렷어."


가즈코는 아무런말도 하지못하고 그저 듣기만 할뿐이엿다.

"그러더니 혼자서 과거로 시간을 뛰여넘기 시작햇지. 이런나를 만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그래
서 나도 더이상 너를 고민하게 하고싶지 않아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와 여기까지 찾아온거야.모든
것을 너한테 말해주려고.."


모든의문은 풀렷다.가즈코는 그렇게 생각햇다.이것으로 모든것이 확실해졋다..

그러나 가즈오는 계속해서 이야기햇다.

"그런데 나는 사실은 너한테 이런것을 말해서는 안돼.원칙적으로는 과거시대의 사람에게 미래의
일을 말해서는 안되는거야."


"어머 왜?"

"역사가 혼란해지니까.사회적으로 나쁜영향이 잇거든.왜 그렇잖아?현재의 사람에게 예를들어 앞
으로 몇년후에 이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날겁니다,하고 가르쳐주면 순식간에 대소동이 일어나버릴
걸. 왜냐면 그시대의 사람에게는 어떻게 할방법이 없으니까."


"하지만 전쟁을 그만둘지도 모르잖아?"

"안돼.기본적으로는 역사를 바꾸는것은 불가능해.만약 바꿀수잇다면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는 나
쁜사람들이 나타나서 소동은 더커지기만 할걸."


"그럼 과거의 사람에게 미래의 일을 가르쳐주지 말라는건 너희시대의 법률이야?"

가즈오는 마땅히 대답할말이 떠오르지 않는지 잠시 머뭇거리고는 짧게대답햇다.

"응 뭐 그렇지."

"그렇다면 너는 그법률을 위반하게 된거아냐?모든걸 나한테 말해주엇잖아."

"예외는 인정돼."

"예외라니?그건뭐야?"

가즈오는 잠시 이야기하는것을 주저하더니 곧 한숨을쉬고 말햇다.

"내가 이야기햇다고 해도 그사람이 거억하고 잇지않으면 괜찮아.다시말해 나에관한 기억을 네 머릿
속에서 지워버리면 괜찮다는거야."


가즈코는 깜짝놀라 눈이 휘둥그레졋다.

"그럼너는 미래로 돌아가기전에 내 머릿속에서 네에관한 기억을 지워버리겟다는거야?"

가즈오는 슬픈얼굴로 고개를 끄덕엿다.

"어쩔수가없어.내가 돌아가버린 뒤에 네가 나에대한 기억을 잊어버린다는건 너무나 슬프지만.하지
만 그렇게 하지않으면 나는 내시대에서 벌을받게 될거야."


"그런거 싫어!"

가즈코는 고개를 세차게 저엇다.가즈오에 관계된 기억을 전부 지워버린다면 그와즐겁게 이야기햇
던것도 또 지금 그에게서 사랑고백을 받앗던것도 전부 잊어버리게 되는것이다.아니 그것뿐만이 아
니다.가즈오의 얼굴조차 기억할수없게 되여버리는것이다.


"힘들엇지만 지금까지의 일은 나한테는 소중한 경험이엿어.나 잊고싶지않아.왜냐면 너는 나를 기
억할거잖아?계속..나만 너에 대한것을 잊어버려야 하는거야?"


"너만이 아니야.이시대의 사람들,나와 관계가잇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나에대한 기억을 지우
는거야."


가즈코는 문득 불안해졋다.

"그런데 넌 언제 미래로 돌아갈 예정이야?"

"지금바로."

"앗 그렇게빨리.."

"나야 계속 잇고싶지.이시대에서 너랑 고로랑 즐겁게 살고싶어.하지만 나한테는 할일이잇어.약연구
를 완성하고 싶거든."


가즈코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엇다.

"역시너는 미래인이구나.이시대보다는 미래가 좋은거지?"

원망이담긴 가즈코의 물음에 가즈오는 분명하게 대답햇다.

"나는 미래보다 이시대가 좋아. 느긋하고 따뜻한 마음을가진 사람들만잇고 가정적이야. 계속 살기도
편해.미래의 사람들보다는 이시대의 사람들이 좋아.너도 너무좋고.고로도 멋진녀석이지.후쿠시마 선
생님도 좋은분이야. 하지만 나는 이시대와 내 연구중 어느쪽을 고르겟냐고 한다면 역시 일쪽을 택할
거야.약연구는 내가사는 보람이거든."


가즈오의 말이 가즈코에게는 무미건조하게 느껴졋다.하지만 그 건조한 말투는 점점더 가즈코의 마음
을 그에게로 끌어당겻다.가즈코는 진지하게 가즈오에게 부탁햇다.


"부탁할게.내기억을 지우지 말아줘!계속 가슴속에 담아두고싶어.너에대한 추억이 전부 없어져버리
는건 참을수가없어.그건싫어!"


가즈코가 호소하는말에 가즈오도 괴로운듯 눈썹을 찌푸렷다. 하지만 그는 낮은 목소리로 더욱 분명하
게 말햇다.


"그건안돼.이해해줘."

'그래.그가날 이해심이 부족한 여자애라고 생각하는건 싫어.'가즈코는 입을다물엇다. 그녀는 자신의
볼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잇는것을 깨닫고 당황해서 손수건을 꺼내여 닦앗다.흥분해서 이성을잃고 그
렇게 그에게 부탁한것이 스스로 너무도 부끄러웟다.


"..그렇지."
가즈코는 그렇게 중얼거렷다.가슴이 꽉메엿다.

"그럼 이제 헤여질 시간이야."
가즈오는 천천히 일어나서 그렇게 말햇다.

가즈코는 퍼뜩 고개를들고 가즈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앗다.가즈오도 투명한 눈동자로 가즈코
를 바라보앗다.


'이제 이아이의 얼굴을 두번다시 볼수없겟지.하지만..'

"벌써가려고?"

가즈오는 결심한듯이 고개를 끄덕엿다. 가즈코는 일어나서 가즈오에게 다가갓다.

"저기 하나만 가르쳐줘.너는이제 이시대로는 안와?두번다시 내앞에 나타날순없어?"

"아마도 오겟지.언젠가.."

가즈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옆 책상위에 잇는 그 트랜지스터라디오 같은 장치를 집어들고 안테나를 도
로넣엇다.


"근데 그게언제..?"

"언젠지는 알수없어.아마 그약연구가 완성됏을 때겟지."

주변의 시간이 다시흐르기 시작한것 같앗다.국도쪽에서 자동차 경적소리와 상점에서 나는 소음이 아득
하게 들려오고 잇엇다.


"그럼 또 나를만나러 와줄거야?"

점점 희미해져가는 가즈오의 모습에 잇는힘을다해 눈을 고정시키며 가즈코는 물엇다. 다시눈에 눈물
이 흐르기 시작햇다. 배리어가 없어졋기 때문에 그 라벤더향기가 피여오르는 약이 하얀연기가되여 가
즈코를 둘러싸고 잇엇다.


"꼭 만나러올게.하지만 그때는 더이상 후카마치 가즈오가 아니라 너한테는 새로운 완전히 다른사람으
로.."


마치 수면위 먼곳에서 들려오는듯한 가즈오의 목소리. 다시는 들을수없는 목소리라고 생각하니 가즈
코는 너무나 슬펏다.


가즈코의 인식은 점점 옅어져갓다.눈물이 볼을타고 흐르는것이 느껴졋다.그녀는 열심히 고개를 흔들
려고 노력햇다.


"아니야 나는 알수잇을거야..분명히.그게 너라는걸.."

눈앞이 어두워졋다.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지며 가즈코는 마지막 힘을내여 말햇다.가즈코의 귀로 희미
하게 멀어지는 가즈오의 목소리가 들려왓다.


"미래에서 기다릴게,꼭 기다릴게.."

"어이 가즈코,집에가자.네 가방도 가져왓어!"

고로가 큰목소리로 외치며 과학실로 들어왓다.가즈코의 모습을찾아 실험실을 들여다본 그는 바닥에
쓰러져잇는 그녀를 보고 깜짝놀라 그자리에 얼어붙엇다.


"가즈코!"

고로는 곧장 그녀의 옆으로 달려가 그녀를 안아올리려고 하엿다. 양호실로 데려가려는것이다. 하지만
가즈코의 몸은 땅딸막한 고로의 팔로는 벅찻다.


"어떡하지.."

고로는 울것같은 목소리로 가즈코의 하얀얼굴을 내려다보며 말햇다.

"피곤하기도 햇겟지.그렇게넓은 교실을 달랑둘이서 청소를 하게하다니 말도안되지.."

그는 일어나서 도움을 요청하러 교무실로 갓다.다행히 과학선생님인 후쿠시마 선생님이 아직 돌아가지
않고 남아잇엇다.


선생님과 고로가 둘이서 가즈코를 양호실로 데려가서 침대에 눕히자 그녀는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눈
을떳다.


"아아..저 어떻게 된거예요?"
"빈혈을 일으켜서 쓰러져 잇엇어. 실험실어서.."

고로의말에 가즈코는 청소도구를 치우려고 실험실에 들어갓던것을 생각해냇다.하지만 그리고나서는 아
무리해도 기억이 나지않앗다.


"청소당번은 너희 두명뿐이엿니?"

후쿠시마 선생님의 물음에 고로는 조금 뾰로통한 얼굴을 지어보엿다.

"네.그넓은 교실을 청소하는데 달랑 두사람뿐이엿어요.저랑 가즈코랑..그래서 가즈코는 아마 지쳐서 쓰
러진것 같아요."


"그거 미안하구나."
후쿠시마 선생님은 진심으로 미안한듯 말햇다.

"그럼 내일부터는 당번수를 좀 늘리도록 해야겟구나."

가즈오가 미래로 돌아간다음 이현대에는 이미 후카마치 가즈오라는 소년은 어느누구의 마음에도 존재하
지 않게된것이다. 가즈오에 대한것은 이제 후쿠시마 선생님도 고로도 그리고 가즈코의 마음속에서도 사
라지고 없엇다. 이세계에 후카마치 가즈오는 없엇다. 가즈코의 반에는 후카마치 가즈오라는 학생의 자리
도 없엇다.그리고 물론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않앗다.


그리고나서 3일후의밤,고로의 집옆에잇는 목욕탕에서는 화재가 일어나지않앗다.따라서 그다음날아침
가즈코도 고로도 늦잠자지않고 등교햇기 때문에 그교차로에서 대형트럭에 치일뻔하는 일도없엇다.


모든것은 가즈오가 미래로 돌아갈때 가즈코와 고로에게 신경을써준 덕분이엿다. 그러나 물론 그둘은 그
런것을 알리없엇다.


가즈오에 관한것뿐만이 아니라 가즈코의 마음에서는 그 불가사의하고 초현실적인 현상에 고민햇엇다는
것도 누구에게 털어놓을까 하고 혼자서 힘들어햇던것도 말끔히 사라져잇엇다.


가즈코에게 평화로운 날이 돌아온것이다.

가즈코는 학교를 다녀오는길에 언제나 작고예쁜 서양식 집앞을 지난다.

그집에는 선량해보이는 중년부부가 살고잇는데 정원에는 온실이잇고 그옆을 지날때면 달콤한 라벤더 꽃
향기가 어렴풋이 흘러나와 아주잠깐 가즈코를 황홀한 기분에 잠기게한다.


'아 이향기.나는 이냄새를 어렴풋이 기억해..'가즈코는 그렇게 생각한다.'뭐엿지?이향기를 나는 알고잇어.
달콤하고 그리운향기..언젠가 어디선가 나는 이냄새를..'


그집의 문패에는 '후카마치'라고 적혀잇엇다.그러나 가즈코는 그글자를 보고 아무것도 기억할수가없고 아
무것도 떠오르지가 않앗다.


다만 라벤더 향이 가즈코의 몸을 부드럽게 감쌀때 그녀는 항상이렇게 생각한다.

'언젠가 누군가 멋진사람이 내앞에 나타날것같은 기분이들어. 그사람은 나를 알고잇을거야.그리고 나도
그사람을 알고잇을거고..'


어떤사람일지 언제 나타날지 그것은 알수없다.하지만 분명히 만날수 잇을것이다.그멋진 사람과..언젠가..
어디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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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너의뒤에서 널 안아주고싶어
너의모든걸 내가 지켜줄께

넌 혼자가아냐. 내손을잡아
함께잇을께
IP: ♡.169.♡.51
단차 (♡.252.♡.103) - 2023/11/18 08:09:47

기억이란 아니, 추억이란 소중한 것 같아요. 특히 좋은 시간을 함께한 사람과의 추억은 잃어버리면 너무 슬플거에요.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김신이 칼을 뽑고 무로 돌아간뒤에 은탁이가 김신에 대한 모든 기억을 다 잃어버렸잖아요.
하지만 기억은 잃었어도 감정은 어렴풋이 남아서 이유도 모르고 가슴 아파서 펑펑 울기도 하고 우울해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기억이란, 추억이란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는 절대 빼앗기기 싫은 소중한 보물인 것 같아요.

뉘썬2뉘썬2 (♡.203.♡.82) - 2023/11/18 20:47:59

추억은 한사람의 재부로서 추억이없는 사람은 인생을 헛산거나 마찬가지
지요.소설은 타임리프를 통해서 청소년기의 고민과 성장통을 보여줫어요.
어차피 첫사랑은 깨지는거니까.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남자가 여자애의 기억을 지우지않고 돌아감으로써
원작보다는 해피엔딩을 맞이하죠.필경 원작은 1960년에 씌여진 작품이
니까.

옛날노래나 소설은 다 어둡고 아픈 내용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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