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천도룡기외전 7

3학년2반 | 2022.02.28 07:49:52 댓글: 0 조회: 436 추천: 0
분류무협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351682
제 18장 : 끝없는 적막

객점 종업원이 막 소리를 내어 손님에게 인사를 하려다가 이들 여
섯 사람이 조민과 일행인 것을 알아보고는 곧 말없이 뒤로 비켜 섰
다.

"냉면인!"

하고 크게 부르면서 장무기는 몸을 날려 냉면인의 명문대혈(鹽?
暗?)을 제압했다.

현명이로의 반응도 몹시 빨라 급히 손바닥을 두 아이의 머리 위에
얹어놓고는 음침하게 말했다.

"장 교주는 손을 멈추시오!"

양소와 범요는 장무기가 단번에 성공하자 곧 조민의 '십향연근산
(????韻)'이 주효해서 이미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현명이로의 말을 듣고 자신들도 모르게 '하하하하'하고 크
게 웃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이 동시에 쌍장을 내밀어 현명이로를
땅에 굴러 떨어지게 했다.

홍발노인이 막 몸을 일으키려 하자 위일소가 가볍게 그의 어깨를
누르고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은 그대로 앉아 있는 것이 좋겠어!"

홍발노인은 전혀 저항할 힘이 없어 그대로 주저 앉아버리고 말았
다.

이때 현명이로는 벌써 몸을 돌려 일어서며 칼을 빼들고 양소와 범
요에게로 공격해 가고 있었다.

조금 전, 소요이선(閏纏??)은 이미 그들이 중독된 것을 알고 사
정을 봐줘서 가볍게 공격했기에 그들 둘은 비록 넘어지긴 했지만
다치지는 않았던 것이다.

비록 그들 둘이 함께 공격해 왔고 초식도 정교했지만 내공이 모두
상실된 상태라 녹장(?茁)과 학주필도 그 힘을 잃어 예리하지 않아
양소와 범요는 적의 공격을 막지 않고 맨몸으로 맞으면서 계속 '하
하'하고 크게 웃어댔다.

조민이 이미 이층에서 뛰어 내려와 품속에 두 아이를 안고는 양소
와 장무기에게 말했다.

"두 분께서는 어서 현명이로의 품속을 뒤져봐요. 저 두 사람은 예
전에 '십향연골산(???誦韻)'을 보관한 적이 있었어요. 절대로
저 둘이 그것을 갖지 못하게 해야 되요."

범요가 학필옹의 혈도를 제압하고는 그의 몸에서 한 봉지의 약을
찾아냈는데 조민이 보고는 말했다.

"이것이 '십향연골산(???誦韻)'이에요."

그러나 녹장객의 몸을 뒤진 양소가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하자 조
민이 말했다.

"어서 그의 녹장(?茁)의 머리를 틀어봐요."

양소가 조민의 말대로 녹장(?茁)의 머리를 틀자 과연 녹장의 머
리 속에 백색의 약가루가 숨겨져 있었다. 조민이 보고 난 후에 말
했다.

"이것은 해약(?疵)이에요."

그녀는 즉시 해약을 땅에 쏟아 붓고는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냉면
인을 바라보았다.

장무기가 말했다.

"이제는 귀하의 진면목을 들어낼 차례가 됐소."

그는 손으로 냉면인의 인피면구를 떼어내려고 했다.

이때 냉면인의 평정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

장무기가 물었다.

"귀하는 아직도 할 말이 남아 있소?"

냉면인이 말했다.

"영애(梓?)와 은공자(肇頌侏)는 이미 노부의 '칠충칠화고(?蟲?
?簫)'를 복용했소. 삼 개월 후에 독 주머니가 녹으면서 발작할 것
이오. 믿지 못하겠다면 한번 물어보시오."

조민이 사색이 되어 다급하게 녹민에게 물었다.

"녹민아, 냉면인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냐?"

녹민이 말했다.

"며칠 전에 냉면인이 억지로 저와 은도 삼춘에게 검은색의 약을
한 알씩 먹였어요."

냉면인이 말했다.

"장 교주는 이미 노부의 빨간색 약 주머니의 성분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이번에는 성분을 다른 것으로 바꿔치기 했소. 장 교주께서
취미가 있으시다면 어디 한번 영애의 배를 갈라서 보시지요."

장무기가 비록 무당산에서 수백 명의 생명을 구했었지만, 그중 배
를 가르고 치료를 받았던 그 사나이는 한 달 후에 배가 붉게 부어
오르고 썩어서 결국에는 죽었다.

냉면인은 분명 그 일을 알고 있는 듯 그 일을 갖고 놀려대고 있는
것이다.

장무기가 어찌 감히 자신의 사랑하는 딸과 은도의 목숨을 걸고 또
다시 위험을 무릅쓰겠는가! 일순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그
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냉면인이 말했다.

"노부는 단지 한 가지 부탁밖에는 없소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잠시 동안은 노부의 인피면구를 벗기지 말아 달라는 것이오. 안 그
러면 노부만 죽는 것이 아니라 영애와 은공자도 어쩔 수 없이 노부
를 따라 죽게 될 것이오."

장무기가 말했다.

"정 그렇다면 당신의 말에 따르겠소. 귀하가 해약을 두 아이에게
먹이고 삼 년 후에도 만약 아이들이 무사하게 된다면 그때는 분명
히 귀하의 독을 풀어 주겠소. 내 제안이 어떻소?"

냉면인이 물었다.

"노부는 이미 이 독이 삼 개월 후에 발작한다고 말해 주지 않았
소? 장 교주께서는 어째서 삼 년이란 말을 하시오?"
"사실 난 귀하에 대해서는 별 믿음을 갖고 있지 않소."
하고 장무기가 대답하자 냉면인이 말했다.

"그것은 장 교주의 탓만은 아닌 것 같군요."

장무기가 말했다.

"그럼 우리 이 길로 즉시 무당산으로 갑시다."

냉면인이 말했다.

"당신 분부대로 따르겠소."
"여러분도 무당산에 가셔서 함께 며칠 묵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장무기가 묻자 양소가 답했다.

"노부도 나이가 들어 마침 수양할 곳을 찾아 여생을 보내려던 함
이었는데 정말 잘 됐군요. 저도 교주님을 따라 무당산에 입문하겠
습니다."

범요도 말했다.

"유 도장(??只)께서 뿌리치시지만 않는다면 속하도 무당산에서
수양을 쌓고 싶군요."

위일소가 '하하하'하고 웃었다.

"노부는 평생 너무 악한 짓을 많이 해서 원수들이 복수하러 올 것
이니 무당산의 여러 대협께서 보호 좀 해주시겠소?"

장무기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여러분과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어디
있겠습니까! 금화파파께서는 계획이 어떠신지요?"

자삼용왕이 담담하게 말했다.

"영감도 이미 오래 전에 죽었고, 영사도는 이미 황폐해졌을 거예
요. 이제 강호의 일도 일단락 지어졌으니 그만 영사도로 돌아가야
겠어요."

소소가 말했다.

"저도 어머님을 따라 영사도로 돌아가겠어요."

자삼용왕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넌 나이도 아직 어린데 어찌 영사도의 적막함을 견딜 수 있겠느
냐? 바보같은 말을 하지도 말아라!"

소소가 물었다.

"어머님이 곁에 계시는데 뭐가 적막하지요?"

상승왕이 청했다.

"제자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허락하여 주십시오."

소소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성내듯이 말했다.

"상승왕, 다시 잘 생각해 봐요. 그곳 섬에는 사실 별로 재미있는
일이 없어요."

상승왕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자는 이미 결심이 섰고, 절대 후회는 않습니다."

장무기는 두 사람이 이토록 서로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진심으
로 기뻤으나 한편으로는 이제 이별하면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갑자기 슬퍼졌다.

소소가 말했다.

"공자, 조 언니, 언제 시간이 나시면 꼭 우리를 보러 와야 해요."
"너도 자주 우리를 보러 와야 해. 내가 이곳 주인이니 오늘은 내
가 한턱을 내겠어요. 모두 함께 식사하고 가는 것이 어떻겠어요?"

조민이 이렇게 묻자 자삼용왕이 사양했다.

"감사합니다만 지금은 별로 배가 고프지 않군요. 우리 다음에 날
을 잡아서 함께 모이죠."

조민은 알고 있었다. 자삼용왕이 이번 송별연으로 마음이 더욱 괴
로워질까봐 일찍 헤어지려 한다는 것을! 모두 그 뜻에 따랐다.

자삼용왕은 양소, 범요, 위일소, 이 세 사람을 바라보면서 얼굴
가득 비오듯 떨어지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고, 세 사람 역시 암
담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 후에 자삼용왕은 작별
인사를 하고는 눈물을 흘리며 객점을 나섰다. 소소와 상승왕도 일
일이 여러 사람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는 자삼용왕의 뒤를 따라갔
다.

나머지 사람들은 긴 한숨만 쉬었다. 조민이 두 덩이 황금을 지난
수년간 두 아이를 돌봐준 부인에게 주면서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변변치 않지만 받아 주세
요."

그 부인은 결코 받지 않겠다며 계속 사양을 했다. 장무기가 물었
다.

"아주머니께서 만약 가족이 없으시다면 우리들과 함께 무당산으로
가셔서 계속 이 두 아이와 같이 있어 주시겠습니까?"

이 부인은 지난 수년 동안 녹민과 은도, 이 두 아이와 함께 지낸
처지라 벌써 그들 둘을 자기 친자식같이 여겼었다. 장무기의 제안
은 바로 그녀의 마음이었기에 그녀는 당장 무릎을 꿇어 감사의 마
음을 표하려 했다. 장무기가 깜짝 놀라며 급히 그녀를 부축하여 일
으키자 그녀가 말했다.

"쇤네는 가족이나 친척이 전혀 없습니다. 장 어르신네께서 받아만
주신다면 그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장무기가 급히 말했다.

"아주머니께서는 그런 말씀 마십시오. 오히려 우리가 감사를 해도
모자랄 형편입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부인이 답했다.

"여(薔)씨입니다."

장무기가 청했다.

"여씨 아주머니, 괜찮으시다면 녹민을 수양딸로 삼아주시겠습니
까?"

여씨 부인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제가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어요?"

그러나 장무기는 벌써 녹민을 불러와 여씨 부인에게 절을 세 번
하게 했다.

총명한 녹민이 장무기가 뭐라 말하기 전에 벌써 꿇어앉아 맑은 목
소리로 '수양 어머니!' 하고 부르니 여씨 부인은 기뻐서 연신 눈물
만 흘렸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은도는 아직 양소가 지신의 외할아버지임을 모
르고 있자 조민이 말했다.

"도야, 이분이 바로 네 외할아버님이시다. 어서 불러 보거라."

그 말을 듣고 은도가 곧 '외할아버님!'하고 부르자 양소는 크게
기뻐하였다.

"도야, 너도 어서 수양 어머니께 절을 올려라."

은도도 벌써부터 그럴 뜻이 있었지만 워낙 심성이 우직하고 얌전
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이다. 이제 외할아버지의 말씀이 있자
역시 녹민을 따라서 '쿵, 쿵, 쿵'하고 머리를 땅에 세 번 박고 절
을 하며 여씨 부인을 수양 어머니로 모셨다.

위일소와 범요는 말과 마차를 구입하러 나갔고 양소는 냉면인 등
의 혈도를 짚고 병기들을 다 치웠다. 잠시 후, 위일소와 범요는 말
과 마차를 사왔고 양소는 홍발노인과 현명이로를 마차 안으로 집어
넣었다. 냉면인을 마차 안으로 집어 넣으려 할 때, 그가 물었다.

"장 교주, 노부에게 말을 타게 해주시겠소?"

장무기는 그가 이미 내공을 잃어 결코 도망을 칠 수 없다고 판단
하고는 그의 뜻대로 해줬다. 일행은 곧 출발하여 무당산을 향해 갔
다.

조민은 냉면인을 매우 경계했다. 그래서 가는 도중 식사할 때마다
며칠 간격으로 냉면인의 음식에 약간의 '십향연골산(???誦韻)'
을 넣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며칠 후, 그들은 무당산에 도착하고 매우 기뻐했다.

유연주(??贊)는 후원(避?)에 있는 도관(??)을 몇 채 비워서
냉면인 등을 따로 가두고는 문하 제자들에게 엄히 감시하라고 분부
했고, 음식물은 일체 무당산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냉면인은 모든 일에 언제나 무표정하게 대처했지만 홍발노인과 현
명이로만은 처음 올 때부터 무당산의 여러 협객들에게 욕을 해대며
무례하게 굴었다. 무당 제자들은 비록 사명(?鹽)을 받아 겉으로는
냉면인 등과 절대 싸우지 못했지만 심적으로는 용서할 수 없어 같
이 대항하여 욕을 하기 시작했다. 홍발노인과 현명이로는 악행을
너무 많이 저질러서 결국 말로는 자신들을 비난하는 이들을 당해낼
수가 없게 되자 며칠 후에는 곧 입을 다물게 됐다. 장무기는 냉면
인의 높은 무공에 경의를 표하며 매일 점심에는 냉면인과 두 시간
정도 함께 있어 줬다. 그때마다 매번 두 아이의 해약을 물었지만
냉면인은 대답을 피했다.

"때가 되면 자연히 드리겠소."

장무기가 말했다.

"귀하께서 처방만 알려주신다면 내 친히 조제하겠소이다."

냉면인이 물었다.

"장 교주는 날 못 믿겠다는 것이오?"

장무기가 대답했다.

"솔직히 그렇소이다. 하지만 귀하께서는 맘 놓으시오. 내 비록 이
런 술수를 써서 여러분을 이곳에 묶어 두고 있지만 이것도 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으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요. 이 년
후, 반드시 귀하를 산 밑으로 보내 주겠소."

냉면인이 말했다.

"장 교주는 죄스러워 할 것 없소. 귀하가 한 것은 노부와 비교하
면 새발의 피요. 노부도 솔직히 말하겠는데 노부가 살아서 이곳 무
당산을 내려갈 수만 있다면 후에 언젠가는 다시 장 교주에게 도전
할 것이오."

장무기가 말했다.

"그때 가서는 소생도 진짜 실력으로써 귀하와 겨뤄보겠소."

냉면인이 말했다.

"사실 진짜 실력으로 말하자면 난 처음부터 장 교주의 상대가 되
지 못했소. 하지만 계략과 음모로 따진다면 장 교주는 노부에게 한
참 뒤져 있소."

장무기는 묵묵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냉면인은 곧 약의 처
방을 장무기에게 일러주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이 약을 먹게 되면 몸 속에 있던 알약이 자연히 대변과 함께 나
오게 되어 영애는 무사하게 될 것이오."

장무기가 약의 처방을 살펴보니 너무 평범하여 한참을 생각하였으
다. 그러나 처방안의 약재가 별로 상극이 되는 성분이 없어 보이자
곧 냉면인에게 감사를 했다. 그가 막 몸을 일으켜 떠나려 하자 냉
면인이 물었다.

"장 교주께서는 이 해약을 먼저 영애에게 먹일 것입니까?"

장무기가 쓴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그야 당연한 말씀이지요."

냉면인은 긴 한숨을 지을 뿐, 더이상 말이 없었다. 장무기는 몸을
돌려 그곳을 떠나 해독약을 친히 조제하여 녹민에게 복용시켰다.
여섯 시간이 흐른 뒤에 과연 대변 속에서 검은 알약이 나왔다. 장
무기가 검은 알약을 잘라서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칠충칠
화고(?蟲??簫)'였다. 며칠이 지나도 녹민에게 별 탈이 없자 그
제서야 은도에게도 같은 약을 복용시켰고 그 역시 녹민과 마찬가지
로 대변에서 '칠충칠화고'가 나왔다. 은리정(肇緣桭)과 양불회(斫
寓?)가 뛸 듯이 기뻐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 눈깜짝할 사이에 이 년(??)이 지났다. 이
날 점심 때, 장무기는 송원교(陰??), 유연주(??贊), 유대암(?
巖?), 장송계(遵飮聲), 은리정(肇緣桭), 양소, 범요, 위일소 등이
후원에 도착한 후에 냉면인 등에게 해독약을 나눠주었다.

네 시간이 흐르자 '십향연골산(???誦韻)'의 독기운이 없어졌고
각자의 내공도 예전의 실력으로 돌아왔다. 냉면인은 단지 고맙다는
말 한 마디만 하고는 앞서서 먼저 내려갔고 홍발노인과 현명이로도
그 뒤를 바짝 좇아 무당산 도관을 떠났다.

유연주가 말했다.

"시주께서는 안녕히 가시오. 노부 등은 멀리 안 나가겠소."

장무기는 그들을 산 밑까지 바래다주고 냉면인과 작별을 한 뒤에
무당산으로 올라왔다.

이제 현 무림의 고수란 고수는 모두 무당산에 모였으나 각자 도학
(?澤)을 연구하고 무공을 서로 대련하며 연마하니 모드들 그렇게
한가로울 수가 없었다.

녹민은 송원교를 스승으로 삼았고, 은도는 유연주를 스승으로 삼
았는데 이것은 다 장무기의 생각이었다. 무당산의 심법(入擾)은 입
문(??)의 가장 기초적인 무공으로서 녹민과 은도가 그동안 몇 해
를 냉면인과 함께 지냈기에 장무기는 혹시나 이 두 아이가 냉면인
의 잔혹성을 배우지나 않았나 하는 노파심에 도학의 수양이 가장
높은 송원교와 유연주를 스승으로 삼아 가르침을 받도록 한 것이
다. 이것은 무공을 배우도록 했다기 보다는 사람의 도리를 배우도
록 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일 년 후, 무당산에 갑자기 한 사람이 급히 올라왔다. 그 사람은
꼭 장무기를 만나야 한다고 하여 도동(??)이 알리러 가니 얼마
후 장무기가 삼청전(寃??)으로 걸어 들어왔다. 무당산에 올라온
그 사람은 거의 반백의 나이였는데 장무기가 온 것을 보자 '퍽'하
는 소리와 함께 땅에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교주님께 아룁니다. 소인은 서달(愈阿) 장군의 부하로서 본래는
홍수기(彪??)의 신도였는데 급한 일로 교주님을 뵙자고 한 것입
니다."

장무기는 급히 그 사람을 부축하여 일으키고는 말했다.

"아직도 명교를 생각해 주시니 정말 고맙군요. 무슨 사정이 있는
지 우리 여기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합시다."

그 사람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왁!'하고는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
했다. 장무기가 깜짝 놀라 물어보자 그 사람이 대답했다.

"교주님, 서달 장군이 주원장에게 살해 당했습니다!"

장무기는 대경실색하였다. 그 사람은 앞뒤 전후의 사정을 전부 말
했다. 이때 양소, 범요, 위일소 및 무당의 여러 대협들도 이 울음
소리를 듣고는 모두 삼청전에 모였는데 다 듣고난 후에 모두들 이
를 갈며 주원장을 욕하기 시작했다.

바로 몇 개월 전, 서달은 등에 종기가 생겼었다. 이 병에 걸리면
전혀 약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로 거위 고기를 먹으면 안 되었
다. 그런데 막 병세가 중할 때에 주원장이 특별히 거위 고기를 하
사하여 사신으로 하여금 위국공(?髓頌) 서달 장군 집으로 보내게
한 것이다. 서달은 성상의 사절(?識)이 왔다는 말을 듣고는 억지
로 간신히 병상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사신을 영접했다.

사신이 말했다.

"성상께서는 위국공의 병환 소식을 들으시고는 깜짝 놀라셔서 특
별히 궁궐 주방장에게 시켜 요리를 만들도록 하여 위국공께 하사하
시었습니다."

서달은 성은에 감사하며 만세를 삼창 한 후, 일어서서 상 앞에 앉
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고는 기절할 듯 놀라고 말았다. 알고
보니 주원장이 보낸 큰 대접 속의 요리는 거위 고기 찜이었던 것이
다.

서달은 온통 눈물 투성이인 얼굴로 사신의 면전에서 자신에게 치
명적인 그 거위 고기를 먹었다. 그날 저녁 서달은 바로 이 사람을
불러서는 그에게 한 통의 편지를 건네주며 무당산의 장무기에게 보
내라고 분부한 것이다.

다음날, 서달은 결국 등의 종기가 터져 얼마 안 가서 곧 죽었다.

서달과 상우춘(位瀞春)은 각각 명나라의 제일, 제이 개국 공신(詵
髓殺日)들이었다. 상우춘은 백만의 대군을 이끌고 용감무쌍하게 적
진을 돌파하며 무찔렀으니 그를 당해 낼 적이 없었다. 하지만 상우
춘은 너무 건장하고 사나워서 주원장이 내심 매우 경계하여 결국에
는 독살하기에 이르른 것이었다. 하지만 서달은 나이도 상우춘보다
두 살 위였고 용병(粘?)에 있어서도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
특히 주원장의 말이라면 뭐든지 잘 들어 항상 그의 신임을 얻고 있
었으니 주원장 또한 서달에 대해서는 매우 마음을 놓은 듯했는데
결국에는 역시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장무기는 서달의 유서를 받아 들고는 글씨가 매우 눈에 익다고 생
각을 하고 잠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것은 바로 상우춘이 죽기 전
에 서달에게 전해 달라고 해서 자신이 서달에게 전한 바로 그 편지
였던 것이다. 편지를 열어 보니 그 위에는 단지 몇 글자밖에 없었
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서 형님, 신하된 입장에서 속히 용감하게 은퇴를 하시오. 상우춘
작별을 고함.'


장무기는 비통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사람은 또 계속 말했다.

"서 장군의 일이 있을 후, 집안에 유생들을 많이 모았고 또 현명
한 선비들을 영입하셨던 조국공(?髓頌) 이문충(?澳忠)께서도 역
시 이번에 주원장에게 피살당했습니다."

군웅들은 그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큰 진동을 느꼈다. 이문충
은 주원장의 친외조카일 뿐만 아니라 전국 각처에서 수많은 전투를
치루어 명나라를 건국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사람인데도 이렇
게 끝장이 나버린 것이다.

양소가 말했다.

"교주, 지난 번에 주원장을 살려준 것은 건국 초기라 각 제후들이
또 서로 다툴까봐 걱정해서였지만 이제는 건국의 기초도 다져놨고
더이상 그를 봐줄 이유가 없으니 교주께서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장무기가 말했다.

"양 교주의 말씀에도 매우 일리가 있군요. 그럼 우리 이 길로 북
경으로 출발해서 그놈을 죽여버립시다."

이때는 이미 주원장이 응천부는 너무 좁고 위풍스럽지 못하다고
하여 수도를 북경(즉 暗?)으로 옮긴 후였다.

무당의 여러 대협들도 모두 격분하여 함께 가려고 하자 양소가 말
했다.

"무당산은 도가(??)의 수양을 쌓는 곳이니 여러분의 마음은 고
맙게 받겠습니다. 이번 북경 행은 그만 두시고 도관과 아이들을 보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 듯합니다."

유연주가 말했다.

"이번 일이 비록 명교의 일이라지만 명교는 우리 무당파에 수차례
구원의 손길을 준 은덕이 있는데 어찌 그냥 앉아서 못 본 체 할 수
있겠소?"

범요가 말했다.

"정히 그러시다면 함께 가시죠. 그러면 승산도 더 높을 테니."
"냉면인이 아직 행방이 묘연하니 무당산도 역시 방비를 해야 할겁
니다."

하고 양소가 말하자 유연주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무당산에는 대사형, 셋째 사제와 여섯째 사
제가 남아서 지키고, 빈도와 넷째 사제 장송계는 여러분과 함께 북
경으로 가겠습니다."

양소가 말했다.

"노부는 주원장이 필시 방비를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번에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반드시 미리 빠져나올 구멍
은 만들어 놓아야 하는 거죠. 즉, 유 도장과 장 도장 두 분께서는
변장을 하셔서 주원장으로 하여금 무당산의 두 대협이란 것을 모르
게 했으면 하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연주가 웃으면서 말했다.

"양 교주께서 우리 무당파를 생각해서 하시는 말씀이시니 감격해
도 모자랄 지경인데 양해라니요."

유연주는 즉시 장송계와 함께 방안으로 들어가 도포를 벗고 일반
강호인의 옷으로 바꿔 입고는 구렛나루의 장한으로 변장했다. 유연
주와 장송계가 다시 삼청전으로 들어오자 모두가 떠들썩하게 좋다
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장무기, 양소, 범요, 위일소, 유연주, 장
송계, 조민 이 일곱 사람은 서달의 친서를 갖고 온 사람의 안내로
북경을 향해 질주해 갔다.

며칠 후, 군웅들은 북경에 당도하였다. 그들은 우선 객점을 찾아
쉬고는 다음날 아침에 각자 따로 나가서 소식을 정탐했다. 그리고
저녁 무렵에 모두 모였을 때, 장송계가 한 가지 소식을 가지고 왔
는데 그것은 바로 삼 일 후가 주원장의 오십 세 생일이며 그때는
아주 경축하는 분위기일 거라고 했다.

양소가 말했다.

"노부가 들은 것은 좀 안 좋은 소식입니다. 우리가 응천에서 주원
장을 암살하려 했고 또 그가 우리를 놓친 후에는 궁내의 경비가 더
욱 삼엄해졌다는 것이오. 주원장은 거금을 들여 수많은 고수들을
궁내로 불러들였는데 무공 실력은 우리보다 못하겠지만 저들의 수
가 워낙 많으니 매우 난처하군요."

범요가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우리가 손쓰는 날짜를 삼 일 뒤까지 기다릴 것 없
이 날짜를 앞당기면 어떨까요? 주원장의 오십 세 생일 잔치에는 경
비가 더욱 삼엄해질 테니 성공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군요."

장무기가 말했다.

"후궁에서는 제가 몇 개월을 지낸 적이 있어서 그곳 길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먼저 한번 가 보고, 주원장의 거처도 알아
본 후, 내일 밤에 우리 착수를 합시다."

유연주가 말했다.

"그렇다면 이 사숙과 함께 가보자꾸나."

조민이 말했다.

"그것은 좋지가 않을 것 같군요. 만약 두 분의 오늘 밤 행동이 발
각된다면 내일 우리의 행동이 어렵게 되지 않겠어요? 그럴 바에는
아예 오늘 모두 함께 가는 거예요. 설사 오늘 주원장을 찾지 못한
다 하더라도 그 큰 후궁 안에 우리가 숨을 곳을 찾기는 어렵지 않
을 겁니다."


군웅들은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찬성을 했다. 모두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군웅들은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새벽이 되자 일
행은 장무기의 뒤를 따라 몰래 후궁 안으로 뛰어넘어 들어갔다.

장무기가 사방을 둘러보니 경관은 예전과 같았지만 내원(??) 호
수에 있던 용선(井?)이 이미 철거됐고 호수 맞은편에는 많은 목재
들이 보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곳은 무대(塢仰)였으며 그곳과
십 장(?晙) 정도 되는 거리에는 또 하나의 관람대가 있었는데 자
리가 수백 개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주원장의 오십 세
생일을 경축할 때 조정 문무백관들이 자리할 곳인 듯했다.

장무기는 돌연 머리 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조용히 군웅들
에게 말하니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장무기는 곧 몸을 일으키더
니 삽시간에 긴 검은 그림자를 날리며 호수 맞은편으로 날아가서는
관람대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얼마 후, 유연주 등은 맞은편에서 한 번은 짧고, 세 번은 긴 귀뚜
라미 소리가 들리자 곧 몸을 숨긴 곳에서 나와 관람대쪽으로 덮쳐
갔다.

그곳에 있던 장무기가 물었다.

"이곳 관람대의 밑은 이미 봉합된 곳이니 우리가 이곳에 몸을 숨
기는 게 어떻겠습니까?"

군웅들은 모두 묘안이라고 칭찬했다. 장무기가 오른손을 내밀어
약간 힘을 써서 못으로 꽉 봉해졌던 나무 판자를 열러 제치자 군웅
들이 차례로 들어갔다. 장무기가 막 나무 판자를 다시 못으로 박으
려 하는데 조민이 말했다.

"잠깐, 주원장의 생일까지는 아직 삼 일이나 남았는데 당신을 우
리보고 여기서 그때까지 굶으라는 말인가요?"

장무기가 말했다.

"그것은 문제될 것 없소. 여러분은 잠시 기다리십시오. 금방 돌아
오겠습니다."

군웅들은 장무기가 무슨 수를 쓰려는지는 몰랐지만 모두들 맨 땅
에 그냥 앉아서 기다렸다. 얼마 후, 장무기가 어떤 물건을 들고 와
서는 나무 판자를 도로 끌어들여 약간 힘을 써 막으니 군웅들은 전
부 관람대 밑에 숨게 되었다.

장무기는 손 안의 물건을 조민에게 건네줬다. 조민이 받은 물건을
펼치니 갑자기 향기로운 음식 냄새가 퍼져 나와 모두들 기뻐했다.
유연주가 물었다.

"무기야, 다 좋은데 어째서 전부가 육식이냐?"

장무기는 자기가 두 분 사숙이 채식을 한다는 사실을 생각 못한
것을 알고는 '아차!'하였다.

"두 분 사숙께서는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곧 과일을 좀 갖
고 오겠습니다."

장송계가 말했다.

"무기야, 됐다.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니 이 대
사가 성사만 된다면 태상노군(梔袁?宿)께서도 나무라지는 않으실
게다. 장문 사형(雋???)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연주가 말했다.

"내 생각에도 그럴 것 같군."

군웅들이 조용히 실소를 했다. 위일소가 말했다.

"사실 사람들은 명교를 원래 '채마(初?)'라고 불렀었는데 그 이
유는 바로 육식을 안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장 교주님을 따른 후
에 그 계율이 폐기됐었죠. 이제 두 분 도장께서도 장 교주에 의해
파계를 하게 되니 정말 재미있군요."

잠시 사람들이 소담을 나누는데 장송계가 물었다.

"무기야, 이 맛있는 음식들은 다 어디에서 갖고 온 것이냐?"

장무기가 답했다.

"소질(遊?)이 어용(蠶粘) 주방에서 갖고 온 것입니다."

장송계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 파계하면서 처음 먹은 음식이 어용 주방의 음식일 줄이야,
정말 무기에게 감사를 해야겠구나."

범요가 말했다.

"여러분께서는 음식을 다 드신 후 휴식을 취하십시오. 아직 위험
한 상태이니 모두 조심하시고요."

모두들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는 곧 조용히 음식을 먹기 시작
했다.

위일소가 참지 못하고 말문을 열었다.

"주원장 이놈, 정말 재미있게도 사는군."

다함께 가볍게 웃으며 배불리 먹고 나자 잠시 후에 각자 눈을 감
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날이 밝아 나무 판자 틈 사이로 약간의 빛
이 새어들어오자 군웅들은 께어나 서로 바라보며 웃고는 미미한 광
선 아래 사방을 둘러보았다. 무대 밑은 생각보다 꽤 넓었다.

그런데 갑자기 장무기가 돌연 '엇!'하고 소리를 내자 모두들 소리
나는 곳으로 눈길을 돌리니 무대 밑 동쪽에 나무 문이 하나 있는
것이 보였다. 장송계가 말했다.

"큰일이군. 그날 무대 밑에는 아마 수많은 고수들이 매복해 있을
것이오."

군웅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만약 그렇다면 주원장이 나오기도 전
에 이곳 고수들과 한판 싸움이 붙게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이때, 멀리서 수많은 발자국 소리가 관람대쪽으로 향해 왔는데 발
소리가 무거운 것을 보니 일반인으로서 무공을 모르는 자인 것 같
았다. 그러나 모두들 여전히 마음을 조아렸다. 누구든 저 문으로
들어온다면 정말 큰일인 것이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오자
다들 다급해지기만 할 뿐, 별 뾰족한 수가 없어 그저 운명을 하늘
에 맡겼다.

이때 한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에다 융단을 깔아라."

얼마 후, 나무 판자 사이로 비춰 들던 미미한 광선도 융단에 의해
조금씩 가려져 갔고, 무대 밑은 다시 캄캄해졌다. 모두들 마음이
약간 놓였다. 이제 무림 고수만 오지 않는다면 이들은 절대 발각되
지 않을 것이었다. 이날 장무기 등은 일꾼들이 일을 끝내고 떠나갈
때까지 하루 종일 머리 위에서 '쿵쾅 쿵쾅'하는 소리를 들으며 괜
히 마음만 졸이고 있었다.

장무기는 정신을 모아 귀를 귀울여 이제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것
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말을 꺼냈다.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못 되겠으니 다른 방도를 강구해 봐야 겠
군요."

장송계가 물었다.

"무기야, 네가 이곳을 잘 알고 있으니 어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길 수는 없겠느냐?"

장무기는 오랫동안 생각에 잠긴 후 말을 했다.

"몸을 숨길 만한 곳은 많지만 이곳과 너무 멀어 불편할 것 같군
요."

조민이 물었다.

"저 무대 밑은 어때요?"
"저쪽이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곳과 십 장(?晙)이나 멀리 떨어
져 있으니 그렇게 되면 성공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오. 그러면 잠시
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곧 가서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그는 곧 동쪽으로 가서 몸을 앞으로 굽혀 잠시 귀를 기울이고는
밖이 조용하자 곧 밖으로 나서자, 장무기는 한 무더기의 나무 판자
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것들을 안으로 들여갑시다."

그는 말을 끝내더니 곧 몸을 굽혀 나무 판자 십여 장을 안고는 무
대 밑으로 걸어 들어갔다. 범요와 위일소는 영문도 모르는 채 나무
판자를 들고는 장무기를 따라 무대 밑으로 들어갔다.

장무기는 나무 판자 하나를 집어들어 모두에게 세워 보였는데 그
높이가 관람대의 높이와 똑같았다. 군웅들은 그제서야 비로소 장무
기가 관람대 뒤쪽에 하나의 겹칸을 지어 모두가 숨을 수 있게 하려
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혹시 무림 고수가 들어온다고 해도 무공이
대단히 높지 않은 한 장무기 등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일곱 사
람이 동시에 움직이자 얼마 안 가서 겹칸이 하나 만들어졌다. 장무
기는 겹칸이 너무 넓으면 발각되기 쉽기 때문에 아주 좁게 만들어
딱 한 줄로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

조민이 물었다.

"이렇게 이틀을 서 있다가는 손발이 다 굳어질 테니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있겠어요?"

장송계가 답했다.

"오늘 저녁에는 별로 문제가 생길 것 같지 않으니 편안히 쉴 수
있을 것이오."

군웅들은 모두 땅에 드러누워 시간을 아끼면서 쉬었다. 일곱 사람
중 장무기의 내공이 가장 높으므로 그가 문쪽에 누워 일단 이상이
생기면 재빨리 다른 사람에게 알려 겹칸 속으로 들어가 숨기로 하
였다.

밤새 아무 탈없이 날이 밝았고 그들은 일꾼들이 올 때쯤 해서 주
위를 치우고 모두 겹칸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장무기가 말했다.

"이곳에 정말 절정의 고수가 나타날 때를 생각해서 어떻게 대처해
야 할지 모두 만전을 기해 생각해 보십시오."

한동안 생각하더니 장송계가 말했다.

"그것은 그들 고수의 수와 무공의 정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지.
우리 두 갈래로 나누어서 한쪽은 아래에서 위로 관람대를 공격하고
나머지 한쪽은 관람대의 고수들과 대적하는 것이 어떻겠소?"

범요가 말했다.

"장 교주의 무공이 가장 높으니 먼저 주원장을 공격하는 게 최우
선이겠죠. 하지만 관람대 위에는 더욱 무서운 고수들이 있을 테니
제 소견으로는 제일 먼저 그들 호위병들을 치는 곳이 중요할 것 같
군요."
"빈도가 힘은 미약하나마 무기와 함께 위를 공격하겠소이다."

하고 유연주가 말하자 양소도 역시 말했다.

"속하도 교주님을 따라 함께 공격하겠습니다."

장송계가 다시 말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이니 서로 양보할 것도 없습
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무기, 유(?) 둘째 사형, 양 교주와 범
형이 동시에 위를 공격하십시오. 위형과 빈도, 그리고 제 조카 며
느리는 아래의 대내 고수(暗?俗?)들을 상대하겠습니다. 무기는
주원장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죽이고, 유(?) 둘째 사형, 양 교주와
범형 이 세 분은 무기를 엄호해 주십시오. 위형의 경공은 독보적이
시니 그때 상황에 따라 행동하십시오. 즉, 빈도와 제 조카 며느리
가 아직 버틸 수 있을 때는 주저없이 무기 등과 합세하여 황태자
(?)를 생명은 다치지 말고 생포해 주십시오. 만에 하나 우리가 실
패했을 경우 황태자 표를 인질로 삼아 주원장을 위협해서 빠져 나
가야 하니까요."

군웅들은 장송계의 계책을 듣고 나서 그 주도 면밀함에 모두들 묘
책이라고 칭찬했다. 계획이 정해지자 일곱 사람은 더이상 말하지
않고 눈을 감고서 정신을 가다듬으며 각자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초식과 공격 방식을 몇 번이고 자세히 가늠해 보고는 약간의 이상
만 생겨도 곧 전음입밀(?釣??)의 상승내공(袁已?殺)으로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대략 저녁 무렵이 되자 곧 수십 명의 무공이 고강한 자들이 관람
대로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중 한 사람이 물었다.

"이도두(???), 준비는 어떻게 됐나?"

그러자 이도두라는 자가 답했다.

"총관(總?)께 아룁니다. 이미 준비가 다 됐습니다."

장무기 등은 이 '총관'이라는 사람이 내공이 있는 것을 알고는 곧
이곳 대내의 총관임을 짐작했다. 대내 총관이 명했다.

"장곤(遵蓀), 장화(遵?), 장표(遵?), 장욱(遵程), 너희 사형제
들은 오늘 이곳 관람대 밑에서 지내라!"

네 사람은 동시에 대답했다.

"네!"
"하남삼살(泰辰寃媛), 너희들은 무대 밑에서 당직을 서라!"

하고 대내 총관이 명하자 하남삼살도 응답했다. 대내 총관은 이어
서 말했다.

"요 이틀 동안 여러 형제께서는 수고 좀 해주게나. 마교의 마두
(??)들이 아직 전부 잡히지 않은 상태라 그들이 소란 피울 것에
방비해야 하네. 식사는 잠시 후 노부가 사람을 시켜 보내겠네만 절
대 술은 안 되네. 실수하면 안 되니까."
"네!"

하고 모두들 대답하자 대내 총관은 몇 사람을 데리고는 그곳을 따
났다. 장씨 사형제가 횃불에 불을 붙이고는 관람대 밑으로 들어왔
다. 발소리로 판단하기에는 무공이 별로 높지가 않고 대충 강호의
이류 고수쯤 되는 듯했다. 장송계와 조민만으로도 이들 네 사람을
상대하기에는 넉넉했다. 장무기 등은 다들 한시름 놓았다. 이제는
청익복왕 위일소가 마음놓고 황태자 표를 생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장씨 사형제는 관람대 밑으로 들어와서 횃불을 꽂고 땅에
앉았다. 곧 한 사람이 말했다.

"젠장할, 모두들 구경하기에 바쁜데 우린 뭐야? 재수없게 남의 엉
덩이 밑에 앉아있어야 하다니, 한심하군!"

그러자 또 한 사람이 크게 웃었다.

"그만해라. 네째야! 이 세상에서 황제의 엉덩이 밑에 자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우리 형제뿐일 게다."

네째가 욕을 했다.

"잘난 척 그만해!"

이들은 화제를 곧 장무기한테로 돌렸는데 전부 저속하고 더러운
말뿐이었다. 계속 듣고 있던 조민은 화가 치밀었지만 눈살만 찌푸
릴 뿐,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이렇게 몇 시간이 지나자, 이
사형제는 곧 잠에 곯아 떨어졌는데 코 고는 소리가 하늘을 진동했
다.

장무기 등은 감히 잠을 잘 수 없어 두 팔로 배를 안고는 내공을
연마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삼 일째 아침이 되자, 장무기 등은 미
미하게 기를 토했다. 이날 밤, 이들은 밤새 내공을 연마하였기에
피곤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정신이 더욱 맑았다.

장씨 형제들은 아직도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다. 유연주는 내심
고개를 흔들며 무공을 연마하는 사람이 어찌 저토록 잠을 탐할 수
있을까 한심해 했다. 잠시 후, 먼 발치에서 한 사람이 관람대쪽으
로 걸어와 근처에까지 와서는 큰소리로 불렀다.

"장씨 형제, 거기는 이상 없소?"

형제 중에서 하나가 깨어나서는 큰소리로 말했다.

"아무 이상 없소!"

사형제는 다 깨어나서 연거푸 하품을 해대더니 어슬렁거리며 천천
히 문 밖으로 나가 내원 호수에서 세수를 대충하고는 도로 관람대
밑으로 들어와 앉았다. 그후 매 한 시간마다 순찰을 나와 확인을
할 때면 사형제는 입을 모았다.

"이상 없음!"

정오가 되어가자 관람대 위에는 벌써 사람이 꽉 찼는데 아마도 조
정의 문무백관들이 모두 모여 태조 주원장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
고 있는 것 같았다.

또 한 시간이 지나자, 장무기 등은 갑자기 음악 소리와 함께 관람
대 위의 사람이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성상께서 납시오!"

문무백관들이 모두 모여 땅에 엎드려 말했다.

"성상의 생신을 경축하오며 부디 장수하시옵소서! 황제 폐하 만
세, 만세, 만만세!"

관람대 위로 갑자기 수많은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한 사람이 말
했다.

"경들은 몸을 펴시오!"

장무기가 들어보니 주원장의 목소리였다.

"황공하옵니다!"

하며 대신들은 일제히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

다시 태조 주원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짐은 평소 근검절약을 제창해 왔으나 경들도 몹시 고생을 했으니
오늘을 빌어 모두들 마음껏 드시오!"

대신들이 동시에 외쳤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악사들은 곧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무대쪽에서도 창극을 시작
한 듯했다. 관람대 위에서는 간간이 환호성과 우스갯소리가 들려왔
다. 장무기는 서서히 도룡도를 뽑아 들고는 전음입밀의 방법으로
다들 단단히 준비하도록 했다.

유연주는 사실 장풍으로 유명했지만 오늘은 절대 실수가 없어야
하기에 역시 서서히 장검을 뽑아들어서 가슴 앞에 갖다 세웠고 장
송계 역시 장검을 뽑아들어 가슴 앞에 세웠다. 양소는 손에 성화령
두개를 쥐고 있었고 범요와 위일소는 장검을 가슴 앞에 갖다 댔다.
조민도 한 쌍의 단검을 뽑아서 역시 가슴 앞으로 갖다 댔다.

장무기는 다들 준비가 된 것을 확인하고는 한 번 큰 숨을 들이 쉰
후 가볍게 말했다.

"나갑시다!"

일곱 사람은 동시에 가슴 앞의 겹칸 나무 판자를 차냈다. 장무기
는 도룡도를 높이 들어올려 주원장의 말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계산
에 넣고는 맨 먼저 나무 판자를 깨고 관람대 위로 올라섰다.

유연주, 범요, 위일소 이 세 사람은 동시에 쌍장을 내밀어 머리
위의 나무 판자를 날려 부수고 구멍을 뚫은 후 거의 장무기와 동시
에 관람대 위로 올라섰다.

장송계는 미처 장씨 사형제가 칼을 빼들기도 전에 검을 휘둘러 세
명을 찔러 눕혔고 나머지 한 명은 조민의 두 단검에 의해 가슴을
찔려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올라가자."

하며 장송계가 소리치니 두 사람은 동시에 이미 뚫어진 구멍을 통
해 관람대 위로 뛰어 올라왔다.

이때 관람대 위는 엉망진창이었다.

방금 장무기가 도룡도를 들고 나무 판자를 뚫고 올라올 때 방향을
정확히 잡고 공격을 했는데도 주원장의 용의(井悰)만 이미 산산이
조각이 났을 뿐이고 주원장은 한 사람의 뒤에서 대경실색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장무기가 약간 의외인 듯 말했다.

"냉면인, 또 당신이었군!"

냉면인이 말했다.

"장 교주, 다시 만나서 반갑소."

사실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즉, 장무기가 막 위로 공격을 할 때,
냉면인은 이미 이상한 감을 느끼고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주원장을
낚아채서 자신의 몸 뒤로 빼돌린 것이다.

장무기는 더는 대꾸하지 않고 도룡도를 가슴에 일자로 놓고는 바
람을 일으키며 냉면인을 향해 쓸어갔다. 냉면인이 몸을 틀고는 '챙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을 빼들자 갑자기 차가운 별빛이 장무기의 얼
굴로 덮쳐갔다.

장무기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의천검(卒?盛)!"

냉면인이 말했다.

"맞소."

냉면인은 한번도 병기를 사용한 적이 없었지만 강적을 눈앞에 두
고는 어쩔 수 없이 의천검을 뽑아든 것이다. 냉면인은 말을 끝내고
는 곧 날쌔게 공격해 왔는데 경쾌하고 빠른 검이 장무기 온몸의 급
소를 덮치고 있었다. 장무기도 의천검과 도룡도가 세상에서 가장
예리한 두 가지 보물인 것을 인지(??)하고 만약 두 병기가 부딪
치는 날에는 이 보검(?盛)과 보도(?埃)는 분명히 잘려질 것임을
알았다. 장무기는 이 무림의 보물을 아끼는 마음에 도룡도와 의천
검이 서로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을 피하려고 칼을 몸으로 막으며
내공으로 냉면인을 공격해 갔다.

장무기는 냉면인의 검술이 이렇게 뛰어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했
고 더구나 도룡도를 보호하려는 생각에 순간 열세에 몰렸다. 냉면
인이 유령처럼 몸을 날려 계속 따라다니니 그는 낭패하여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현명이로는 장무기가 공격을 해오자 동시에 병기를 뽑아 막 공격
을 하려 했는데 이때, 유연주가 태극 검법으로 벌써 공격해 들어왔
다. 현명이로는 어쩔 수 없이 유연주를 상대로 겨루게 됐다.

유연주는 태극 검법 중에서 무당파의 절기(贄?)인 '칠십이로요지
유검(????甸??盛)'을 섞어서 공격했다. 유연주의 한 자루 검
은 마치 몇 개의 원같은 것이 되어 감겨 오기도 하고, 또 장검이
'휙'하고는 분명히 녹장객을 공격한 것 같았는데 돌연 꺾여서는 학
필옹을 향해 공격해 갔다. 이것은 유연주가 무당파의 상승 내공을
이용해 억지로 검신을 꺾어지게 한 것이었다. 태극검이 그려 나간
갖가지 긴 원이나 원의 중앙에서 갑자기 뾰족한 검끝이 튀어나와
마치 동굴에서 뱀이 튀어 나오듯이 공격해 오자 현명이로는 더이상
버틸 수 없어 연신 뒤로 밀려갔다.

녹장객은 드디어 유연주의 허점을 발견하고는 가벼운 듯한 일 장
을 가했는데 이것이 바로 '현명신장(?閻佚雋)'이었다. 유연 주도
이 현명신장의 무서움을 아는지라 감히 쌍장으로 맞받아 치지 못하
고 검끝으로 원을 그리며 그의 손목을 잘라 나갔다. 녹장객은 도중
에 초식을 바꿔 녹장으로 공격해 갔으나 유연주는 검으로 비껴냈
다.

현명이로가 이제서야 유연주가 자신들의 '현명신장'을 꺼려하는
것을 알고 곧 병기로 공격하면서 틈틈이 장력도 곁들여 공격하니
순식간에 전세는 유연주와 막상막하를 이루었다.

범요가 튀어나오자마자 홍발노인이 장풍으로 공격해 왔다. 범요는
몸을 비껴서 피하고는 홍발노인이 병기를 사용하지 않자 도로 검을
검집에 넣고는 쌍장을 교차하며 빠르게 공격해 갔는데 범요의 주먹
은 온통 사방으로 날리는 것이 몸놀림이 정말로 경쾌했다.

홍발노인은 정(?)으로서 동(?)에 대처하는 금나수(?蝕?)로 맞
섰다. 범요는 크게 웃고는 좌우 양 손으로 호랑이와 독수리의 발
형태를 취하면서 홍발노인의 금나수에 맞섰다. 초식을 다 펼치기도
전에 호랑이 발이 갑자기 용의 발톱이 됐고, 독수리 발톱도 갑자기
사자의 발로 변했다. 결국에는 '카차'하는 소리와 함께 홍발노인이
범요의 왼손을 잡아챘으나 뜻밖에도 범요의 용 발톱이 갑자기 독수
리 발톱이 되니 홍발노인이 초식을 바꾸기 전에 그의 오른손은 범
요의 응조공(存?殺, ?=足)에 의해 으스러졌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홍발노인의 온몸의 기운이 쑥 빠지자, 범요는
이 틈을 타 맹렬히 발을 날려 바로 홍발노인의 심장 부위를 맞췄
다. 홍발노인의 몸은 '휙'하고 날아가더니 공중에서 선혈을 토하고
는 '풍덩'하고 내원 호수 속으로 떨어져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때
양소가 여덟 명의 대내 고수(暗?俗?)에게 포위되어 공격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 범요는 곧 포위를 뚫고 들어가 쌍장과 발길질로 세
명의 대내 고수를 날려보냈다. 양소, 범요가 합공을 하자 가는 곳
마다 승승장구였다. 조정 문무백관들은 온통 이리저리 피해 다니느
라고 정신이 없었고 여러 비빈(虞?)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아버
지, 어머니를 찾았다.

주원장은 이때 다시 정신을 되찾고는 황태자 표를 이끌고 수십 명
의 대내 고수의 호위 아래 궁문으로 후퇴했다. 그러나 청익복왕이
벌써 연기처럼 그들 앞으로 날아가서는 몸을 돌려 마주 보며 말했
다.

"주가 놈아, 본 박쥐왕을 알아보겠느냐?"

주원장이 어찌 청익복왕 위일소를 몰라 보겠는가? 그가 나타나자
마자 주원장은 황태자 표를 이끌고는 서쪽으로 달아났고 십여 명의
대내 고수가 위일소를 향해 공격해 왔다. 위일소는 크게 웃더니 몸
을 날려 이십여 명의 포위를 뚫고 다시 주원장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주가 놈아, 본 박쥐왕을 알아본다면 물론 본 대왕이 생사람의 피
를 가장 좋아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꼬마 아이가
아주 말랑말랑하게 생겼는데 네놈과는 어떤 사이지?"

주원장은 위일소가 매번 운공(?殺)을 한 후에는 꼭 사람의 피를
마시는 버릇을 고친 것을 아직 모르고 있어서 위일소의 말을 듣고
는 대경실색하여 황태자 표를 이끌고 다시 관람대 앞으로 돌아왔
다. 위일소는 결국 다시 십여 명의 대내 고수와 맞붙어 싸우게 됐
다. 사실 진짜 실력으로 한다면 위일소는 이들 십여 명의 대내 고
수와 대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경공은 너무 뛰어나 몸놀림이
마치 유령처럼 빠르니 아무리 대내 고수라 하여도 그를 어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잠시라도 허점을 보이면 그가 몸 앞으로 날아와
서는 가볍게 손으로 가슴을 눌렀다. 위일소의 이 '한빙면장(吐??
雋)'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에게 가슴을 가볍게 눌린 몇 명의 대내
고수들은 갑자기 한 가닥 음냉(遭?)한 한기(吐褶)가 피부를 뚫고
그대로 오장육부로 침투해 들어와 순식간에 온몸이 추워져서 곧 땅
에 쓰러져 온몸을 새우처럼 꾸부리며 계속 떨고 있었다. 나머지 사
람들은 위일소의 무서움을 알자 다들 혼비백산했으나 주원장의 목
숨이 경각에 달려있으니 주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저 목숨을
걸고 앞을 향해 덮쳐 갔다.

한편, 장송계가 대강 훑어보니 장무기가 도룡도를 보존하느라고
열세에 몰린 것을 알아채고는 소리쳤다.

"무기야, 보도(?埃)가 무슨 소용이냐?"

장무기는 마침 냉면인의 신출귀몰한 검술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던
참에 장송계의 말을 듣고는 곧 깨닫는 바가 있어 보도를 뒤집어 칼
날로 맹렬히 공격해 갔다.

냉면인은 깜짝 놀라 검을 급히 비껴 들고는 뒤로 물러섰다. 냉면
인도 자신의 의천검이 파괴돼서 내공으로 겨루게 된다면 자신이 절
대로 장무기의 적수가 못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방금 자신이
잠시 우세를 차지했던 것은 자신이 뛰어난 검술 덕도 있겠지만 장
무기의 도룡도를 아끼는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
제 장무기가 도룡도를 바람처럼, 파도처럼 미친 듯 휘둘러 공격해
오자 이번에는 냉면인이 보검(?盛)을 보호할 차례가 됐다.

장송계가 다시 사방을 둘러보니 유연주가 일대이로 현명이로를 상
대하고 있는데 거의 평수를 이루고 있어 한동안은 승부가 나지 않
을 것 같았다. 양소와 범요는 연합하여 공격을 펼치고 있었는데,
비록 적들의 수는 많았지만 여유만만했다. 장무기는 이미 우세를
차지하고 있었고 냉면인은 본전을 다 들어낸 상태라 더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갑자기 궁 내에서 수십 명의 경장을 한 장정들이
몰려왔는데 아마도 대내 고수의 원군인 듯했다. 이때 위일소는 아
직도 황태자 표를 생포하지 못한 상황이라 저들 수십 명의 장정들
이 이곳으로 몰려 들어오게 되면 사태가 불리하게 될 것이었다. 막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에 궁 내에서 또 다시 끊임없이 주원장의 금
위군(??琡)들이 달려오는데 다들 손에 활과 화살을 지녔고 허리
에는 대도(暗埃)를 찼으며 두 갈래로 나뉘어 내원 호수의 연안을
끼고 오는 것이 아미도 이곳을 포위하려는 모양이었다.

"위형, 어서 태자를 잡으시오!"

하고 장송계는 다급하게 외치면서 검을 휘둘러 주원장과 황태자
표를 향해 공격해 갔다. 그러자 금방 십여 명의 대내 고수가 앞으
로 길을 막고 나섰다. 장송계는 즉시 태극검으로 대적하여 삽시간
에 세 명의 대내 고수를 쓰러뜨렸다.

위일소는 막 대내 고수들을 희롱하고 있던 차에 장송계의 외침을
듣고는 깜짝 놀라며 급히 몸을 날려 황태자를 잡으려 했으나 뜻밖
에도 대내 고수들이 죽자사자 물고 늘어져 쉽게 빠져 나올 수가 없
었다.

할 수 없이 양소, 범요, 조민 이 세 사람이 한 곳에서 합세하여
다른 방향에서 주원장을 향해 공격해 갔다.

냉면인도 계속 방어하기에 급급하여 몇 번이나 위험천만하게 도룡
도에 의해 팔이 잘려나갈 뻔 하자 점점 주원장 쪽으로 후퇴해 갔
다.

장무기는 인정사정없이 왼손으로는 가슴을 보호하고 오른손의 도
룡도로 '대(暗)'자를 그리면서 갑자기 중궁(猖循)의 방위를 향해
공격해 가는데 그 위력이 뇌성벽력과 같으니 이것이 바로 '태극검
(梔?盛)'의 '태(梔)'자였다.

냉면인이 이제 더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피할 곳도 없어 할 수 없
이 의천검으로 맞받아 치자 '칙'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의천검과
도룡도가 중간에서 두 쪽으로 잘렸다.

장무기가 미처 초식을 변환하기도 전에 도룡도를 계속 중궁의 방
위로 진격해 가자 냉면인은 대경실색(暗?林兪)하며 반 자루의 의
천검을 급히 아래로 휘두르니 다시 '칙'하는 소리와 함께 냉면인과
장무기의 수중에는 각지 의천검과 도룡도의 손잡이만이 남았다.

장무기가 재빨리 초식을 바꿔 수중의 칼 손잡이를 냉면인을 향해
맹렬히 던졌고 냉면인이 오른쪽으로 피하는 틈을 이용해 장무기는
왼손을 뻗어 냉면인의 인피면구를 벗겼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부드럽고 난초같은 용모에 약간 냉냉한 표정
의 여인이 나타났는데 진정 청아절륜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장
무기는 가슴이 쿵쾅거리며 방망이질쳐 한참 동안이나 멍하니 서 있
다가 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지약(?煮)!"

냉면인이 바로 주지약(蹉?煮)이었다는 사실에 장무기의 마음 속
에 있던 모든 수수께끼가 순식간에 풀렸다.

강남의 깊은 산중에서 장무기의 실수로 주지약의 내공은 전부 없
어졌으며 그녀는 그 후 아미의 뒷산에서 한 여자의 얼굴을 완전히
뭉개 버리고 자신의 옷을 입혀 놓고는 세상을 등지고 살았다.

그러나 주지약은 장무기가 그리워 곤륜산으로 들어가 무열(俉?)
등에게 장무기가 떨어졌던 곳을 자세히 알아 본 후 무열 등을 죽이
고는 만장 깊이의 계곡으로 들어갔다.

그후 주지약은 무의식 중에 장무기가 경서(?柚)를 묻은 장소를
찾아내게 되어 절세의 고수가 되었으며 강호에 냉면인이라는 인물
로 다시 나타난 것이다.

녹류 산장의 폐허에서 주지약은 장무기는 봐줬지만 조민만은 죽이
려 했었다.

그녀의 장무기에 대한 사랑은 미움으로 변해 암암리에 주원장과
결탁하여 장무기와 조민 부부를 하루도 조용히 살지 못하게 하였
다.

주지약은 몇 번이고 조민을 죽이려 했지만 장무기가 목숨을 걸고
수차례 조민을 구하자, 이내 계획을 바꿔 죄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

장무기는 그 자리에 멍청이 서서 마치 바보처럼 더듬더듬 물었다.

"지약, 이게 다 무슨 소용이요?"

주지약은 창백한 얼굴빛으로 가만히 장무기를 불렀다.

"무기 오빠, 정말 보고 싶었어요."

그녀는 이 말을 끝내고는 갑자기 조민을 향해 덮쳐 갔다.

장무기는 주지약의 말을 듣고 갑자기 멍청해지는 것이 마음이 온
통 망연자실할 뿐이어서 눈앞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조민은 주지약이 원한에 사무친 얼굴로 자신을 향해 덮쳐 오자 너
무 놀란 나머지 갑자기 멍해졌다.

조민이 장무기의 바로 눈앞에서 주지약의 무지막지한 장력에 이슬
처럼 사라지려는 찰나에 조민의 양 옆에서 두 사람이 돌연 튀어 나
오며 소리질렀다.

"무례를 삼가하라."

그 두 사람은 바로 양소와 범요였다. 두 사람은 필생의 공력을 모
아 네 장력에 실었지만 '펑'하는 굉음과 함께 입에서 선혈을 분출
하듯 토해내며 죽고 말았다.

냉면인 주지약은 앞으로 두 걸음 크게 걸어 조민의 명문대혈(鹽?
暗?)을 잡아챘다. 유연주가 사색이 되어 검을 휘둘러 공격하려 들
자 주지약이 만면에 흉폭한 표정을 띄우며 말했다.

"유 도장, 멈춰요!"

유연주는 깜짝 놀라며 걸음을 멈췄다. 주지약이 조민의 혈을 잡아
채는 순간과 거의 같은 시기에 위일소는 이미 죽음을 도외시 한 채
주원장을 죽이려 맹렬히 공격해 갔다. 몇 명의 대대 고수가 길을
막아오자 위일소는 몸을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적진을 뚫고 쳐들어
갔지만 등에 일격을 맞았다.

위일소는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으나 억지로 버티며
여전히 앞을 향해 질주하여 이리저리 피하면서 황태자 표의 앞에
까지 다가갔다. 바로 이때 세 명의 대내 고수가 소리를 쳤다.

"어서 멈추어라!"

그들은 여섯 개의 손바닥을 동시에 뻗치며 일제히 위일소에게 공
격을 가했다. 위일소의 경공은 천하에 독보적인 것이어서 피하려
했다면 그것은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지만 그러나 위일
소는 자기가 지금 황태자 표를 잡지 못한다면 이곳에 침투해 왔던
사람들이 전부 죽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위일소는 그들의
공격은 아랑곳 않고 한 손에 황태자 표를 잡아챘다.

"장 사협(遵??)!"

하고 위일소는 크게 외치는 동시에 황태자 표를 공중으로 던졌다.

동시에 '펑펑'하는 소리가 몇 차례 들리면서 위일소는 등에 대내
고수 세 명의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을 맞았다. 여섯 장풍이 동시
에 뻗치자 위일소는 온몸의 뼈마디와 오장육부가 산산조각이 나서
당장에 앞으로 고꾸라지며 즉사했다.

한편, 장송계는 십여 명의 대내 고수들과 상대로 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위일소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서 바라보니 황태
자 표가 위일소에 의해 칠팔 장 높이로 던져지는 것이 보였다. 몇
명의 대내 고수들도 이미 그것을 보고 몸을 띄워 황태자를 구하려
했지만 너무 높이 던져져 결국 손이 닿지를 못했다. 장송계는 '휙
휙휙'하면서 검을 세 번 휘둘러 적을 물러서게 한 뒤 양발에 힘을
주자 몸이 곧바로 사 장(?晙) 높이로 튕겨져 올라갔고 공중에서
몸을 다시 한 번 구르니 또 다시 삼 장(寃晙) 높이로 올라갔는데
이것이 바로 무당파가 세상에 이름을 떨친 '제운종(???)' 경공
이었다. 수십 명의 대내 고수들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吹猶)을 내
질렀다. 장송계는 왼쪽으로 손을 내밀어 황태자 표를 겨드랑이에
끼고 가볍게 땅 위로 내려와서 몸을 가누고는 장검을 황태자 표의
목에다 겨누었다.

주원장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멈추어라!"

장중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장무기가
꿈에서 깜짝 놀라 깨어난 사람처럼 정신을 차리니 눈앞에는 조민이
주지약에게 잡혀 있고, 양소, 범요, 위일소가 전부 전사한 것이 아
닌가!

그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지약......"

주지약이 처량하게 말했다.

"무기, 당신은 호주성 결혼식에서 나를 버리고 가셨고, 강남의 깊
은 산중에서 내가 제시한 요구가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니었는데도
당신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었죠. 무기, 무기, 오늘과 같은 날이 있
으리라고 상상이나 했었나요?"

조민은 대노(暗?)하였다.

"주지약, 이 양심도 없는......"

주지약이 조민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그녀의 아혈(??)을 짚자
조민은 더이상 말을 못하고 그저 성난 표정만 짓고 있었다.

장무기가 말했다.

"지약, 호주성에서의 일은 내가 잘못했소. 하지만 이미 소림사 영
웅대회에서 내가 사과를 했잖소! 더구나 강남의 깊은 산중에서의
일은 나 장무기가 무슨 덕(鴦)이 그렇게 있다고 감히 그런 일을 하
겠소? 더구나 은리(殷离)가 새엄마를 죽인 것도 다 그 같은 일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이었잖소. 지약, 내 이 마음을 당신은 조금도
모르겠소? 이해 못하겠소?"

주지약은 고개를 들어 긴 한숨을 쉰 후 말했다.

"무기, 나는 여지껏 내 소원을 풀지 못했어요. 당신은 아직도 무
슨 할 말이 있나요?"

장무기가 참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지약, 난 이미 당신 마음을 알고 있소. 하지만 만에 하나 조민에
게 무슨 변고가 생긴다면 나도 즉시 따라 죽을 것이며 혼자 살 생
각은 추호도 없소."

장송계가 말했다.

"주원장, 오늘 일은 당신이 알아서 해 보시오."

그러자 주지약은 얼굴이 온통 눈물 투성인 채 그저 장무기만 바라
볼 뿐 주원장이 하는 말은 전혀 귀에 들리지 않는 듯했다.

장송계가 다시 말했다.

"조민만 놓아준다면 성의 십리 밖까지 간 후에 황태자를 꼭 풀어
주겠소."

이 말에 주원장이 어찌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는가? 막 말을 하려는
순간에 장송계가 다시 말했다.

"주원장, 네 놈은 명교 출신으로 명교에 의해 한 나라를 얻고는
곧 명교를 참살하고 공신들을 도륙(艾堧)하다니, 대체 양심이라는
것이 있느냐? 우리들은 비록 한낱 강호인에 불과하지만 공과 사는
분명하다. 오늘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는 너 하나 때문이지 황태자
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우리들을 이곳에서 떠나게 해준다면 절대
황태자를 다치지는 않을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주원장은 못 믿겠어요 믿어야 했고 마음이 안
놓여도 어쩔 수 없이 말을 들어야 했다. 몸을 주지약에게로 돌려
막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주지약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무기, 당신 정말 수락을 못 하겠나요?"

장무기가 말했다.

"지약, 내 이미 당신에게 한 가지 부탁을 들어준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아직 해준 게 없어 계속 마음에 걸렸었소. 만약 부탁할 일
이 있으면 지금 말해 보시오. 협의지도(?琮柵?)에 위배되지만 않
는다면 내 무엇이든 들어주겠소."

주지약이 물었다.

"강남의 깊은 산중에서 청했던 일은 정녕 수락하지 않겠다는 건가
요?"

장무기가 말했다.

"지약, 그것만은 허락할 수가 없소."

주원장이 다시 청했다.

"냉 대협, 장 부인을 놓아 주시겠소?"

주지약은 망연자실한 듯이 있다가 한참 후에 말했다.

"무기, 그럼 내 새 요구를 들으세요."

장무기가 말했다.

"지약, 말하시오."

주지약이 말했다.

"당신과 저 사이에는 너무도 많은 오해가 있어 이승에서는 더이상
풀 수가 없겠군요. 무기, 당신은 조민과 멀리 해외로 가든지, 혹은
서역(??)으로 가거나 다른 곳으로 가든지, 어쨌든 죽을 때까지
절대로 중원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그럼 전
조민을 풀어 주겠어요."

장무기가 답했다.

"내 맹세하리다. 살아서 주원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다면 난 사람
이 아니오."

주지약은 얼굴을 처참하게 일그러뜨리고는 가볍게 조민의 혈도를
풀어 주고 혼자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장송계가 말했다.

"주원장, 마차 한 대와 말 여덟 필을 마련해 주면 우리는 곧 떠나
겠소. 성 밖 십리까지 간 후에야 황태자를 놓아줄 것이오."

주원장은 별 수 없이 그대로 따라줬다. 장무기는 양소와 범요의
시신을 안고, 유연주는 위일소의 시신을 안고, 그리고 장송계와 조
민은 황태자 표를 잡고는 궁을 빠져 나왔다. 장무기는 양소, 범요,
위일소의 시신을 마차 안에 놓고 마차를 몰았고 나머지 사람은 말
에 올라타고는 성 밖으로 달려갔다.

냉면인 주지약과 현명이로는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성 밖 십리까
지 가자 장송계는 곧 황태자 표를 길에다 내려놓았고 일행은 다시
마차를 몰고 남쪽으로 달려갔다. 냉면인은 황태자 표를 구으로 모
셔갔다.


뒷 이야기..........


장무기 부부는 양소, 범요, 위일소, 이 세 사람을 묻어주고는 녹
민을 데리고 화림(表殮)으로 북상하여 고고특목이를 찾아가 잠깐
얼굴만 한번 보고는 다시 또 북상하여 어딘지 모르게 사라져 버렸
다.

고고특목이는 줄곧 명나라와 대전을 했으며 각각 승패가 있었으나
원나라의 운이 다했는지 그는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홍무 팔년
(彪俉??)에 우울하게 죽어갔다.

한편, 냉면인 주지약이 황태자 표를 데리고 돌아오자 주원장은 크
게 기뻐하며 당장 주지약과 현명이로에게 주연을 베풀어 주었다.
주연이 열리고 있는 중에 갑자기 중요한 군사 보고가 들어오자 주
원장은 잠시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주원장은 길을 몇 번 돌면서
가더니 벽의 단추를 눌렀다. 그러자 주지약이 허탈하게 술을 마시
고 있는 곳으로 갑자기 천 근이 넘는 네 개의 철판이 떨어지며 이
철옥(??) 안의 세 사람을 향해 덮쳤다.

주원장이 미소를 띄우며 또 하나의 단추를 누르자 갑자기 굉음이
들리면서 폭발하니 주지약, 현명이로 이 세 사람은 가루가 되어 그
형체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주원장은 '하하하하.......'하고 통쾌하게 웃으며 떠나갔다.


황태자 표는 이번 일로 너무 놀란 나머지 병상에 드러눕게 됐는데
결국은 홍무 이십오년(彪俉??迹?)에 병사(??)했다.

주원장은 홍무 삼십일년(彪俉寃???)에 칠십이 세의 나이로 죽
었다.

주원장에게 상해당한 개국 공신들은 다음과 같다.

'서달(徐达), 상우춘(常遇春), 이문충(李文忠), 주문정(周文定),
이선장(李善长), 호유용(胡惟庸), 부우덕(傅友德), 풍승(冯胜), 료
용충(廖永忠), 주량조 부자(朱亮祖), 주덕흥(周德兴), 남옥
(蓝玉)'

탕화(汤和)는 서달과 이문충 등이 모두 피살 당하자 자발적으로
병권을 내놓으니 주원장은 크게 기뻐하며 탕화에게 봉양(?暫)에
집을 지어주고 예우를 내려 특별히 잘 해주어 결국에는 편안하게
여생을 마쳤다.

완결의천도룡기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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