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13~14

나단비 | 2024.02.03 14:48:16 댓글: 0 조회: 147 추천: 2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45227
제13장 구조

겁쟁이 사자는 사악한 마녀가 물 한 양동이에 녹아버렸다는 말을 듣고 기뻐했다. 도로시는 당장 감옥 문을 열어 사자를 풀어주었다. 둘은 함께 성으로 갔고, 도로시는 우선 윙키들을 다 모아놓고 이제는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노란 윙키들은 기뻐 환호했다. 오랜 세월 그들은 악한 마녀를 위해 고되게 일해야 했고, 마녀는 그들에게 늘 몹시 잔혹하게 대했다. 윙키들은 이날을 명절로 정하고, 그후로도 잔치를 벌이고 춤추면서 이날을 기념했다.

“우리 친구인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만 같이 있다면 정말 행복할 텐데.”

사자가 말했다.

“우리가 그들을 구할 수는 없을까?”

도로시가 마음을 졸이며 물었다.

“시도할 수는 있겠지.”

사자가 대답했다.

그들은 노란 윙키들을 불러서 친구들을 구조하는 것을 도와주겠냐고 물었다. 윙키들은 속박에서 풀어준 도로시를 위해서라면 모든 능력을 기꺼이 발휘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도로시는 가장 잘 알 것 같은 윙키들을 여럿 뽑아서 함께 출발했다. 하루 종일 걷고도 다음 날 한나절을 더 걸어가서야 바위투성이 들판에 양철 나무꾼이 형편없이 찌그러져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옆에 도끼가 있었지만 날이 녹슬고 손잡이는 뭉툭하게 부러져 있었다.

윙키들이 조심스럽게 나무꾼을 안아서 노란 성으로 옮겼다. 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로시는 친구가 겪은 고초에 눈물을 흘렸고, 사자는 시무룩하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성에 도착하자 도로시가 윙키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중에 양철공이 있나요?”

“아, 그럼요. 아주 솜씨 좋은 양철공 몇 명이 있지요.”

그들이 대답했다.

“그럼 그들을 내게 데려다주세요.”

도로시가 말했다.

양철공들이 각종 연장이 든 바구니를 들고 오자 도로시가 물었다.

“양철 나무꾼의 몸이 움푹 들어간 곳을 손보고, 그를 원래 모습으로 펴줄 수 있겠어요? 망가진 곳을 땜질할 수 있을까요?”

양철공들은 나무꾼을 찬찬히 살핀 후 원래 모습으로 수선할 수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들은 성의 큰 노란 방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사흘 낮과 나흘 밤 동안 양철 나무꾼의 다리와 몸통과 머리를 망치질하고, 비틀고 구부리고 땜질하고, 윤을 내고 두드려댔다. 마침내 나무꾼은 옛 모습대로 반듯해졌고, 관절도 전처럼 잘 움직여졌다. 당연히 몇 군데 기웠지만 양철공들의 솜씨가 좋았고, 나무꾼은 본디 허영심이 없었기 때문에 기운 자국에 대해 개의치 않았다.

드디어 도로시의 방으로 걸어온 양철 나무꾼은 구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가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자 소녀는 관절이 녹슬지 않도록 얼른 앞치마로 그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주었다. 도로시 역시 친구를 다시 만난 기쁨에 눈물을 철철 흘렸지만, 그녀는 눈물을 닦을 필요가 없었다. 사자는 꼬리 끝으로 계속 눈물을 훔치느라 꼬리가 푹 젖어서 궁전 뜰에 나가서 햇살에 꼬리를 말려야 했다.

도로시에게 그간의 사정을 들은 양철 나무꾼은 말했다.

“이제 허수아비만 남았어. 그와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우리가 허수아비를 찾아봐야지.”

도로시가 말했다.

소녀는 윙키들에게 다시 도움을 구했고, 일행은 그날 종일과 다음날 한나절을 걸어 키가 큰 나무에 도착했다. 날개 달린 원숭이들이 던진 허수아비의 옷가지가 그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아주 키가 크고 가는 나무여서 타고 올라가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자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내가 나무를 넘어뜨리면 허수아비의 옷가지를 챙길 수 있어.”

양철공들이 나무꾼을 수리하는 동안 금세공장이 윙키들은 도끼에 원래 손잡이가 아닌 순금 손잡이를 끼웠다. 다른 윙키들은 도끼날의 녹이 제거되고 윤을 낸 은처럼 반짝일 때까지 광을 냈다.

양철 나무꾼은 말을 끝내기 무섭게 나무를 자르기 시작했고, 곧 쿵 소리를 내며 나무가 쓰러졌다. 허수아비의 옷가지가 가지에서 떨어져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도로시가 옷을 줍자 윙키들이 성으로 가져가서 옷가지에 깨끗한 지푸라기를 채웠다. 그랬더니 세상에! 전과 똑같은 허수아비가 생겨나서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고 거듭 인사했다.

이제 모두 모인 도로시와 친구들은 노란 성에서 며칠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성에는 편안하게 지내는 데 필요한 것들이 다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도로시는 엠 숙모를 떠올리고 말했다.

“우린 오즈에게 가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해야 해.”

“그래. 마침내 내가 심장을 갖게 되겠구나.”

나무꾼이 말했다.

“난 뇌를 갖게 되고 말이야.”

허수아비가 신이 나서 말했다.
 
“내겐 용기가 생길 거야.”

사자가 골똘히 생각하며 중얼댔다.

“나는 캔자스로 돌아갈 수 있어. 내일 에메랄드 시로 출발하자!”

도로시가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그들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그들은 윙키들을 불러 모으고 작별 인사를 했다. 윙키들은 이별을 아쉬워했고, 양철 나무꾼을 워낙 좋아했으므로 그에게 이곳에 남아서 서쪽의 노란 나라와 윙키들을 다스려 달라고 부탁했다. 일행이 떠나기로 결심했음을 알자 윙키들은 토토와 사자에게는 금 목줄을, 도로시에게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예쁜 팔찌를 선물했다. 또 허수아비에게는 넘어지지 말라고 머리 부분이 금으로 된 지팡이를, 양철 나무꾼에게는 은으로 된 기름통을 주었다. 기름통에는 금 상감 세공이 되어 있었고, 보석이 박혀 있었다.
도로시 일행은 돌아가면서 윙키들에게 좋은 말을 건네고, 팔이 아플 때까지 악수를 했다.

도로시는 가는 도중에 먹을 음식을 바구니에 챙기기 위해 마녀의 찬장을 열어보고 황금 모자를 발견했다. 머리에 써보니 딱 맞았다. 그녀는 황금 모자의 마법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지만, 예쁘다는 생각에 머리에 쓰고 가기로 했다. 원래 쓰던 모자는 바구니에 담았다.

여행 준비가 끝나자, 일행은 에메랄드 시를 향해 출발했다. 윙키들은 세 번 만세를 부르고, 축복의 말을 해주었다.


제14장 날개 달린 원숭이들

악한 마녀의 성과 에메랄드 시 사이에 길이─심지어 오솔길 하나도─없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네 명의 친구들이 마녀를 찾아왔을 때, 그녀는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날개 달린 원숭이들을 보내 데려오게 했다. 붙잡혀올 때보다 미나리아재비와 노란 데이지 꽃밭을 통과해서 되돌아가는 길을 찾기가 훨씬 어려웠다. 물론 곧장 동쪽으로, 해가 떠오르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것만은 알고 있었으므로 당장 출발했다. 하지만 정오가 되어 해가 머리 뒤로 넘어가자 어디가 동쪽이고 어디가 서쪽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넓은 들판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계속 걸음을 옮겼고, 밤이 되자 달이 떠서 환하게 빛났다. 그래서 일행은 향긋한 노란 꽃 사이에 누워서 아침까지 곤히 잤다─허수아비와 양철나무꾼은 빼고.

다음 날 아침 해가 구름에 가렸지만,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다. 어느 쪽으로 가야 되는지 확실히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도로시가 말했다.

“멀리까지 걸어가면 언젠가는 어딘가에 도착할 거야, 확실해.”

하지만 하루하루 날짜가 가도 그들 앞에는 여전히 노란 들판만 있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허수아비는 조금씩 투덜대기 시작했다.

“우린 길을 잃었나봐. 때맞춰 에메랄드 시에 도착하도록 길을 다시 찾지 못하면, 뇌를 갖지 못하게 되고 말 거야.”
허수아비가 말했다.

“나는 심장을 못 가질 테고. 얼른 오즈에게 가고 싶어 참기 힘들군. 또 이게 아주 긴 여행길이라는 것만은 인정해야 해.”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겁쟁이 사자가 칭얼대듯 말했다. “알다시피, 나는 언제까지나 계속 걸을 용기가 없잖아. 이젠 어딘가 도착해야 되는데.”

그러자 도로시도 기운을 잃었다. 소녀는 풀밭에 앉아서 일행을 바라보았다. 그들도 앉아서 도로시를 쳐다보았고, 토토는 평생 처음으로 너무 고단해서 머리 주변을 맴도는 나비를 쫓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혀를 빼물고 헐떡거리면서 이제 어떻게 하냐고 묻듯이 도로시를 응시했다. 소녀가 말했다.

“들쥐들을 불러내면 어떨까? 그들이 에메랄드 시로 가는 길을 알려줄 수 있을 거야.”

“분명히 그럴 거야.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허수아비가 소리쳤다.

도로시는 들쥐 여왕에게 받은 후 늘 목에 걸고 다니는 작은 호루라기를 불었다. 잠시 후 작은 발들이 후다닥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도로시에게 몰려오는 작은 회색 쥐들이 보였다. 그들 사이에 여왕이 있었다. 그녀는 짹짹대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

“친구들을 위해 내가 어떤 일을 해주면 될까요?”

“우린 길을 잃었어요. 어디로 가면 에메랄드 시가 나오는지 가르쳐줄 수 있나요?”

도로시가 말했다.

“그럼요. 하지만 아주 멀어요. 여러분은 계속 반대쪽으로 걸어왔거든요.”

여왕이 답했다. 그때 도로시의 황금 모자를 본 들쥐 여왕은 말했다.
 
“모자의 마법을 이용해서 날개 달린 원숭이들을 부르지 그래요? 그들이 오즈의 도시까지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데려다줄 텐데요.”

도로시가 놀라며 대답했다.

“모자에 마법이 걸려 있는 줄 몰랐는데요. 그게 어떤 건데요?”

들쥐 여왕이 대답했다.

“황금 모자 안쪽에 마법에 대해 적혀 있답니다. 그런데 날개 달린 원숭이를 부를 거면 우리는 달아나야 해요. 원숭이들은 장난이 심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걸 재미있어하거든요.”

“그들이 날 해치지 않을까요?”

도로시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 아니에요. 그들은 모자를 쓴 사람에게 복종해야 하는걸요. 잘 가요!”

들쥐 여왕이 얼른 시야에서 사라졌고, 들쥐들도 서둘러 따라갔다.

도로시는 황금 모자의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안감에 글자가 적혀 있었다. 도로시는 주문일 거라고 생각하고, 지시 사항을 세심하게 읽고 나서 모자를 썼다.

“이-피, 피-피, 칵-케!”

도로시가 왼발을 딛고 서서 말했다.

“뭐라고 한 거야?”

허수아비는 소녀가 뭘 하는지 몰라 물었다.

“힐-로, 홀-로, 헬-로!”

도로시는 이번에는 오른발을 딛고 서서 외쳤다.

“헬로(hello, 주문인 헬-로를 인사로 듣고 나무꾼이 대답한 것이다-옮긴이)!”

양철 나무꾼이 조용히 답했다.

“지-지, 저-지, 직!”

이제 도로시는 양발을 딛고 서서 말했다. 이렇게 주문이 끝나자 곧이어 소란스럽게 떠드는 소리와 날개를 퍼덕대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날개 달린 원숭이들이 떼 지어 그들에게 몰려오고 있었다. 원숭이들의 왕이 도로시 앞에서 깊이 절하고 물었다.

“어떤 명령을 내리시렵니까?”

“우린 에메랄드 시에 가고 싶어. 그런데 길을 잃어버렸어.”

소녀가 말했다.

“저희가 모셔다드리지요.”

원숭이 왕이 대답했다. 그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원숭이 두 마리가 도로시를 가슴에 안고 날아올랐다. 다른 원숭이들은 허수아비와 나무꾼과 사자를 안았다. 또 작은 원숭이 한 마리는 토토가 자신을 물려고 덤벼드는데도 끌어안고 날아갔다.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은 처음에는 겁을 먹었다. 전에 날개 달린 원숭이들이 얼마나 못되게 굴었는지 생생히 기억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칠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자 신나게 하늘을 날면서 예쁜 정원들과 숲들을 내려다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도로시는 원숭이 왕을 포함해서 가장 큰 원숭이들 사이에서 편안하게 날아갔다. 원숭이들은 손으로 가마를 만들어 태우고, 소녀가 다치지 않게 퍽 조심했다.
“너희는 왜 황금 모자의 마법에 복종해야 하는 거야?”
원숭이 왕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긴 사연이 있습니다. 하지만 먼 길을 가야 하니, 주인님이 원하시면 말씀드리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지요.”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도로시가 말했다.

원숭이 왕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전에 저희는 자유인들이었지요. 너른 숲에서 행복하게 살았어요. 나무에서 나무로 날아다니고, 호두와 과일을 따먹고, 누구를 주인님이라고 부를 필요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했지요. 몇몇은 때로 장난질이 심해서 땅으로 내려가 날개 없는 동물들의 꼬리를 당기고, 새들을 쫓아다니고, 숲을 거니는 사람들에게 호두를 던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희는 근심 없이 행복하게,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았답니다. 그것은 오래전, 그러니까 오즈가 구름에서 나와 이 땅을 지배하기 전의 일이지요.”

원숭이 왕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당시에는 여기, 머나먼 북쪽에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어요. 공주는 뛰어난 마법사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사람들을 돕는 데 마법을 썼고, 착한 사람은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게일레트였고, 커다란 루비 덩어리로 지은 아름다운 궁전에서 살았어요. 모두 공주를 사랑했지만, 사랑을 되돌려줄 상대를 찾을 수 없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슬픔이었지요. 남자란 남자는 모두 멍청하고 추해서, 아름답고 현명한 게일레트의 짝으로 맞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마침내 공주는 잘생기고 남자답고, 나이에 비해 현명한 소년을 찾았지요. 게일레트는 소년이 자라 어른이 되면, 남편으로 맞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소년을 루비 궁전으로 데려가 모든 마법을 동원해서 그를 어느 여자라도 탐낼 만큼 강인하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만들었지요. ‘케랄라’라고 하는 소년은 자라서 어른이 되자 온 지역을 통틀어 가장 훌륭하고 지혜로운 남자라는 말을 들었어요. 한편 그가 워낙 아름답고 또 남자다워서 게일레트는 그를 무척 사랑했고, 서둘러 결혼할 채비를 했지요.

당시 내 할아버지는 게일레트의 궁전에서 가까운 숲에 사는 날개 달린 원숭이들의 왕이었습니다. 그는 밥 먹는 것보다 장난을 좋아했지요.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할아버지는 원숭이 무리들과 날아다니다가 강가를 거니는 케랄라를 봤어요. 그는 분홍색 비단과 보라색 벨벳으로 만든 고급스런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내 할아버지는 어떤 장난을 칠까 생각해냈지요. 곧 그가 지시를 내렸어요. 원숭이들은 케랄라를 붙잡고는 날아올라 강 가운데 물속으로 떨어뜨렸어요.

할아버지는 ‘헤엄쳐 나와, 멋진 친구. 물 때문에 옷을 버렸는지 보라고!’라고 외쳤지요. 케랄라는 워낙 영리했으니 헤엄칠 수 있었고, 풍요롭게 지내면서도 성격이 좋았지요. 그는 껄껄 웃으면서 물 위로 올라와 강변으로 헤엄쳐갔어요. 하지만 케랄라에게 달려온 게일레트는 비단과 벨벳 옷이 물에 젖어 엉망이 된 것을 알았지요.

공주는 무척 화가 났고, 물론 누구 짓인지도 알고 있었어요. 그녀는 날개 달린 원숭이들을 모두 앞에 모이게 하고, 처음에는 날개를 묶어서 케랄라에게 했던 것처럼 강물에 빠뜨리겠다고 말했지요. 하지만 내 할아버지는 애원했어요. 원숭이들이 날개를 묶이면 강에 빠져죽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지요. 또 케랄라도 원숭이들을 감쌌기 때문에, 게일레트는 원숭이들을 봐주기로 했습니다. 대신 날개 달린 원숭이들이 황금 모자를 가진 주인의 소원을 세 번 들어줘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워서요. 케랄라에게 줄 결혼 선물로 만든 모자였는데, 왕국의 절반이 그것을 만드는 비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물론 내 할아버지와 원숭이들은 당장 그 조건을 받아들였고, 그래서 저희는 누구든 황금 모자를 가진 사람의 노예 노릇을 세 번 하게 된 거랍니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되었지?”

도로시가 물었다. 이 이야기는 도로시에게 퍽 흥미롭게 들렸다.

“케랄라는 황금 모자의 첫 주인이었고, 처음으로 저희에게 소원을 말했지요. 신부는 저희를 보기 싫어했어요. 그래서 케랄라는 결혼식을 올린 후 저희를 숲으로 불러서 다시는 날개 달린 원숭이가 공주의 눈에 띄지 않게 하라고 명령했어요. 저희도 공주가 두려웠기에 기꺼이 분부대로 했답니다. 케랄라의 명에 따르고 있을 때였어요. 황금 모자가 악한 서쪽 마녀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마녀는 저희를 시켜 윙키들을 노예로 삼았고, 나중에는 오즈를 서쪽 나라에서 몰아내게 했지요. 이제 황금 모자는 주인님의 것이니, 세 번 소원을 말할 권리가 있으십니다.”

원숭이 왕이 이야기를 마치자 도로시가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들 앞에 에메랄드 시의 성벽이 보였다. 초록색 벽이 반짝거렸다. 도로시는 원숭이들이 빨리 나는 데 감탄했지만, 무엇보다 여행이 끝나서 반가웠다. 이 독특한 피조물들은 도로시와 친구들을 조심스럽게 도시의 성문 앞에 내려놓았다. 왕은 도로시에게 깊이 절한 다음 서둘러 날아갔고, 원숭이 무리가 그 뒤를 따랐다.

“멋진 여행이었어.”

소녀가 말했다.

“그래. 고민도 빨리 떨쳐낼 수 있었고. 네가 그 근사한 모자를 가져온 건 정말 운이 좋았어!”

사자가 맞장구쳤다.





추천 (2) 선물 (0명)
IP: ♡.252.♡.103
23,513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나단비
2024-04-03
0
64
나단비
2024-04-03
0
66
나단비
2024-04-03
0
73
나단비
2024-04-02
0
61
나단비
2024-04-02
0
68
나단비
2024-04-02
0
63
나단비
2024-04-02
0
45
나단비
2024-04-02
0
73
나단비
2024-04-01
0
71
나단비
2024-04-01
0
72
나단비
2024-04-01
0
102
나단비
2024-04-01
0
65
나단비
2024-04-01
0
58
나단비
2024-03-31
2
71
나단비
2024-03-31
2
113
나단비
2024-03-31
2
85
나단비
2024-03-31
2
98
나단비
2024-03-31
2
65
나단비
2024-03-30
2
65
나단비
2024-03-30
2
64
나단비
2024-03-30
2
85
나단비
2024-03-30
2
65
나단비
2024-03-30
2
148
나단비
2024-03-29
2
173
나단비
2024-03-29
1
72
나단비
2024-03-29
1
69
나단비
2024-03-28
1
84
나단비
2024-03-28
1
61
나단비
2024-03-28
1
61
나단비
2024-03-27
1
66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