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語 15 衛靈公

단밤이 | 2024.01.20 17:38:37 댓글: 0 조회: 132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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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 위령공(衛靈公) 위나라 영공

위나라 영공이 공 선생더러 진치는 법을 물은즉, 공 선생은 대답 하기를 “제기 늘어놓는 법은 진작 배웠지만 병졸 늘어놓는 법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 이튿날 떠나 버렸다.
衛靈公 問陳 1) 於孔子 孔子 對 曰俎豆之事 則嘗聞之矣 軍旅之事 未之學 也 明日遂行 2)
1) 진(陳): 행군대오(行軍隊伍)를 만드는 법. 진법(陳法).
2) [평설] 위령공(衛靈公)의 저의(底意)는 전벌(戰伐)에 있었기 때문에 공자는 슬쩍 조두지사(俎豆之事)-제사(祭祀)-의 이야기를 꺼내어 그의 주의를 돌리게 한 것이다. 제사(祭祀)의 진설(陳設)이 마치 군려 (軍旅)의 진(陳)과도 비슷한 점에서 그러한 대답의 착상(着想)이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진나라에서 식량이 떨어지자 따르던 사람들이 시들시들 일어나지 못하므로 자로가 뿌루퉁한 얼굴로 말하기를 “훌륭한 인물들도 궁한 때가 있는가요?” 선생 “참된 인간들에게도 본래 궁한 때가 있는데, 하찮은 사람들은 궁하면 함부로 하느니라.”
 在陳絶糧 從者 3) 病 莫能興 子路 慍見 曰君子亦有窮乎 子 曰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4)

선생 “사야! 너는 내가 많이 배운 지식인인 줄 아느냐?” 대답하기를
“네, 그렇지 않은가요?” “그렇지 않다. 내 지식은 하나로 꿰뚫었다.”
子 曰賜 5) 也 女 6) 以予 爲多學 7) 而識 8) 之者與 對 曰然 9) 非與 曰非也 予一 10)
以貫之 11)

선생 “유야! 곧은 인격을 알아주는 사람은 드물구나!”
子 曰由 12) 知德 13) 者鮮矣 14)
 3) 종자(從者): 종자(從者)와 종복(從僕)들.
4) [평설] 군자(君子)도 난세(亂世)에는 본래 궁(窮)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궁해야 마땅할는지 모른다.
난세(亂世)에 어찌 안일(安逸)하게 국록(國祿)만 탐할 수 있을 것인가. 소인(小人)은 그렇지가 못한 것이다. 스스로의 안일(安逸)과 이익(利益)을 위해서 못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어느 때든지 국록(國 祿)만을 탐내는 것이다. 여기서도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의 구별이 뚜렷함을 볼 수 있다.
5) 사(賜): 자공(子貢).
6) 여(女): 여(汝).
7) 다학(多學): 박학(博學).
8) 지(識): 기억한다.
9) 연(然): 긍정(肯定). 그렇다.
10) 일(一): 서(恕).
11) [평설] 학식(學識)과 행서(行恕)와는 구별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학식(學識)은 경전(經典)의 지식 (知識)이요, 행서(行恕)는 윤리적(倫理的) 행동(行動)인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의 일관지도(一貫之道) 는 학식(學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행동규범(行動規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참조] 「里仁」편 (4⋅15)를 보라.
12) 유(由): 자로(子路).
13) 지덕(知德): 지인지유덕(知人之有德).
14) [평설] 공자와 자로(子路)는 함께 각국을 돌아다니지만 그들의 곧은 마음을 이해해주는 자 적음을 한탄한 말이다(다산). 자로(子路)야말로 스승 공자에 대한 열열(熱熱)한 추종자(追從者)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제자(弟子)들마저도 자로(子路)를 업신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 므로 이 말은 자로(子路)를 위로하면서 스스로의 감회도 털어놓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 다.

 

  선생 “가만히 앉아서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순 임금인가! 대체 무엇을 했을까! 몸을 공손히 하고 왕위에 앉아 있기만 했던 것이다.”
子 曰無爲 15) 而治者 其舜也與 夫何爲哉 恭己 16) 正南面 17) 而已矣 18)

자장이 통할 수 있는 길을 물은즉, 선생 “말씨가 믿음직스럽고 행동이 착실하면, 되놈의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지만, 말씨가 미덥지 못하고 행동이 착실하지 못하면, 제 고을에선들 통할 수 있을까! 섰을 때는 멍에 맨 망아지가 눈앞에 있는 것이 보이고, 수레 안에 앉았을 때는 수레채가 멍에에 의지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게 되어야 어디나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자장이 이를 큰 띠에 적었다.
子張 問行 子 曰言忠信 行 19) 篤敬 20) 雖蠻貊 21) 之邦行矣 言不忠信 行不 篤敬 雖州 22) 里 23) 行乎哉 立則見其參於前也 在輿則見其倚於衡也 夫然 後行 子張書諸紳 24)
15) 무위(無爲): 노장(老莊)의 무위자연(無爲自然)과는 구별되는 무위(無爲)다. 임관득인(任官得人)한 까닭에 무위이치(無爲而治)가 되는 무위(無爲)다. 다시 말하면 임관득인(任官得人)이라는 전제(前提) 하(下)에서의 무위(無爲)인 것이다.
16) 공기(恭己): 경신(敬身). 조심스런 태도로 단정히 앉아 있다.
17) 정남면(正南面): 왕좌(王座)에 앉아서 다른 데로 옮겨가지 않는다.
18) [평설] 공자의 무위사상(無爲思想)은 현인(賢人)을 얻음으로써 얻어지는 무위(無爲)이기 때문에 거현 (擧賢)의 실(實)을 거둔 순(舜)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무위(無爲)인지도 모른다. 만일 청정(淸淨)
무위(無爲)하는 노자(老子)의 도(道)로 오인한다면 천하(天下)를 오도(誤導)한 허물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19) 행(行): 교령(敎令)의 시행(施行).
20) 독경(篤敬): 경(敬)의 실(實).
21) 맥(貊): 동북족(東北族)⋅숙신(肅愼)⋅부여(夫餘) 등.
22) 주(州): 2,500가(家).
23) 리(里): 25가(家).
24) [평설] 수레와 말은 본시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인데 이를 이어주는 것은 멍에인 것이다. 나와 남과는 본시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인데 이를 이어주는 것은 신(信)과 경(敬)인 것이다. 그렇게된 연후에 비로소 교령(敎令)이 시행(施行)될 수 있을 것이다(다산). 믿음과 존경은 국민교화의 기 본으로 삼아야 하는 소이(所以)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선생 “곧구나! 사어는. 나라의 질서가 섰을 때도 화살 같고, 나라가 어지러울 때도 화살 같지. 참된 인물이지! 거백옥은. 나라의 질서가 섰을 때는 벼슬 살고,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걷어치워 감추어 버릴 수도 있지.”
子 曰直哉史魚 25) 邦有道如矢 26) 邦無道如矢 君子哉 蘧伯玉 27) 邦有道 則仕 邦無道則可卷而懷 28) 之 29)

선생 “이야기함 직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않으면 사람을 잃고, 이야기해서는 안 될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 있는 사람은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는다.”
子 曰可與言 30) 而不與之言 失人 31)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 32) 知者不失 人 亦不失言 33)
 25) 사어(史魚): 위(衛)나라 대부(大夫). 이름은 소(鯂), 자는 백어(伯魚). 사(史)는 관명(官名) 혹은 그의 씨(氏).
26) 시(矢): 직(直).
27) 거백옥(蘧伯玉): 위(衛)나라 대부(大夫).
28) 회(懷): 감추다.
29) [평설] 사어(史魚)와 거백옥(蘧伯玉)은 대조적인 인물이다. 사어는 방유도(邦有道) 무도(無道) 간에 언행(言行)이 곧다. 그러나 거백옥은 방유도(邦有道) 시에 벼슬살더라도 모난 언행(言行)을 삼갔기 때문에 방무도(邦無道) 시가 되더라도 자신의 형적(形迹)을 숨길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공자가 거백옥의 행등을 미재(美哉)라 한 소이(所以)는 직일변도(直一邊倒)의 사어보다는 그는 시중(時中) 의 의(義)에 맞출 줄 알았다고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30) 가여언(可與言): 공자 자신의 도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
31) 실인(失人): 동지를 잃는다.
32) 실언(失言): 충고가 먹히지 않는다.
33) [평설] 도(道)-진리(眞理)-를 서로 토론(討論)할 수 있는 상대자를 얻는다는 것은 인생(人生) 최대의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대자를 놓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반면에 말-로고스-을 주고받을 만한 상대가 못 됨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말을 주고받다가 허튼 말이 되고 만다면 그도 또한 말을 놓친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어찌 슬기로운 사람이라면 사람을 놓치 거나 말을 놓치거나 하는 서투른 실수를 할 것인가?

 

  “뜻이 굳은 선비나 사람다운 사람은 살기 위해서 사람 구실을 버
리지 않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사람값을 하고야 마는 수가 있지.”
子 曰志士 34) 仁人 35) 無求生以害人 有殺身以成仁 36)
자공이 사람 구실하는 방법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 “공장이가 제구실을 잘하자면 먼저 연장을 잘 단속해야 한다. 그 나라에 있을 때는 그 나라 대부 중에 잘난 이를 섬기고, 그 나라 벼슬아치 중에 사람다운 사람과 사귀어야 한다.”
子貢 問爲仁 37) 子 曰工 38) 欲善其事 必先利其器 39) 居是邦也 事其大夫 之賢者 40) 友其士之仁者 41)
34) 지사(志士): 군자(君子)의 도(道)에 뜻을 둔 자.
35) 인인(仁人): 인심(仁心)을 가진다.
36) 인(仁): 지극한 인륜(人倫)의 성덕(成德). [평설] 실로 인(仁)의 지극한 경지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사람구실은 하는 데 있는 것이다. 인(仁)의 극치는 결코 미지근할 수가 없다. 인(仁)과 살신(殺身)과를 저울질한다고 한다면 인(仁)의 값이 더 중(重)하다. 그런 의미에서도 지사(志士)니 인인(仁人)이니 하는 이름은 결코 헐값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37) 위인(爲仁): 인(仁)의 실현(實現). 택민(澤民)의 인(仁).
38) 공(工): 기술자.
39) 기(器): 연장.
40) 현자(賢者): 일 잘 처리하는 자.
41) 인자(仁者): 사람다운 인격(人格)을 갖춘 자. [평설] 사람다운 사람이 되자면 현인(賢人)을 섬길 줄
알아야 하며 사람다운 사람과 벗을 해야 하는 것은 마치 기술자가 자기가 쓰는 도구(道具)를 먼저잘 가꾸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천하(天下)의 흠은 독선(獨善)하는 독부(獨夫)의 천단(擅斷)에서 생기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안연이 나라 다스리는 방법을 물은즉, 선생 “하나라 책력을 쓰고, 은나라 수레를 타고, 주나라 관복을 입고, 음악은 소무곡(韶舞曲)이 어야 하며, 정나라 소리를 버리고, 아첨하는 인물을 멀리해야 한다.
정나라 소리는 음란하고, 아첨하는 인물은 위험하다.”
顔淵 問爲邦 42) 子 曰行夏之時 乘殷之輅 43) 服周之冕 44) 樂則韶舞 45)
放 46) 鄭聲 47) 遠佞人 鄭聲淫 佞人殆 48)

선생 “사람이란 앞일을 생각지 않으면 코앞 걱정이 있게 마련이거든.”
子 曰人無遠 49) 慮 必有近 50) 憂 51)

선생 “할 수 없구나! 나는 아직 계집 좋아하듯 곧은 마음씨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보기 못했으니!”
子 曰已矣乎 52)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53)
 42) 위방(爲邦): 치국(治國).
43) 로(輅): 천자 제후가 타던 큰 수레.
44) 면(冕): 제사(祭祀) 때 쓰던 관(冠).
45) 소무(韶舞): 순(舜)임금의 음악과 춤.
46) 방(放): 추방(追放).
47) 정성(鄭聲): 정(鄭)나라 속악(俗樂). 내용이 음람(淫濫)하다.
48) [평설] 삼대(三代)에 걸친 문물제도(文物制度) 중에서도 가장 우수(優秀)한 것만을 골라서 채택하도
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선속(善俗)을 해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정사(政事)를 그르치는 무리들을 멀리하는 데까지 세심(細心)한 현실적(現實的) 노력이 곁들여야 한다는 사실에도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49) 원(遠): 앞으로 오는 먼 장래.
50) 근(近):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
51) [평설] 사람이란 누구나 먼 장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형안(炯眼)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코앞에 아른거리는 잔 이익(利益)에 급급(汲汲)하다가 먼 장래를 그르치는 사례(事例)는 결코 적지 않다. 모름지기 대성(大成)을 위한 원려(遠慮)야말로 누구에게나 절실히 경각심(警覺心)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아닐까?
52) 이의호(已矣乎): 할 수 없이 탄식하는 말투다.
53) [참조] 「자한(子罕)」편 (9)(18)에 거듭 나온다.

 

 
 선생 “장문중은 지위를 도둑질한 사람일 거야! 유하혜의 잘난 인품을 알면서도 함께 조정에 나서도록 하지 않았으니…….”
子 曰臧文仲 54) 其竊位 55) 者與 知柳下惠 56) 之賢 而不與立 57) 也 58)

선생 “자기 자신을 깊이 뉘우치면서 남의 허물을 가볍게 여기면 원망을 사지 않을 거야.”
子 曰躬自厚 59) 而薄責於人 則遠怨矣 60)

선생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하지 않는 사람은 나도 어떻게할 수가 없어.”
子 曰不曰如之何 61) 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 62)
54) 장문중(藏文仲): 「공야장(公冶長)」편 (5)(17)을 보라.
55) 절위(竊位): 자격이 모자라는 줄 알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높은 지위에 앉아 있다.
56) 유하혜(柳下惠): 노(魯)나라 대부 전금(展禽). 성은 전(展), 이름은 획(獲), 자는 금(禽). 시호는 혜 (惠). 유하(柳下)는 제설(諸說)이 구구(區區)하여 미지숙시(未知孰是). 아마도 고을 이름인 듯.
57) 여립(與立): 함께 정치(政治)에 참여한다.
58) [평설] 흔히 승기자염지(勝己者厭之)라는 말도 있듯이 자기보다도 나은 현인(賢人)을 같은 조정에 천거하기란 범인(凡人)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일에 속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공자는 그러한 행위를 절위행위(竊位行爲)라 몰아세우고 있다. 실로 장문중(藏文仲)과 같은 행위는 지지리 못난 짓이 아닐수 없는 것이다.
59) 자후(自厚): 책기후(責己厚).
60) [평설] 모든 책임을 자기가 짊어지는 태도는 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바람직한 일인 것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그와는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남을 나무라고 남을 탓하면서 자기는 어떠한 책임에서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많은 사람들의 원망을 자초(自招)하는 길이 아닐 수없는 것이다. 원망을 사지 않으려면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는 용기(勇氣)가 있어야 할 것이다.
61) 여지하(如之何): 걱정에 쌓여 있는 태도다.
62) [평설] 배우는 사람에게는 항상 스스로 분발(憤發)하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스승이 있다손 치더라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이는 마치 자라나는 생명력(生 命力)이 없으면 아무리 농부(農夫)의 배양(培養)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어찌 할 수 없는 것과도 비슷한 것 이다.

 

 
 선생 “진종일 모여 앉아서 옳은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잔 재주 부리기만 좋아하니, 어쩔 수가 없구나.”
子 曰群居終日 言不及義 好行小慧 63) 難矣哉 64)

선생 “참된 인물은 정의를 바탕 삼고, 예법으로 행동하고, 겸손하게 말을 꺼내며, 신의로 매듭을 맺으니, 참된 인간이지.”
子 曰君子義以爲質 禮以行之 孫 65) 以出之 信 66) 以成之 君子哉 67)

선생 “참된 인간은 자신의 무능을 뼈아프게 생각하지, 남이 자기를 몰라주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子 曰君子病 68) 無能 69) 焉 不病人之不己知也 70)
63) 혜(慧): 자잘한 재주.
64) [평설] 일상적(日常的)인 화제(話題)의 내용이 어떠한 것이냐에 따라서 그의 사람됨과 교양(敎養)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모여 앉으면 남의 흉을 보거나 아니면 음란패설(淫亂悖說)로 세월을 보낸다면 그 위인은 가(可)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 위인일수록 일에 부딪히면 억지를 부리면서 요행 만을 바라기 일쑤인 것이다. “소인행험이요행(小人行險而僥倖)”(≷中庸≸)이란 이를 두고 이른 말이다.
65) 손(孫): 손순(孫順).
66) 신(信): 성(誠).
67) [평설] 군자(君子)의 언행(言行)은 의(義)를 바탕으로 삼고 신(信)⋅성(誠)으로써 매듭을 지어야 할것이다. 말은 언제나 겸손하고 겸허하여 함부로 지껄이지 말아야 하지만 행(行)은 예(禮)에 알맞아야 하며 때로는 의연(毅然)한 행동이 요구되기도 할 것이다. 의(義)를 생명(生命)보다도 중히 여기는 군자(君子)의 길은 때로는 험난(險難)하기도 하지만 꾸준한 지성(至誠)은 이를 극복하고도 남남이 있다는 신념이 있어야 할 것이다.
68) 병(病): 가슴 아프다.
69) 무능(無能): 무예능(無藝能).
70) [평설] 자기 무능(無能)에 대한 반성은 진취(進取)의 계기(啓機)나 발판을 마련해 주지만 남이 나를 알아주느냐 못 알아주느냐에 대한 신경과민(神經過敏)은 자기진노(自己進路)에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한 공자(孔子)의 경고(警告)는 지나칠 정도로 거듭되고 있음을 우리는 본 다. [참조] 「학이(學而)」편 (1)(16), 「이인(里仁)」편 (4)(14), 「헌문(憲問)」편 (14)(32)를 보라.

 

 선생 “참된 인간은 죽게 될 때까지 칭찬받을 만한 이름을 남기지 못함을 뼈아프게 생각한다.”
子 曰君子疾 71) 沒世 72) 而名不稱 73) 焉 74)

선생 “참된 인물은 사람값을 제게서 찾고, 하찮은 사람은 그것을 남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子 曰君子求 75) 諸己 小人求諸人 76)

선생 “참된 인물은 기품을 높이나 싸우지 않고, 어울리기는 하나 끼리끼리 짝하지는 않는다.”
子 曰君子矜 77) 而不爭 78) 群 79) 而不黨 80)
 71) 질(疾): 병(病). 가슴 아프게 여긴다.
72) 몰세(沒世): 세상이 끝난다.
73) 칭(稱): 드날린다.
74) [평설] 군자(君子)의 입신양명(立身場名)이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구명(求名) 구예(求譽)로 변질(變
質)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은 군자상(君子像)의 일면(一面)이 거늘 어찌 허명(虛名)이 세상에 드날리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군자(君子)가 바람직한 이름은 그야 말로 경세제민(經世濟民)의 공적(功績)에 따른 이름이 아니고서야 어찌 군자(君子)의 이름이랄 수있을 것인가? 악명(惡名) 아닌 선명(善名)을 의미함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75) 구(求): 구인(求仁).
76) [평설] 모든 책임을 자기에게서 요구하느냐 남에게서 요구하느냐에 따라서도 군자(君子)와 소인(小 人)이 구별된다. 사람구실만 하더라도 군자(君子)는 자기 자신이 사람다워지려고 하지만 소인(小人)
은 자기는 제쳐놓고 남이 사람다워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소인(小人)의 행위(行爲)야말로 어찌 본말(本末)이 전도된 자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77) 긍(矜): 장중한 태도를 굳게 간직한다.
78) 쟁(爭): 고자세로 남과 겨룬다.
79) 군(群): 뜻을 같이하면서 어울린다.
80) 당(黨): 이해관계로 서로 돕는 무리. [평설] 군자(君子)는 언제 어디서나 공명정대(公明正大)하기 때문에 자기 행동(行動)에 대하여 긍지(矜志)를 가지며 뜻을 같이하는 자끼리 서로 어울리기를 좋아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결코 명예(名譽)나 지위(地位)나 권력(權力)을 위하여 싸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군자(君子)가 소인(小人)과 구별되는 소이(所以)가 있는 것이다. [참조] 「위정(爲 政)」편 (2)(14), 「자로(子路)」편 (13)(23)을 보라.

 

 
 선생 “참된 인물은 말 잘한다고 사람을 써 주지 않고, 사람의 처지 때문에 말까지 버리지는 않는다.”
子 曰君子不以言 81) 擧 82) 人 不以人 83) 廢 84) 言 85)

자공이 묻기를 “한 마디로 평생을 지켜 나갈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요?” 선생 “그것은 미루어 생각하는 것일 거야!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
子貢 問 曰有一言 86) 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 曰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87)
 81) 이언(以言): 말을 이유로 삼는다.
82) 거(擧): 천거(薦擧)한다. 벼슬자리에 추천한다.
83) 이인(以人): 인간성(人間性)이나 인격(人格)을 이유로 삼는다.
84) 폐(廢): 버린다. 받아들이지 않는다.
85) [평설] 말이란 행동화할 때 비로소 빛이 나는 법이다. 어느 사람의 말이 빛나자면 그 말이 그 사람의 행동(行動)으로 될 때 그 사람의 인격(人格)-덕(德)-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말만으로는 결코 한사람의 인격(人格)을 척도(尺度)할 수 없음은 이 까닭인 것이다. [평설] 설령 한 사람의 인품(人禀) 은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바른 말, 옳은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 그 사람의 사람됨 때문에 그 말까지 버려야 할 것인가? 그것은 옳지 않다. 옳은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겸허(謙虛)한 수용(受 容)-경청(傾聽)-자세도 또한 바람직하다 해야 할 것이다.
86) 일언(一言): 일자(一字). 일구(一句).
87) [평설] 서(恕)는 추서(推恕)로서 인륜(人倫)관계에 있어서 인(仁)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내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사고방식(思考方式)이요, 그 방식(方式)대로 실천에 옮기는 것이 바로 서 (恕)라고 할 수 있다. 서(恕)에는 적극적인 것과 소극적(消極的)인 것과의 두 면이 있거니와 나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참조] 「이인(里仁)」편 (4)(15), 「공야장 (公冶長)」편 (5)(11), 「안연(顔淵)」편 (12)(2)를 보라.

 

 

 선생 “내가 인물을 말할 때 누구는 허물하고 누구는 칭찬할까! 칭 찬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야 시험해 본 바가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사람들은 옛날부터 곧은 길로 인도되어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子 曰吾之於人也 誰毁誰譽 如 88) 有所譽者 其有所試矣 斯民也 三代 89)
之所以直道 90) 而行也 91)

선생 “우리 때만 해도 역사의 기록에 빈 데도 있었다. 망아지를 가진 사람은 남을 주어 타게도 했다. 요새는 그런 일이 없구나!”
子 曰吾猶及史之闕文也 有馬者 借人乘之 今亡 92) 矣夫 93)

선생 “그런 듯이 꾸며대면 인격을 손상하고, 작은 일을 못 참으면 큰일을 그르친다.”
子 曰巧言亂德 小不忍 94) 則亂 95) 大謀 96)
 88) 여(如): 만일.
89) 삼대(三代): 하(夏)⋅은(殷)⋅주(周).
90) 직도(直道): 선선이오악(善善而惡惡). 정도(正道).
91) [평설] 당시에 공자가 어느 사람을 칭찬한 일이 있는데 남들은 그 사람에게 아첨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므로 확증이 있다고 한 것이다. “옛날 사람들도 곧은 대로 말했거늘 나라고 어찌 굽혀서 말할수 있겠는가”라는 것이다. 모름지기 남을 칭찬하거나 선선(善善) 헐뜯어 말하거나 오악(惡惡) 다 곧은 도에 비추어 해야 함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92) 유급~금망(猶及~今亡): 그래도 전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93) [평설] 옛사람들은 솔직하므로 불분명한 것은 기록하지 않고, 순박하므로 제 망아지를 남에게 주기도 한다. 요새는 그와 다르다는 뜻이다.
94) 인(忍): 견디다. 참는다.
95) 난(亂): 완전(完全)한 것을 부셔버린다. 깨버린다.
96) [평설] 말재주 좋은 사람은 거짓과 과장을 물 마시듯 한다. 현인(賢人)의 덕(德)을 헐뜯는 것쯤 다반사(茶飯事)로 여기는 것이다. 교언(巧言)을 즐기는 자 치고 인인(仁人)이 드문 것도 이 까닭이 아
닌가. [평설] 노여움이나 괴로움이나 슬픔이나 모욕을 당했거나 침울했을 때나 한결같이 참아 넘기
기 어려운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참아야 하는 것은 이때인 것이다. 모름지기 큰일을 경영하 거나 큰일이 닥쳐왔을 때는 이러한 참기 어려운 고통들을 참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성(大成) 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선생 “대중이 싫다 하더라도 반드시 조사해 보아야 하고, 대중이 좋다 하더라도 반드시 조사해 보아야 한다.”
子 曰衆 97) 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 98)

선생 “사람이 길을 넓히는 것이지, 길이 사람을 넓혀 주는 것이 아니다.”
子 曰人能弘 99) 道 非道弘人 100)

선생 “허물을 고치지 않는 그것이 잘못인 거야.”
子 曰過 101) 而不改 102) 是謂過矣 103)
 97) 중(衆): 대중(大衆). 대중심리(大衆心理)에 흔들리는 무리.
98) [평설] 만일 어떤 사람이 대중의 미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야말로 고고(孤高)한 충절(忠節)을 간직한 지사(志士)일 수가 있는 것이요, 만일 어떤 사람이 대중의 칭찬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야말로 보잘것없는 향원(鄕愿)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중(大衆)과의 부화뇌동(附和雷同)에 휩쓸리지 말고 현명(賢明)한 스스로의 판단이 절실히 필요한 소이(所以)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99) 홍(弘): 당겨서 넓힌다.
100) [평설] 도(道)란 그의 근원이 천명(天命)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도(道)를 천하에 널리 펴게 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요,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이 나오면 그 도(道)가 넓혀지려니와 성인(聖人)이 나오지 않으면 그 도(道)는 드디어 시들어지고 말 것이니 여기에 사람이란 도(道)를 천하(天下)에 펼 수 있는 성인(聖人)을 가리킨 것임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101) 과(過): 중(中)에서 지나친 것.
102) 개(改): 고쳐서 중(中)이 되게 한다.
103) [평설] 허물이란 따지고 보면 알맞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나친 것만이 허물이 아니라 모자라는 것 불급(不及)도 허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지나쳤거나 모자랐거나 그것을 고쳐서 알맞게 함으로써 비로소 허물이 고쳐진 셈인데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그 점이 바로 허물이 아닐 수없다는 것이다.

 


 선생 “나는 진종일 먹지도 않고 온 밤을 꼬박 새워가며 생각해 보아도 별것 없었다. 공부하는 것만 못하다.”
子 曰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以思 104) 無益 不如學 105) 也 106)
선생 “쓸모 있는 인간은 자기의 나갈 길을 찾지, 먹고사는 일은 꾸미지 않는다. 밭같이 하되 배고픈 것은 그 속에 있거든. 학문을 닦으면 식록은 그 안에 있고. 참된 인간은 나갈 길을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 거야.”
子 曰君子謀道 107) 不謀食 108)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 憂道 不憂貧 109)
 104) 사(思): 연구한다. 마음속에서 따져본다.
105) 학(學): 전적(典籍)을 뒤져본다.
106) [평설] 이는 따지고 생각하기만 좋아하면서 전적을 파고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자에 대한 경고 발언인 것이다. 배우려고만 했지 스스로의 비판을 등한히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 반대는 더욱 위험한 것이다. 모름지기 배우며 생각하는 길만이 진학(進學)에 유익(有益)할 것임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107) 도(道): 대체(大體)-심지관(心之官)-가 따르는 길.
108) 식(食): 소체(小體)-구이지관(口耳之官)-가 즐겨하는 것.
109) [평설] 실로 도학(道學)과 식록(食祿)과는 서로 엇나가는 것이어서 둘 다 한꺼번에 얻기란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고금(古今)을 통한 하나의 통념(通念)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를 보다 더먼 안목(眼目)으로 본다면 학자(學者) 자신이 스스로 경자(耕者)가 되지 못할 바에는 도학(道學) 그 자체 안에 이미 식록(食祿)은 깃들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수록(壽祿) 그 자체를 위한 도학
(道學)은 아닐망정 도학(道學)에 철저할진대 어찌 가난 때문에 처자(妻子)를 동뇌(凍餒)에 빠뜨리
게 된대서야 쓰겠는가?

 

 
 선생 “지혜는 넉넉하지만 사람 구실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비록
얻었더라도 반드시 잃고야 만다. 지혜도 넉넉하고 사람 구실로 뒷받 혀졌더라도 엄격한 태도로 대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존경하지 않는 다. 지혜도 넉넉하고 사람 구실로 뒷받혀졌고 엄격한 태도로 대하더 라도 질서 있게 백성들의 활동을 도와주지 않으면 잘된 일은 못된다.”
子 曰知及之 110) 仁 111) 不能守之 112) 雖得之 必失之 知及之 仁能守之 不莊以涖之 113) 則民不敬 知及之 仁能守之 莊以涖之 動之不以禮 114)
未善也 115)
선생 “훌륭한 인물은 잔일은 잘 모르지만 큰일은 맡을 수 있다.
하찮은 사람은 큰일을 맡아서는 안 되지만 잔일은 잘 안다.”
子 曰君子不可小知 116) 而可大受也 小人不可大受117) 而可小知也 118)

 

  선생 “사람들이 사람 구실하는 것을 물불보다도 더 무섭게 안다.
물불에 뛰어들다가 죽는 사람을 나는 보았지만 사람 구실하는 데 뛰어들다가 죽은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子 曰民之於仁也 甚於 119) 水火 水火吾見蹈而死者矣 未見蹈仁而死者也 120)

선생 “사람 구실해야 할 판에는 선생에게도 양보하지 않아야 한다.”
子 曰當 121) 仁 不讓於師 122)

선생 “쓸모 있는 인간은 꿋꿋하지만 빡빡하지는 않다.”
子 曰君子貞 123) 而不諒 124)

선생 “군왕을 섬길 때는 제 직분에 충실하고 봉급 문제는 뒤로 미룬다.”
子 曰事 125) 君 敬其事 而後其食 126)
 119) 어(於): 보다도 더. 비교형(比較形).
120) [평설] 仁은 비록 살신성인(殺身成仁)하는 경지가 있다손 치더라도 일상적(日常的)인 효제충신(孝弟忠
信)의 실천이 어찌 물불보다도 무서울 수야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仁)의 실천을 꺼리거나
두렵게 여기는 것은 인(仁)-사람구실-이라는 사람된 보람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121) 당(當): 당행인지사(當行仁之事).
122) 사(師): 스승으로서 연장자(年長者). [평설] 예(禮)에 연장자(年長者)에게는 사양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仁)의 실행(實行)이라는 사실 앞에서는 스승이라고 해서 내가 뒤질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먼저 실행함으로써 “후생가외(後生可畏)”의 실(實)을 거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공자(孔子)의 뜻은 바로 이 점에 있는 것이다.
123) 정(貞): 바르면서 굳다.
124) 양(諒): 미더우나 고집스럽다. [평설] 정(貞)과 량(諒)은 비슷하지만 정(貞)은 의(義)에 합치되고 량 (諒)은 의(義)에 합치되지 않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지조(志操)를 굳게
지킨다는 점에서 소인(小人)의 신량(信諒)과 비슷한 경우가 있다손 치더라도 군자(君子)는 시의(時
宜)에 알맞지만 소인(小人)은 그렇지가 못한 것이다. 소인(小人)은 일시적(一時的) 소의(小義)에 집
착(執着)하여 대의(大義)를 망각(忘却)하기 때문인 것이다.
125) 사(事): 직분(職分).
126) 식(食): 녹(祿). [평설] 사군(事君)이란 국가(國家)에 대한 봉사(奉仕)요, 충성(忠誠)을 의미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忠誠)은 국가에 대한 의무(義務) 삼대의무(三大義務)를 극진히 이행(履行)하는 데있음은 다시 말할 나위도 없다. 거기에는 어떠한 형태든 간에 반대급부적(反對給付的)인 요구가 선행(先行)되어서는 안 된다. 의무(義務)에 대한 보답(報答)은 있음 직하고 어쩌면 있어야 하겠지만 그것이 자기의 직분을 수행하는 부수적 조건이 된다면 자기의 직분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의 순수성(純粹性)에 손상을 가져올 우려가 없지 않을 것이다.





 선생 “교육에 차별은 없다.”
子 曰有敎 127) 無類 128)

선생 “길이 다르면 서로 의논할 것도 없다.”
子 曰道 129) 不同 不相爲謀 130)

선생 “이야기는 잘 통해야만 하느니라.”
子 曰辭 131) 達 132) 而已矣 133)
 127) 교(敎): 인도(人道)의 가르침.
128) 류(類): 귀천(貴賤)의 차등(差等)에 따른 분류(分類). 출신(出身)의 원근(遠近)에 따른 분류(分類).
전자는 계급(階級)의 차(差)에 의한 자요, 후자는 민족(民族)의 차(差)에 의한 자이다. [평설] 실로 인간교육(人間敎育)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교육(敎育)의 대상(對象)에 차별이 있을 수는 없는 것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무교육제도(義務敎育制度)는 아직도 그의 완벽(完璧)을 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現實)일진대 이천여 년(二千餘年) 전 공자의 교육균등사상(敎育均等思想)이야말로
만고(萬古)의 탁견(卓見)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29) 도(道): 앞을 보면서 걸어가는 길.
130) [평설] 길이란 외길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길이 있는 것이다. 왕자의 길이 있고 패자의 길이 있고 은둔자의 길이 있고 종횡가(縱橫家)의 길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동지가 되어 같은 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은 그들의 본질(本質)이 다르기 때문에 종국적(終局的)인 화합 (和合)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131) 사(辭): 사신(使臣)을 전담(專擔) 접대(接待)하는 말.
132) 달(達): 전달되다. 통달되다.
133) [평설] 사신(使臣)으로서의 사명은 자기의 의사가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글은 잘 다듬어져야 하므로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지도 모른다. 지나친 수식(修 飾) 보다도 그 뜻의 통달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음악 선생이 만나려고 왔을 때 층계에 이른즉, 선생 “층계입니다.”
 앉는 자리에 이른즉, 선생 “앉는 자리입니다.” 모두들 앉은즉, 선생은 그에게 일러주기를 “아무개는 여기 있고, 아무개는 여기 있습니 다.” 음악 선생 면이 나간 후에 자장이 묻기를 “그것이 음악 선생과 함께 이야기하는 도리인가요?” 선생 “그렇다. 본시 음악 선생은 도와드려야 하는 거다.”
師 134) 冕 135) 見 136) 及階 子 曰階也 及席 子 曰席也 皆坐 子 告之 曰某 在斯 某在斯 師冕出 子張 問 曰與師言之道與 子 曰然 固 137) 相 138) 師 之道也 139)
134) 사(師): 악사(樂師).
135) 면(冕): 악사의 이름. 그는 장님이다. 음악 선생의 직업은 본시 장님이 맡았다.
136) 견(見): 만나러 오다.
137) 고(固): 본래.
138) 상(相): 돕는다. 인도한다. 상(相)이란 눈-목(目)-대신에 쓰던 단장-목(木)-을 뜻하므로 장님의 소지
품으로서 인도한다는 의미가 거기서 나온 것이다.
139) [평설] 공자가 악사(樂師)를 대접하던 태도를 밝힌 자로서 자장(子張)은 그것이 지나친 것 아닌가 하여 물은즉 공자는 그것이 바로 악사(樂師)를 돕는 길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끝내 사(師)로 칭 (稱)하고 그가 고자(瞽者)임을 말하지 않은 것은 유질자(有疾者)에 대한 측은(惻隱)한 마음과 아울러 그에 대한 예우(禮遇) 때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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