查拉图斯特拉如是说 3部 방랑자

단밤이 | 2023.12.27 17:27:10 댓글: 0 조회: 195 추천: 0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34685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방랑자42)


아침 일찍 건너편 해안에 도착해야 배를 탈 수 있기 때문에 차라투스트라는 한밤중에 섬의 산등성이에 올랐다. 산 너머 해안가에는 외국의 배들도 정박하는 훌륭한 부두가 있었다. 산 너머 해안가에는 외국의 배들도 정박하는 훌륭한 부두가 있었다. 그곳에서 배들은 지극한 행복의 섬을 떠나 바다를 건너려는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그런데 차라투스트라는 산을 오르는 도중에 젊은 시절의 방랑을 떠올렸다. 그는 이미 얼마나 많은 산과 산등성이 그리고 산꼭대기를 올랐던가.

그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나는 방랑자며 산을 오르는 자다. 나는 평지를 사랑하지 않으며,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한다.

앞으로 내가 어떤 운명에 처하고 어떤 경험을 하든, 언제나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산을 오르게 될 것이다. 인간이란 결국 자기 자신만을 체험할 뿐이다.

나에게 우연한 일이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나 자신의 것이 아닌 어떤 일이 나에게 새삼스럽게 일어날 수 있겠는가!

되돌아왔다. 나 자신은 물론, 오랫동안 낯선 곳을 떠돌며 온갖 사물과 우연들 사이에 흩어져 있었던 것들의 일부가 마침내 나의 집에 되돌아왔다.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이제 마지막 정상,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남겨둔 것 앞에 서 있다. 아, 나는 더없이 험난한 길을 올라가야 한다! 아, 나는 더없이 고독한 방랑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시간을 피하지 못한다. "이제야 그대는 위대함에 이르는 그대의 길을 간다! 정상과 심연 ㅡㅡ 그것은 이제 하나가 되었다!

그대는 위대함에 이르는 그대의 길을 간다. 그대 뒤에 더 이상의 길이 없다는 것이 이제 그대의 모든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그대는 위대함에 이르는 그대의 길을 간다. 아무도 그대 뒤를 몰래 따라가서는 안 된다! 그대의 발이 자신이 지나온 길을 지웠고, 그 길 위에는 '불가능' 이라고 써놓았다.

모든 발판이 사라졌을 때, 그대는 자신의 머리 위로 올라가는 법을 터득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어떻게 위로 올라가려는가?

그대 자신의 머리 위로, 그대 자신의 마음을 넘어라! 이제 그대에게서 가장 부드러운 것도 가장 준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언제나 자신을 너무 지나치게 아끼는 자는 결국 그 바람에 병들고 만다. 그러므로 준엄함을 칭송하라! 나는 버터와 꿀이 흐르는 대지를 칭송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보려면 자기 자신을 단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산을 오르는 자에게는 모두 이런 혹독함이 필요하다.

그런데 깨달음을 구하는 자로서 눈에 보이는 것에 집착한다면 모든 사물의 눈에 보이는 근거 이상의 것을 볼 수 있겠는가!

그런데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모든 사물의 근거와 그 너머를 보고자 한다. 그러므로 그대는 그대 자신을 넘고 올라야 한다. 위로 저 위로, 그대가 바로 별 위에 오를 때까지!"

그렇다! 나 자신과 나의 별들을 내려다보는 것, 나는 그것을 비로소 정상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나에게 남겨진 최후의 정상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산을 오르면서 준엄한 잠언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의 상처가 컸기 때문이다. 산등성이에 올랐을 때, 눈앞에 다른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산등성이의 밤은 춥고 맑아 별들이 환히 빛나고 있었다.

그는 마침내 슬픈 어조로 말했다. 나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다. 자! 나는 각오가 되었다. 바야흐로 나의 마지막 고독이 시작되었다.

아, 내 발밑의 이 검고 슬픈 바다여! 아, 이 충만하고 음울한 불쾌감이여! 아, 운명과 바다여! 난 이제 그대들에게 내려가야 한다!

나는 가장 높은 산 앞에, 가장 긴 방랑 앞에 서 있다. 그 때문에 내가 일찍이 내려갔던 곳보다 더 깊이 내려가야 한다.

내가 일찍이 내려갔던 곳보다 더 깊이 고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고통의 검디검은 밀물에 다다를 때까지! 나의 운명이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자! 나는 각오가 되었다.

나는 한때 이렇게 물었다. 가장 높은 산들은 어디서 오는가? 그때 나는 그것들이 바다에서 온다고 배웠다.

그 증거는 산의 바위와 산꼭대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바다 부근에 가서 이윽고 벼랑 아래에 홀로 섰을 때 그는 피곤해졌고, 그 어느 때보다 그리움에 사무쳤다.

이제 만물이 잠들어 있구나. 그가 말했다. 바다도 잠들어 있다. 바다의 눈은 잠에 취한 채 낯선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나는 바다의 숨결이 따듯하다고 느낀다. 나는 바다가 꿈꾼다고 느낀다. 바다는 딱딱한 베개를 베고 꿈꾸면서 몸을 뒤척인다.

귀 기울여 보라! 귀 기울여 보라! 나쁜 기억으로 신음하고 있지 않은가! 아니면 나쁜 기대로?

아, 그대 어두컴컴한 괴물이여, 난 그대와 더불어 슬프고, 그대 때문에 나 자신을 원망한다.

아, 내 손이 충분히 강하다면! 참으로 나는 그대를 악몽에서 꼭 구해 주고 싶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면서 우울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비웃었다. 그가 말했다. 이런! 차라투스트라! 그대는 바다에게 위로의 노래라도 불러주려는가?

아, 그대 사랑스러운 바보, 차라투스트라, 남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자여! 하지만 그대는 언제나 그랬다. 그대는 언제나 온갖 무시무시한 것에 친밀하게 다가갔다.

그대는 언제나 온갖 괴물을 쓰다듬어주려고 했다. 따스한 숨결, 발에 난 부드러운 털. 그대는 곧장 그것을 사랑하고 그것을 유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랑, 살아 있기만 하면 무엇이든 사랑하는 것은 가장 고독한 자에게 위험한 것이다!

참으로 사랑 앞에서 나의 어리석음과 겸손함은 우스꽝스럽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면서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때 그는 떠나온 벗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상념이 그들에게 몹쓸 짓이라도 한 것처럼 자신의 상념으로 인해 분노했다. 그러자 웃던 자도 울기 시작했다. 분노와 그리움에 차라투스트라는 슬피 울었다.



42) 니체는 1879년 3월부터 9월까지 바젤, 제네바, 취리히, 라이프니츠, 나움부르크 등으로 열여섯 번이나 거주지를 바꾸며 방랑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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