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봄봄란란 | 2022.04.15 11:32:33 댓글: 0 조회: 573 추천: 0
분류이쁜시 https://life.moyiza.kr/goodwriting/4363668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잎의 마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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