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밤

옛이야기 구절-정지용

봄봄란란 | 2022.04.13 15:00:45 댓글: 0 조회: 615 추천: 0
분류이쁜시 https://life.moyiza.kr/goodwriting/4363198
집 떠나가 배운 노래를
집 찾아오는 밤
논둑길에서 불렀노라.

나가서도 고달프고
돌아와서도 고달펐노라.
열네 살부터 나가서 고달펐노라.

나가서 얻어온 이야기를
닭이 울도록,
아버지께 이르노니-

기름불은 깜박이며 듣고,
어머니는 눈에 눈물을 고이신 대로 듣고
니치대던 어린 누이 안긴 대로 잠들며 듣고
윗방 문설주에는 그 사람이 서서 듣고,

큰 독 안에 실린 슬픈 물같이
속달대는 이 시고을 밤은
찾아온 동네 사람들처럼 돌아서서 듣고,

-그러나 이것이 모두 다
그 예전부터 어떤 시원찮은 사람들이
끊이지 못하고 그대로 간 이야기어니

이 집 문고리나 ,지붕이나,
늙으신 아버지의 착하디착한 수염이나,
활처럼 휘어다 붙인 밤하늘이나,

이것이 모두 다
그 예전부터 전하는 이야기 구절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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