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몇자 적습니다...

제대로병 | 2021.12.19 23:19:14 댓글: 7 조회: 1083 추천: 1
분류생활잡담 https://life.moyiza.kr/lifejob/4335037
20살 군 제대 후 고향 복귀하여, 21살 광동으로 나왔습니다...

자신의 선택이라면 북경을 1순위로 하였을 거고, 광동성을 선택 하더라도, 심천을 선택 하였을 것이였지만...
그 어떤 사람을 찾아 당초 삼성전자가 자리잡고 있었던 혜주시로 오게 되었습니다.

첫 직장은 그나마 편하고 보기 좋았던 구매직으로 시작하여, 10년간 광동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연길)에서 나오고 나니, 모든것이 신비롭고 희망차 보였고, 앞날은 무조건 좋을 거라는 맹목적인 자신이 생기기도 했었고.
어느덧 30대가 넘게되어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떠오르게 되면서 불안감이 늘어지고 있습니다...

첫 직장 1년 쯤 바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혜주시에 집을 사서 더더욱 이 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그러다 2015년,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고향으로 들어가게 되어 반년간 고향>북경(치료) 을 왕복으로 다녔었습니다.
2016년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광동으로 들어오게 되었고,,,첫 직장 부도후 협력업체 사장님을 따라 베트남에 가서 1년+간 타국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부터 정이 많았던 할머니가 작은 아들 사망으로 상심이 크셨고,, 1년넘게, 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서로 힘든 1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창문 밖을 내다보는 눈빛이 생각이 나서, 노인이 계실때 옆에 있어줘야 하는게 맞겠다...라는 생각으로 사장님께 귀국을 청시했습니다...

아버지는 생전에 고향의 건축업계의 어느정도 존경을 받고,,인맥도 좋은 분이였습니다...
군복무 첫해부터 저한테 제대후 제가 원하는 직장을 마음껏 고르라고 하셨고,,, 그때는 웃음으로 이 얘기를 넘겼었지만,, 잃고서야 중요함을 느끼게 되는지라...항상 든든했던, 큰 나무가 사라진 공허감을 느끼게 됩니다...

집 대출도 갚고 있고...집 팔고 고향으로 들어올 생각은 한적 있으나,, 결국은 그렇게 안되었고,,, 베트남에서 사직 후, 수입이 없는 상태로 2018년 구정을 앞서 고향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고향에서 무얼 할 수 있을까...
급한 마음에, 급하게 들어오다 보니,, 고향에서 안정하고 오랜 시간동안 있을 수 있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2개월 동안 고향에 있으면서,, 있을 수록 고향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해지고, 이러저러한 모순들로 머리가 복잡 해 지곤 했습니다...

그 이후 추운 겨울 날 차고 찬 바람 냄새도 참 친근하다는 느낌이 들고(광동에 계신분들 공감 할 듯...), 광동으로 나온 자신이 미워지기 시작했었고.... 갈 수록, 나와있는 곳에 대한 귀속감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9년간 구매직으로 직장을 다니다가, 지난 2020년부터 전자소재로 영업직을 시작하게 되었고,,,
직장은 많은 친구들 부러워 할 정도로 자유로우나,, 중/한 문화적 차이 문제로, 중국 시장의 영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요즘 스트레스가 작지 않습니다...

마침 어제 심천에 계신 조선족 선배님을 방문하여 하루종일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은 배터리 소재/수소 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에, 음식점 운영, 등 여러가지 사업으로 성공을 하셨고...조언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방콕하여 인터넷에서 방향을 찾아보려고 하지만...쉽지가 않네요...

밤 늦게 인터넷을 들추다가, 이 곳이 생각 나서, 생각이 드는데로 몇마디 투덜거리고 갑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소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추천 (1) 선물 (0명)
IP: ♡.113.♡.170
닭알지짐닭알지짐 (♡.25.♡.52) - 2021/12/20 05:02:43

저의 아버지도 2015년에 병으로 돌아가셧습니다.
항상 든든하게 여겼던 큰 나무가 사라진것같아
마음이 공허하다는 님의 말씀이 무척 공감이 가네요~
제대로님께서 여직 열심히 잘 사셨던만큼
앞으로도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오라지 않으면 새해가 되는데 하시는 일마다 술술 잘 풀려서
대박나길 기원합니다. 화이팅요~ ㅎㅎㅎ

제대로병 (♡.30.♡.43) - 2021/12/21 01:20:08

ㅎㅎ. 감사합니다. 활약이 많으시네요. 그리고, 제대로가 아니고, 제대로"병"입니다.“兵”!“兵”!“兵”!

닭알지짐닭알지짐 (♡.162.♡.74) - 2021/12/21 10:23:59

어마나 놀래라~ 한번 알려줌 될걸 세번씩이나 삥삥삥ㅋㅋㅋ

새로운세계로 (♡.104.♡.28) - 2021/12/20 10:58:40

광동에 긴시간있다보면 후회될때가 가끔있죠
졸업후 연변에서 자리잡았더라면 어떤 결과였을지 ...
인생은 재방송이 없으므로 열심히 하느라면 성공할날이 올겁니다

제대로병 (♡.30.♡.43) - 2021/12/21 01:56:39

네,
2010년11월27일 제대하여 연변에 들어와서...전우들은 집에서 놀고 있을 때 12월 부터 영업을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 했고, 실적만큼 급여가 들어오는걸 보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 사고,,,할머니께 노인용 작은 휴대폰도 사드렸고...

인상이 깊었던게...군 생활 할때엔 하루 일과가 어찌됐건...식사 시간이 되면, 식당에 가서 밥을 먹게 됩니다...
제대이후, 끼니를 챙겨야 할 돈을 벌어나가야 한다는 점이 어느 한순간 앞으로의 큰 부담으로 될 것 같았습니다...

더 큰 터전과 시장을 찾아가자는 초심으로 나오게 되었고, 나오기로 한 결정이 맞다고 확신 했었습니다...
가끔 힘들 때엔, 아버지가 찾아줄 수 있는 직장을 안정하게 다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 도 한적이 있었고...

그나마 돈이 잘 들어왔을 시절에, 고향에서 낮은 급여를 받으면서 직장 자랑을 하는 전우가 이해가 안되기도 했지만...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강해지면서...
고향에서 안정한 생활을 지내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 지기 시작합니다...

고향 친구한테 "정말 고향에 들어오고 싶은데...들어오면 먹고 살 방법을 못 찾을 것 같다...(외지에 계신분들 공감할 듯..)"라고 얘기를 하면, 잘난척 한다고만 해서...대화가 이어지기 힘들었습니다...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지...

모두 부자 되기를 바랍니다.^^

코스모스Q (♡.48.♡.206) - 2021/12/20 16:40:05

싱글이라면 솔직히 본인이 원하는 고향에서 생활하면 지금보다 행복지수높아지겠지요 애들은 없나요? 애들이 있다면 돌아가는게 맞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왜냐면 애들은 또 우리처럼 외지에 나오게 돼있어요 그럴바에는 우리가 버티는게 낫지않을가요

제대로병 (♡.30.♡.43) - 2021/12/21 02:09:29

죄송합니다;; 싱글입니다.ㅡ.,ㅡ

감성적으로 생각을 하면, 할머니가 계실 때 고향에 있고 싶지만...냉정하게 판단을 하면....그러할 능력이 안된다라고 밖에 얘기를 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외지에 나와있는 조선족들은 모두 같은 고민을 해본적이 있을겁니다..

고향을 나와서, 가정을 이루게 되면 자식들한테 우리만큼 우리민족의 말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부모가 모두 조선족이더라도, 환경이 안되다 보면 모두 어려울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얼마전 광동 현지의 동생이, 눈 보러 연길에 갔습니다...

친구한테 부탁을 해서 밥 사주라고 했고, 여기저기 먹거리나 꼭 다녀야 할 곳들을 가르쳐 주면서, 고향이 많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나오게 되어 있겠지만, 지금의 저희처럼 고향에 대한 감정은 심어주고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싱글 주제에 너무 먼 생각을 하는건 아닌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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