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vitamin201902 | 2021.07.02 15:49:27 댓글: 1 조회: 2479 추천: 4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4273878
안녕하십니까.
외할머니란 글을 보고 처음으로 모이자에 적어봤습니다.

외할머니 돌아가신지 2년,지금도 외할머니 생각만 하면 가슴이 막히고 울컥합니다.
나한테는 외할머니가 이 세상에서 유일한 안식처였고 외할머니가 없다는건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였습니다.
2019년 6월 출장으로 외지에서 일년넘게 일하다가 가끔 한국이나 일본에 바람도 쏘일겸 다녀오고 했는데 6월에도 일본에 4박5일로
가게 되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 가기전에는 항상 외할머니한테 전화를 해서 뭐 필요한거 있나 물어보고 ,그때도 용각산 사탕에 파스에 이것저것 필요하다고 해서 사와서 보내드릴려고 했는데 일본 갔다오니 외할머니한테서 갑자기 많이 아프시다는 전화가 와서 그 이튿날로 바로 고향에 가는 비행기표를 끊었습니다.
전화상으로 목소리를 들었을때는 환자같다는 생각도 안들었고 병원에 좀 입원하면 금새 낫겠지 했는데 그래도 가는 내내 마음은 넘 불안했습니다. 비행기 직행이 없어서 장춘까지 비행기타고 뚱처로 2시간반 넘게 가야 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가는 동안 마음속에는 오직 외할머니 생각뿐,도착해서 병원으로 가니 외할머니는 누워서 이미 일어날수 없는 상황이였고 처음 날 보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왜 이렇게 오래 된 옷을 입고 다니냐구 이젠 오래 된 옷은 입지 말고 다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제가 옷이 없어서 그 옷을 입은것이 아니고 그냥 편하고 그리고 색상이 좀 낡아보일뿐이지 몇년 되긴 했지만 그래도 입을만한 옷이였습니다.제가 원래 한번 사면 다 손빨래를 하니까 옷을 오래 입는 스타일입니다.(이튿날 외할머니가 돈을 주시면서 아래위 옷을 사입으라고 해서 사입고 외할머니한테 보여드렸습니다.)

난 그렇게 말씀하시는 외할머니 품에 안기면서 빨리 일어나라구 왜 이렇게 누워있냐구 했더니 외할머니가 날 밀치면서 냄새나니까 저기 가 앉으라구 하셨습니다 .그 날은 넘 늦게 도착해서 별로 얘기도 못하고 저녁에 잠도 안오고 해서 이튿날 새벽 4시 좀 넘어 병원갔더니 외할머니 몸 좀 깨끗이 닦아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원래 깔끔한 분이시라 외숙모 외삼촌한테는 그런 말이 안떨어지는지 나보고 몸을 닦아주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매번 외할머니 만날때마다 집에서든 사우나에 모시고 가든 가면 다 내가 온몸 다 밀어들이고 했었습니다.사우나에 가면 때밀이아줌마한테 밀어라고 해도 부끄러우시다고 항상 나보고 밀어달라구 합니다. 솔직히 외할머니 온몸을 밀어들이고 한건 울 가족중에서 나뿐입니다.
난 외할머니한테 갈때마다 때 밀어들이고 귀도 다파드리고 얼굴에 파인곳에 까만 먼지같은거 들어간거 있으면 바늘 같은거로 해서 파드리고 그날도 병상에서 나보고 몸 좀 닦아주라고 하는데 몸을 닦아주는데 다리에 힘이 다 빠져서 움직일수 조차 없는 외할머니를 보는데 정말 눈물이 지체할수 없이 흘렀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
마음 같아서는 그냥 있고 싶었는데 회사일도 있고 해서 3박을 하고 돌아오는데 돌아오는 날 마지막으로 외할머니를 보고 나오는데 정말 오는 내내 눈물이 줄줄...
외할머니가 평소에도 나한테 하신 말씀이 내가 죽으면 다른 사람은 다 울수 있어도 너만은 울지 않아도 된다..너처럼 외할머니한테 잘해주는 외손녀도 별로 없으니 제발 나 죽으면 울지 말거라...돌아와서 얼마 안돼서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10일전에 외할머니랑 화상 통화를 했는데 내가 제발 나보더라도 일어나라고 외할머니 없으면 나 어떻게 하냐구 유일한 안식처인데..그랬더니 걱정마라 나 안 죽는다 해놓구는 결국은 돌아가셨습니다.그 목소리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돌아가셨다는 통보를 받고도 난 갈수가 없습니다. 일때문이 아니라 돌아가셨다는걸 인정하는게 힘들어서 갈수가 없었습니다. 외할머니 마지막 모습을 볼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나 자신이 무너질것 같아서..
이제 2년이 지났지만 한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외할머니는 자기가 죽으면 태워서 날려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훨훨 날아서 내가 있는곳도 올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가끔은 제가 살고있는 집이 층수가 38층이라 창문에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보면서 외할머니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때면 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릅니다.아직도 외할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막혀버립니다..아빠가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가 많이 아프고 그해따라 동생도 아파서 중환자실에 들어가고,, 정말 지금까지 살면서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고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제일 먼저 외할머니한테 전화하고 했었는데 그런 안식처가 없어졌다는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슬픔에 잠겨서 울다가 자버리고 한 날이 정말 수없이 많았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해놓은것도 많은건 아니고 그리고 학교졸업하고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킨것도 별로 없는거 같아서 일년이 지난 작년부터는 새롭게 영어공부도 다시 시작하고 차곡차곡 능력을 쌓아가고 있는중입니다..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아침 6시에 회사나와서 인터넷 강의도 2시간씩 듣고 그리고 업무보고 하는데 항상 아침 에 집에서 나와서 차 타기전에는 속으로 빌어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고 엄마 동생 아프지 말고 자기 자신이랑 한 약속 지키자고 말입니다.

회사에서 오전에는 온 오전 미팅 오후에도 미팅이 있는 날이 많은데 오늘은 미팅도 없고 금요일이라 모이자 보다가 갑자기 외할머니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추천 (4) 선물 (0명)
IP: ♡.113.♡.37
Kada (♡.246.♡.141) - 2021/07/28 09:27:46

좋은인연 만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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