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5

내고향제일 | 2021.03.19 08:35:35 댓글: 1 조회: 1983 추천: 3
분류수필·산문 https://life.moyiza.kr/mywriting/4239783

이상황에 교포에 대한 이런 우대 정책이 나와서 하늘이 돕고 있는데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서 외할머니는 출생지를 떠난지 50여년만에 다시 한국땅에 발을 밟게 되였다.

한국에서 이모와 외삼촌은 새벽에 일나가면 저녁 늦게야 집에 들어온다. 주위에 비슷비슷한 골목길이 많아서 외할머니가 집을 나갔다가 길을 잃을가봐 혼자서 밖에도 나가지 못하게한다. 한국에서는 옆집에 누구사는지도 모른다. 대다수가 안정된 일자리가 없어 일당을 다니거나 노가다일을 하다나니 빠르면 몇달 오라면 일이년사이에 맡은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자리있는곳으로 떠나야한다. 한국의 동서남북 어디라도 일자리가 있으면 떠나야한다. 일자리가 바뀜에 따라 일이년에 한번씩 이사하는것도 정상이고 또한 모두들 날이 휘두름히 밝으면 집을 떠나고 어두워야 집에 들어오다나니 옆집에 누구 사는지 관심할 겨를도 없고 서로의 집문도 항상 꽁꽁 닫겨져있다. 자식들이 일 나가면 외할머니는 이십평나마되는 반지하에서 티비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낮이던 밤이던 한국의 거리는 밝고 흥성거리고 반짝거리지만 대부분 교포들이 살고 있는 집들은 골목길에 있는 비좁고 주위환경도 차한 낡은 집들이다. 가구도 고향집가구보다도 뒤떨어진 중고이다. 타국에 와서 돈버는 목적이 향수가 아니다. 돈벌어 집에 보내서 빚도 갚고 애들의 교육과 집사람들의 생활에도 보태써야하니 돈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 애들이 부모의 교육과 배려가 필요한시기도 옆에서 있어주지 못하고 자식의 소중한 성장과정도 같이 즐기지 못하고 천리밖의 타향에 와서 돈버는것외의 기타 활동은 너무나 사치하다.

외할머니는 삼촌이나 이모가 휴식하는 날이되여야 자식들과 함께 한국친척들을 방문하고 영주권에 대해 한걸음씩 준비를 할수있다. 이런 절반 감옥생활을 외할머니는 일시 적응할수없었다. 한국에 간지 한달도 안되서 외할머니는 고향에 돌아오겠다고 난리를 쳤다. 출생지에도 흥취가 없고 어릴때 갈라진 사촌형제들과 만나도 애틋한 감정이 없다. 같은 피줄이라 하지만 서로의 기억에도 대방이 없고 한국말에도 알아듣지 못할 외래어들이 많아 외할머니한테는 대방의 말뜻을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만나도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서울의 거리도 지하철도 낮이나 밤이나 웬 사람이 그리도 많은지 항상 인산인해이다. 고향에선 보지도 못했던 맛있는 음식들 이쁜옷들도 많지만 외할머니의 마음을 끌수없다. 집안에 있는 비좁은 화장실도 습관이 안된다. 어쩌다 자식들과 거리에 나가도 복잡하여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릴수없다. 한번 나갔다오면 머리가 아프다. 외할머니한테는 몇십년 생활해온 조용한 향수촌이 제일이다. 농촌에 흔한 감자나 옥수수를 삶아도 앞뒤집이나 옆집과 나눠먹고 일이 있으나 없으나 하루에도 몇번씩 이웃집에 훌훌 놀러다닐수있는 고향이 그립다. 집에 사람이 있으나 없으나 문이 활짝 열려져있어도 도적이없는 고향에 가고싶다. 공동한 추억이있고 같은 환경에서 생활해온 마을사람들을 만나야 친근하고 동네방네 할말이 끝이 없다. 빨리 자기가 익숙한 그자리로 돌아가야한다.

외할머니의 영주권도 빨라야 석달은 걸린다한다. 이미 한국에 온바에 힘들어도 좀 참고 기다려달라고 자식들이 애걸도 하고 도리도 따지고 얼굴을 붉히며 설득도 하였지만 외할머니의 고집은 누구도 감당할수없다. 지금까지 겨우 견뎠고 이미 극한에 왔단다. 석달이 삼십년과 같다는데 더 뭐 말할게 있는가.

다른집 부모들은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칼산에도 오르고 불바다에도 뛰여든다는데 한국에서 아무일도 하지 않고 호의호식이 뭐가 힘들다고 석달도 못있겠다는건가. 작은 마을에서 몇십년을 살아온 외할머니는 60대인 자신을 집에서 가족들의 하루 삼식(三食)을 책임지고 터밭이나 가꿔야하는 늙은이로 생각하지만 한국거리를 나가보라 육칠십살에 노가다다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60살이청춘이라 한다. 지금은 100세시대라고 한다. 외할머니도 이런 젊은 마음가짐으로 차츰 한국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수없는가? 그러나 누구도 외할머니의 고집을 이기지 못한다. 아무튼 외할머니는 한국에서 한달도 있지 못하고 고향에 돌아왔다. 외삼촌들도 이모도 십여년이 지난 오늘 이 말을 꺼내도 여전히 외할머니의 고집에 머리를 젓는다. “고집불통이라도 그런 고집불통 세상에 어디 또 있겠니, 한번 아니라하면 소 열마리로 잡아당겨도 돌아서지 않는 사람이야 두손 두발 바싹 들었다니깐…”

사람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다르다. 외할머니도 그때 제일 어려운 적응고비를 넘기고 한국의 편리와 현대화생활에 단맛을 들였으면 그 시기에 같은 원인으로 한국에 가서 정착한 다른 노인들처럼 어쩌다 몇년에 한번 볼일이 있어 고향에 와서도 첫 이삼일은 고향사람들과의 회포에 흥분하지만 몇일 못있고 살기도 불편하고 농촌의 밖에 있는 화장실도 더러워 못다니겠다며 한국 돌아가지 못해서 안절부절못할것아닌가. 사람의 습관이란 참 무섭다. 몇십년 습관도 일단 업그레이드 (upgrade) 된 생활에 개변이 되면 다시 되돌아오기 힘들다. 타향도 정이들면 태여나서 자란 고향보다 더 친절한 두번째 고향이 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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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투 (♡.43.♡.216) - 2021/03/19 13:36:44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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