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너만 바라볼게 5

호수 | 2021.04.16 17:06:57 댓글: 0 조회: 1369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47821

열븐 조은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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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진이가 막 집에 들어서는데 최과장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디야?>

<집에 막 도착했어>

<별일 없었지?>

<무슨일 너까지 왜 이렇게 사람 피곤하게 해>

<... 알서 일찍 자>

희진이는 그대로 쏘파에 쓰러졌다. 몸을 움츠리고 중얼거린다.

<여보~요즘 회사에 엄청 피곤한 녀석이 하나 왔는데 하필 그놈 목소리 여보랑 너무 닮았어 그사람

목소리 듣노라면 여보가 자꾸 생각나. 나는 그사람이 왠지 감당이 안돼~~너무 힘들어>

<여보가 너무 보고 싶어...>그러는 희진이의 눈가에 눈물이 맻혀 앞이 희미해 졌다.

잠결에 깨여나 보니 흐느끼다가 언제 침대로 가 잠들었는지 어제 옷차림 그대로 침대에 몸을 사그

리고 있었다. 얼핏 봐도 상태가 말이 아니다. 창백한 얼굴에 두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희진이는

비틀거리며 쏘파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잠에서 덜깬듯 중얼거렸다.

<여보 나 꿈꿧어. 여보와 함께 늙어 가는꿈, 우리 둘다 머리가 하얗게 변해 있었어. 근데 여보가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 희진이의 눈에서 어느새 또다니 눈물이 얼굴을 타고 주루룩 흘러 내렸다.

갑자기 희진이는 두손으로 눈물을 쓱 닦고 몸을 이르켰다. 이렇게 하염없이 흐트러져 있을순 없었

다. 몸을 이르키는 순간 달력에 눈길이 먿었다. 아~~ 주말이구나. 참말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상태로 출근이 사실 너무 무리 였으니까 근데 주말마저 까빡하고 있엇다니.. 아무튼..희진이는

느긋이 씻고 나와 옷을 갈아입고 주방에 섰다. 씻고나오니 한결 상큼해 졌다.음..그럼 오늘아침은

자극성 있는 닭볶음탕으로...

아침밥 먹고 본격적으로 대청소를 시작했다. 매주 주말의 반복이다. 안방 거실 화장실,밀린 빨래까지...

어느덧 시계가 오후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시간이면 정령이가 학원 마치고 집에 있을시간이다.

<엄마~> 반가운 얼굴이 화면에 나타 났다.

<어 밥 먹었어?>

<오 엄마 나 다음주 토욜 오후 두시 티겟으로 끊었어 . 마중오는거 잊지말고..>

<아, 그래 알았어. 그동안 할머니 말 잘듣고 학원 잘 다니고.. 다음주 봐~>

곧 정령이가 방학한다. 방학동안 희진이 한테 와서 머무르다 간다.

<예쁜 내 새끼 하나밖에 없는 내새끼 찬열이가 유일하게 남겨놓고 떠나간 내 새끼..>

<고마워 여보~~>

또 정신줄을 놓으려고 한다. 희진이는 마음을 추스리고 커피머신으로 다가갔다. 원두 갈리는

소리가 드르륵 드르륵 히고 신나게 울려 퍼졌다. 갑자기 정국이가 생각났다. 딱 이시간이구나

정국이가 커피 타가지고 희진이 사무상에 살며니 올려 놓던 시간. 커피잔을 들고 머리를 털며

발코니 테이블에 앉아 느긋이 커피를 음미하며 창문 밖을 유심히 바라라 본다. 창문을 열자 시원한

공기가 훅 들어왔다. 희진이는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갑자기 가슴이 펑 뚫리는 기분이다. 음..

바다나 한번 가볼가? 희진이는 바다를 너무 좋아했다. 주말이며는 항상 바다로 가자고 찬열이를

졸랐었다. 한겨울에도 겨울 바다 보여달라고 그러면 또 못이기는 척 .. 바다는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고 볼때마다 새롭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서글퍼진다. 문뜩문뜩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최과장이다. 요즘 부지런히 전화하네

음...

<어디야?>

<나 바다 나왔어. 왜?>

<너 또 거기서 혼자 청승 떨고 있지 내가 갈게..>

<아니야..>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전화가 끊어 졌고 한참후 최과장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두사람은

말없이 바다가를 거닐었다. 그녀는 살짝 불편했다.

<그만 돌아가자>

두사람은 그녀집 근처에 왔다.

<밖에서 맥주나 한잔하자>

<그럴까>

두사람은 가까운 바에 들어가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았다.

<이게 얼마만이야 너랑 이렇게 마주앉아 한잔하는게>

<우리가 자주 만날 사이는 아니 잖아>

<너.. 아직도 그렇게 괜찮은척 아닌척 하고 살거야 찬열이가 떠난지도 2년이 넘었어 이제 좀

혜여 나와.시간이 약이라고 이제 아물때도 됐잔아>

<정말 시간이 약이라면 이세상에 잊을수 없는고통과 치유할수 없는 아픔이 어디 있겠어.>

<넌 몰라 찬열가 있어 난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꼈고 찬열이 있어서 난 숨쉬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어>

<찬열이도 니가 이러고 있는거 원하지 않을거야. 니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모습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사실 너한테 문은 항상 열려 있어 너 스스로가 마음에 문을 열지 못할뿐이야>

<아는척 하지마.>

희진이는 맥주병을 들어 벌컹벌컹 들이켰다. 최과장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한참 침묵이 흐르고

최과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참 정령이 올때도 됐잔아?>

<오 다음주 토욜일에 와>

<같이 마중가자>

<니가 왜>

<왜긴왜야 정령이도 나 아저씨 아저씨 하며 많이 좋아하잖아>

<사실 니가 아저씨는 아니지 결혼도 안한 사람이 무슨 아저씨야. 다음에 오면 삼촌이라 부르라

할게.>

<아니 난 정령이가 아저씨라 부르는게 좋은데..>

희진이가 출근하면 정령이가 집에 혼자 있는게 안쓰러워 희진이는 가끔 정령이를 데리고 사무실로

갔었다.

그때면 최과장은 항상 정령의 먹거리를 챙겨왔고 퇴근해서는 희진이를 밥도 사줬다. 사실 희진이의

일이라면 최과장은 누구보다 발벗고 나섰다. 그런 최과장이 희진이는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최과장은 한참 뜸들이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정국이 말이야. 너무 가까이 하지마>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그사람 좀 치워줘>

<배경이 복잡한 사람이야>

<그 배경이 난 하나도 안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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