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헤여지고 싶어 (4)

카풋치노 | 2021.02.01 22:42:54 댓글: 4 조회: 2259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225021
4. 남자


띵동... 문자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 
여자 터우샹: 자? 

여자 터우샹: 자? 

여자 터우샹: 할 말이 있으니 전화 좀 받어. 

남편 터우샹: 무슨일인데 문자로 얘기해, 자꾸 전화하지말구. 

여자 터우샹: 꼭 그렇게 냉정하게 대할거야? 내가 무슨짓이라도 할가봐 겁나? 아무것도 안할테니 저녁에 (***) 로 나와. 나올때까지 기다릴게. 

...................................


어이없게도 톡 대화기록을 캡쳐해 보낸 문자였다. 

갑자기 소름이 확 돋는다. 
남편과 다른 여자의 대화 내용에 화가 난게 아니라 다른사람의 은밀한 대화내용을 추적해서 또 다른 사람한테 보내고 있는 뒤에 숨은 그림자가 너무 무섭고 소름이 끼친다.
이런 추접한 짓을 하고 있는 사람이 내주변을 어슬렁거린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문자내용중 남편의 태도로 보아하니 둘사이에 아무런 일이 없었던건 확실한거 같고 여자는 분명히 옛여친일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영미한테 전화를 걸어 저녁에 만나자고 약속했다. 
(***) 식당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식당에서 보기로 했다. 

이쁘게 치장하고  일년에 한번 입을까말까 하는 원피스도 차려입고  약속장소에 나갔다. 

나는 영미와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나와 그여자가 말한 식당 맞은편에서 한참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의해보았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짓이였지만 확인하고 싶었다.

어떤년인지 걸리지만 해봐,아주 그냥 멱살을...
휴, 그럴 담도 없으면서...

입으로는 믿는다고 하지만 마음은 항상 불안하다. 
수상한 번호로 처음 남편과 옛여친의 사진을 받았을때부터? 아니, 어쩌면 남편이 처음 동영상을 보여준후 옛여친이라고 말했을때부터인지 모른다. 
나는 점점 의심병이 심해지고 있었다. 
남편이 혹여 문자를 하고 있으면 그여자와 하는건 아닌지 의심되고... 혹시 늦게 퇴근한다고 하면 그여자를 만나는건 아닌지 의심이 들고...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자신이 너무 싫어진다.

영미가 도착한후 우리둘은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은 일찍 나왔네, 바쁜시기 아니야? 일찍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머리두 복잡하고... "
"왜 무슨일 있어? "
"좀 마시며 얘기하자"
"쭈쭈, 별별일이네, 술 다시 마이기로 했구나, 그래, 술두 안마시고 무슨멋에 사니~"
"쓸데없이 니가 또 어디가서 내가 수술했다느니 그런 말 할가봐 겁나서 그런다. " 
"술자리에서 술피하는 방식이 그게 최고야, 너가 애기 가질려구 몸보신 하고 있다고 해봐라, 얼마나 어색하겠니~ 근데 너 얼굴이 말이 아닌데? 너네 오빠가 혹시 속썩여? "

오래된 친구는 만나면 편하고 가릴것이 없이 다 털어놓을수두 있고 모든걸 구지 다 얘기하지않아도 반은 이미 알아차리고 있는게 너무 좋다. 

"귀신이네"
"진짜야! 혹시 여자 생겼니? "

나는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럴사람 아닌거 알지? "
"그런사람은 머 얼굴에 새겨졌나? 처음부터 나는 그런 사람이다 하는 남자도 없다네"
"... "
"이쁘게만 치장하면 머하냐, 너 눈빛이 다 죽어있는데, ㅉ ㅉ"

나를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아마 내가 이쁘게 보일지 몰라도 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있는 친구 눈에는 다 보이나보다. 
나 진짜 미치겠다!!! 하고 소리만 지르지 않았을뿐이지 얼굴에 딱 그려져있나보다.
이년은 지금 무지하게 우울하고 힘듬... 

"나는 지금도 가끔 너네 둘 만난거 생각하면 믿기지않는다. 그런 인연이 다 있다니! 나는 왜 여태 그런 사람 아직두 못만나지... "

남편과의 첫만남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소개팅 장소에 나갔다가 우연하게 이루어진 만남이였다... 

"나 지금까지 호철이한테 그일로 얼마나 미안하던지... 헉... "영미는 하던 말을 멈추고 입을 막았다. 
"머라구? 누구? "
"하하, 이거 진짜 비밀인데.. 에잇 모르겠다, 속시원하게 오늘 다 불어야겠다~사실 그날 너한테 소개시켜준 남자가 호철이였다. "
"머? 그래? 근데 왜 지금까지 얘기안했지? "
"나야 너한테 말하려구 했는데 호철이가 너한테 말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더라... 그리고 후에 너랑 너네 남편 잘 만나고 있으니 또 부질없이 얘기해봤자 머하겠냐, 호철이 그때 너랑 소개팅 시켜달라고 그렇게 부탁했었는데 ~내가 정말 얼마나 미안했던지 몰라. "


6,7년 전으로 돌아가본다... 

서른에 들어서니 주위에서 소개팅이 부쩍 늘어났다. 
엄마가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 총동원해서 좋은 남자 있으면 자기딸한테 소개시켜달라고 소문을 내고 다닌 탓인지 거의 일주일에 한번은 소개팅이 들어왔다. 
연애하고 싶어서 어디 괜찮은 사람 없나 찾았을땐 한명도 안보이더니  마음을 접으려고 하니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이였다. 

엄마 친구가 소개한 남자... 
동갑이였고 인물도 훤칠한 남자, 집안형편도 좋았던거같다. 결혼을 하면 아내는 집에서 애낳고 주부생활을 하면 된단다. 돈은 자기가 벌어오면 된대, 애는 둘이면 좋겠단다. 결혼은 빨리 했으면 좋겠단다... 

엄마 아는 동생네 조카... 
여덟살 연상인 남자, 작은 키에 착해 보이는 인상이였다. 나랑 눈도 못마주치고 수줍은지 귀가 계속 빨개있었다. 말도 몇마디 못하고 긴장한 탓인지 겨우 한마디 얘기하고는 물한컵씩 들이키군 했다...

사촌언니 친구의 친구에 동생... 
첫눈에 호감이 가는 스타일, 직업도 좋고 잘생겼고 웃는 모습도 이뻤던 남자였다. 여자들한테 인기 많을것 같은 사람, 기분 좋은 소개팅이였지만 그날따라 흰티에 청바지 바람으로 나타났던 내가 상대방 눈에 들리가 없었다... 

그리고 나의 베프인 영미까지 소개팅 주선자가 될줄이야... 

"너까지 왜 이러니? 나 좀 쉬자~휴... "
"정말로 좋은 사람이야, 너한테 반했대 크하하~소개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친구 한명 더 사귄다 생각하고 나가봐라~"

영미의 열정을 이길수가 없어 약속한 커피숍으로 나갔다. 
전화번호도 못받았고 사진도 못받아봤고 상대방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이 영미만 믿고 만나러 나갔다.
영미는 상대가 나를 알고 있으니 약속장소에 가면 만날수있을거라고 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람... 
























































추천 (3) 선물 (0명)
IP: ♡.152.♡.60
깜찍여우 (♡.254.♡.205) - 2021/02/02 13:47:21

잘봤어요 맛싯는 예기
드라마 보는 기분....박수 보냅니다.

카풋치노 (♡.86.♡.122) - 2021/02/04 14:06:59

힘이 되는 응원에 감사합니다^^

당신이옳다 (♡.250.♡.170) - 2021/02/02 17:50:35

목빠지게 기다렸는데 드디어 오늘 보네요.. 너무너무 감칠맛나게 잘 썼네요 박수박수.. 근데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마세요

카풋치노 (♡.86.♡.122) - 2021/02/04 14:08:34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올려보겠습니다.

다음편은 어떻게 잘 보셨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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