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순이의 사랑♡(모이자 0순이?)

윤주 | 2002.01.11 10:46:15 댓글: 1 조회: 7128 추천: 7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384
♡빵순이의 사랑♡    
  
    저 어릴적에 참 예뻣던 소녀가 앞집에 살았더랬어요..

그애 별명은 "빵순이"였어요.. 제가 지어줬지요

왜냐하면 정말 빵을 무진장 좋아했거든요..

그때 저희집은 빵집을 했는데.. 저는 엄마 몰래 빵을 훔쳐다 그애한테 먹이는데

정신이 없었죠..

그 애의 빵을 오물거리는 모습은 정말 귀여웠답니다..

오동통한 볼살이 밥살이 아니라 빵살이라고 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너무 귀여웠어요..

물론 저도 먹고야 싶었지만 어디 그게 맘대로 되나요.

떨어진 부스래기까지 싸그리 먹어버리는 애인데요 뭘.

그렇게 우리는 3년을 마주보며 살았어요.

하지만 저희 아버지의 빵집이 망하는 바람에 우리는 저멀리 이사를 가게 되었지요.

저는 그애와 헤어지기 전에 다른 빵집으로 달려가 그녀가 좋아하는

노란 크림빵을 샀어요.

그리고는 그녀에게 주었죠.

그런데 그녀는 그 좋다는 크림빵을 마다하고는 나더러 가지 말라고

하는거 아니겠어요?

눈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채로요.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어요.

남자는 함부로 우는게 아니라구요.

저는 눈물이 나오려고 했지만 꾹참았어요.

그애 앞에서 울면 나보다 더 울어버릴꺼 같아서였죠.

난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어요.

꼭 나한테 시집오라고, 내가 맨날 빵만들어서 너 준다면서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렇게 그녀를 뒤로한채 얼마안되는 짐을 싫은 용달차에 올라탔어요.

그런데 타자 마자 왜 그렇게도 눈물이 쏟아지는 지요.

그냥 엉엉 울어버렸어요.

그녀와 헤어진다는게 무척이나 싫었었나봐요.

저는 이사를 가서 얼마동안 친구가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게 버릇같이 되어버렸지요.

전 커서 빵을 만드는 상상을 했어요.

나 혼자가 아닌 그애와 함께요.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지요..

그리고 그때 결심했어요.

빵집 주인이 될꺼라구요...

빵만드는 기술을 배울꺼라구요.

하루는 어머니가 도너츠를 만드는것을 구경하게되었어요.

밀가루에 물도 넣고 달걀도 넣고....

막 반죽을 하니깐 끈적끈적한 덩어리가 만들어졌어요.

그리고는 그것을 기름에 튀겨서 꺼내셨어요.

와......참 맛있던 빵이었어요.

그것을 먹으면서 또 전 그애를 생각하게되었죠.

엄마가 안계신 어느날, 전 혼자 빵을 만들기로 결심을 했어요.

엄마가 하신대로 그대로 하고 나서 기름에 불을 올렸어요.

그런데..

달궈진 기름을 엎는 바람에 저는 손을 모두 데이고 말았어요.

너무나 아팠어요.

살갖이 흐물흐물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앞이 흐릿해졌어요.

그리고는 한동안은 기억이 없었어요.

일어나보니 울고계신 부모님만 보였어요.

그리고 저의 손은 이상하게 일그러진 모양으로 구겨져 있었어요.

하지만 전 괜찮아요.

그애를 위한 일이였는걸요.

모양만 이상해졌지 움직이는데는 불편함이없었어요.

전 그녀를 위해서 계속 빵만드는일에 전념했고, 그렇게 나이를 먹어갔어요.

그래서 지금은 어엿한 빵집 주인이 되었지요.

그리고는 드디어 그녀를 찾아갈때가 되었어요.

그러나 전 일그러진 손을 보며 그녀를 볼자신을 잃어버렸어요.

이런 모습으로..그녀에게 나선다는건...너무나 두려운일이었어요.

하지만 남자가 이런일로 물러설수는 없는 일이죠?

저는 맘을 다져먹고 그녀가 살고있던 집으로 찾아갔어요.

그리고는 벨을 눌렀어요.

이제 곧 그녀를 볼수있을꺼에요.

이제 곧....작은 눈이지만 너무나 맑기만한 그녀의 눈동자를요...

- 누구세요?

- 네 안녕하세요!!저 기억하세요?저 앞집에 살던 동민이에요!

- 아!!!!!!!! 동민이구나!!!!

- 저..지언이는 집에있나요?

- 지,지언이?

- 네 지언이요

- 저....동민아 내말 잘들어보렴...

순간 이상하게 슬픈 느낌이 지언이 어머니의 얼굴에 스쳐갔습니다.

- 지언이는...지금 여기 없단다.. 아니 어디에도 없지.. 지언이는 지금..

저는 들고간 빵을 바닦에 떨어뜨릴수밖에 없었습니다.

- 지언이는 몇년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단다..."

눈물을 글썽이시는 지언이 어머니께서 빵을 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 그런데....빵은 왜 사왔니?

- 저....지언이 주려고 제가 만든빵인데.....

- 이구.. 빵이라니? 지언이는 빵싫어해서 어려서부터 빵 입에도 안댔었는데...

- 네?.........



P.S.

그녀는 그렇게... 절 사랑해 줬습니다.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비록 그렇게 그녀가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해도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저를 위하여 좋아하지도 않는 빵을 맛있게 먹어준..

그렇게도 싫어했다던 그애가

저를 위하여 그렇게나 맛있게 먹어준..

그애가 죽었다 해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녀가 저를 위해 웃어주던 그 미소가,

또 저를 위해 맛있게 먹어주던 그 빵이,

이젠 제손에 들려있습니다.

그녀를 위한 제모습은

슬퍼야할 모습이 아니라

더욱더 그녀를 위한 빵을 만드는것입니다.

그렇게 그대를 그리워 하며 빵을 구워내며

다시한번 그대를 떠올립니다. 영원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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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로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06-24 10:27)
추천 (7)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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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순이 (♡.62.♡.145) - 2002/01/16 12:31:30

윤주님,, 덕분에 잘 봤구요, 언제문 저두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 함 해볼수 있을가요?? 근데 빵순이가 죽어서 좀 섭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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