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양비행장에서의 봉변-한국수기1

네로 | 2002.01.16 10:54:52 댓글: 3 조회: 9186 추천: 6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385
이글에 앞서 짤막한 본인소개를 한다.
이름: 김상일,1973년7월13일 중국연변 화룡시에서 출생.
살림이 그닥 넉넉치못한 가정의 4남1녀중 막내로태여나 학교를 고중까지다니고(뭐 누구처럼 집안형편이 어려워서 대학포기한게 절대아님.공부하기 넘 싫어서 그리고 못해서 대학못붙었음.)
한동안 백수로 있다가 연길로 호적을 옮기고 건축회사에 취직하여 3년남짓이 회사생활하다가 돈좀 벌어볼려는 일념으로 정처없는 한국연수생의 길로 올랐음.(지금도 그렇지만 넉넉치못한 가정형편이 항상 나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월급도 남보다 못지않게 받았고 회사생활도 무난하게 해나갔지만 결혼하고 집사고 앞날에 해봤으면 하는 사업...이모든것이 너무도 많은 돈을 필요로 했기때문이였다.)
그때는 바로 1997년 8월 19일.내나이스물다섯살.


모든 식구들이 애써주고 특히는 모든 수속을 울큰형수님이 거의 도맡아하다싶이 해주셔서 무우는 별로 애쓸필요도 없이 심양비행장으로 가는 기차에 오를수 있었다.드뎌 기차가 떠나기 시작하고...
가족들은 일제히 손을 저으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때, 갑자기 어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떠나는 기차를 쫓아오셨다.
상일아~상일아~ 하고 나의 이름을 부르시면서, 하지만 나와 무정한기차는 어느새 어머니를 작은점으로 보일만큼 떠나버리고...............

하루밤을 기차에서 보내고 우리 일행8명은 (연수생7명에 인솔자 1명.)심양도선(桃仙)비행장에 도착했다.물론 거기서 커다란 난관에 부딛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못했다.
비행장내부에 있는 뷔페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일찌감치 탑승수속을 밟았다.그런데 드디여 일은 생기고...이전에 여러가지 잡다한수속을 밟느라고 모든사람의 신분증을 분실한적 있었다,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재발급받아서 끝내 여기까지 왔었는데 신분증에있는 발급날자가 똑같아서 단체로 신분증을 위조한 혐의를 받았던것이다.(사실 그런일은 종종 있다고 한다.)
곧바로 사람들은 각각 나뉘여져 심문을 받고... 그중에서도 스포트라이트가 나한테 집중됐으니... 나한테는 모두가 문제투성이였다.그자(푸른색 제복을 입었는데 아마 이러루한일을 하는 작자겠지...이름도,소속도 모르니 그자라고 부르기로 한다.30십대 중후반에 아주 멀쩡하게 생긴놈.)는 신분증을 한번 보고 나를 한번 보고 한참을 기웃거리더니.어이가 없다는듯이 말했다.(물론 중국말로...)< 솔직히말해..너정말 스물다섯이야?>
<네.> <거짓말마!내가보기엔 30살도 넘어보이는데..> 으휴~ 어머니..이건 누구의 잘못입니까?
사실 나는 키가 하도 껑충하게 크고 안경까지써서 그런지 종종 눈이 않좋은 사람들한테 그런 오해를 받아오곤 했다.초중다닐때도 키가180센티를 육박해서 학부모들한테 선생님으로 오인받은적도 있었으니...하지만 한국오니까 학생으로 보는 사람들도 아주 많던데...길가다보면 <학생 아무곳으로는 어떻게 가야하나?>라는 묻는 사람이 꽤 있다. ^___^
암튼 이야기는 다시시작하고...<신분증을 컴퓨터로 조회해보면 될것아닙니까?>라고 내가 조심스럽게 말하자 그자는 <요즘엔 공안을 끼고 하는자들이 많아서 신분증도 못믿어!>라고 맏받아 치는것이였다.쫘아식~ 감히 나라에서 발급하는 신성한 신분증도 못믿는다니..컴퓨터조회도 필요없으면 신분증은 왜만들어? 하지만 이말은 감히 할수가 없었다.
<내가 나이를 왜고칩니까? 30대라고 하더라도 출국에 아무런 지장이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하자 그자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놓아줄수는 없는법....
<너 조선족 맞아?> <네.> <중국말을 아주 잘하는데....>아니..중국사람이 중국말잘하는것도
죄가된단 말인가? 곧바로 그의 시도가 드러났다.<너 남방사람이지? 네 말투에는 짙은 남방말씨가 배여나는데...관골이 튀여나온것도 그렇고...> 허걱! 이번에는 남방사람으로 찍혔다. 신이시여~
제발 이자로 하여금 트집 그만 잡게 해주옵시고 당신의 어린양을 순순히 풀려날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아니,저는 조선족 맞습니다,믿어지지 않으면 조선족 근무인원을 불러다가 당장 확인해보십시오.> <여긴 조선족 근무인원이 없어!> 아니,그럼 조선족이 옳은지 아닌지 확인도 못하면서 그걸 왜 물고 늘어져? 그리고 수많은 한국인과 조선족이 다니는 여기에 조선족 근무인원이 없다니..<너혹시 친구들중에 남방사람이 있어?><아니,절대로 없습니다.>솔직히 절강성에서 온친구가 있지만 사실대로 말했다간 무슨 문제가 생길지 나로서는 알길이 없었다.
<저는 아버지 어머니가 다 조선족이고 학교도 쭉 조선족 학교를 다녔습니다.믿어지지 않으면 저의 모교에 전화해서 당안을 찾아서 대조해달라 하십시오.><알게 뭐야? 네가 혹시 다른 조선족의 이름으로 왔는지,><그럼 제가 이벽에 씌여져 있는 글을 조선말로 읽어보겠습니다.><그래,한번 읽어봐.> 어쩌구 저쩌구 중얼중얼....한참을 읽고나서 물었다.
<이정도면 믿으시겠습니까?><일단은 유창하게 잘읽는데,남방사람도 연변에 오래 있으면 가능한게 아니야? 그거.> 완벽했다! 내가 어떤 증거를 제시하던 그자는 꼭 트집을 잡을만한 건데기를 찾을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봐,너네들 다 짠거지? 나 너희들을 잘 알아,집에서는 빈들빈들 놀다가 목돈을 쥐여보려고 이러케 온갖수단을 다해서 외국으로 나가려구..흥!> 그래,우리는 돈벌려고 외국간다,왜? 이것이 잘못됐냐?빈손으로 나가서 외화를 벌어들이면 개인에게도 좋지만 나라에도 득될거 아니냐? 너희가 우릴 돕지는 못할망정 이게 뭐냐? 나라에서 너에게 권리를 줬을때는 여객의 안전을 보호하고 범죄자나 부당한 목적으로 출국하려는자를 잡아내라는것이지 가진게 없어서 열심히 일해서 돈좀 벌어보겠다는 사람을 괴롭히라는거냐?
얼리고 닥치고 실랑이질을 벌이기를 한시간남짓, 이륙시간도 얼마남지않았다.
속은 바질바질 타가고 입술이 말라들었다,그도 그럴것이 연수생수속을 하는데 쓴경비만도 3만원정도 들었는데 내월급으로 갚는다면 한푼도 쓰지않고 4년을 꼬박 갚아야할 돈이였다.
게다가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지 않았었는가.출국에 실패하면 아마도 평생을 빚에 쪼들려 살아야 할판이였다. 3만원....어떤이에게는 불과 용돈쯤으로 생각될수있겠지만 또 어떤이에게는 평생을 살아도 만져보지못할 거액이였다.한 인간을 살릴수도 죽일수도 있을만큼의 거액.

돈! 개도 안먹는다는 돈!이럴때에 돈은 막다른길에 들어선 사람의 목을 조이는 올가미가 된다는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어떻하던 참고 이번고비를 이겨내자!>
눈물을 흘리며 기차를 쫒아오시던 어머니가 떠올랐다.<어머니 어쩌면 이아들이 또 어머니의속을 상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코등이 저려왔다........

주머니속을 홀딱 뒤집고 소지품을 검사하고....질문은 계속되고....그자는 여권으로 나를 후려치며 <마지막 기회를 주마!솔직히 불어,그치 않으면 확!>여권을 찢는시늉을 해보인다,비행기는 한창 이륙준비를하고있고 , 그래,너 찢어라...그리고 너죽고 나죽자! 나도 차츰 자신을 자제할수 없을무렵,
이때 한사람이 그자를 불러내갔다,한참후에 그자는 한 사람을 데려왔고 나한테 말했다. <이사람앞에서 다시 조선말을 해봐.> 나는 다시 기계적으로 조선말을 반복했고 그사람이 말했다,<상당히 순수한 연변말투입니다.><그래요? 됐습니다.그리고 는 저쪽구석에 가있어.>그자가 말했다. 집안에서 나와 다른사람들을 둘러보니 그들도 편치는 않았다,계속 심문당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머지사람은 한쪽켠에 서있고,글럿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바로 이때 인솔자가 왔다.
<빨리 비행기를 타자,늦겠다.><전화해서 높은사람 찾았다...휴~힘들었다.>
역시..중국이였다.돈아니면 인맥.. 하지만 우리는 자초지종을 물을 사이도 없이 후닥닥 통로를 통해 비행기에 튀여올랐고 앉기가 무섭게 비행기는 땅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올랐다.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를 괴롭히던사람모두를 뒤로 한째.그렇게 가고싶었던나라 대한민국으로..
거기서는 또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2000.11.11

후기:휴~쓰고나니 감정이 북받치는구만,2편은 언제나 쓸수있을지?몰겠슴다.
추천 (6) 선물 (0명)
IP: ♡.157.♡.150
왠쇼 (♡.36.♡.11) - 2002/05/22 15:18:49

정말 나쁜 놈들이네..

청사초롱 (♡.48.♡.201) - 2002/07/19 12:40:29

읽었다............

김주현 (♡.189.♡.42) - 2006/07/18 00:47:10

이런이런..거기에 그런넘들도 있어여?ㅡㅡ 신고하면 안걸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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