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첫날-한국수기2

네로 | 2002.01.16 10:55:58 댓글: 2 조회: 8662 추천: 4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386
두번째 이야기

머리에 털나고 첨타는 비행기~손님들은 우리를 제외하고 죄다 착석하고 있었고..울도 자리를 찾아 앉았다. 뱅기에 일단 타니까 아까 일은 언제있었나싶게 잊어지고....이것저것 신기했다.

뱅기에 타면 맛있는것도 준다던데.... 저 예쁜 언니(사실 누나덜인데 애교있게 언니로...*^^*)덜이 스튜어디스(空中小姐)구나...
한언니가 내옆에 서서.허리를 굽혀가며 물었다.<손님 어떤음료수를 드시렵니까?> (후에야 알았지만 스튜어디스들은 서서 내려다보며 말하지않고 반드시 손님과 머리높이를 같이하고 얘기한단다. 눈높이서비스라나...)
캔맥주가 보이길래 맥주를 달래서 마셨다. 으헤헤...그런데 비행기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우씨~위선적인 인간들,뱅기안에서는 다 점잖은척 하구말이야.... 사실 뱅기안에서는 압력차이땜에 술이 훨씬 빨리취한다고한다.그리고 커피같은거 마시면 ^___^ 이건 부작용같은거 없지만 그많은 손님덜이 단꺼번에 커피마시면 스튜어디스들은 커피를 타느라고 정신이 없을게다..아마...그러니까 당신이 뱅기타면 콜라나 쥬스를 마시도록..그게 무난하다. 나는? 다시뱅기 탈때도 맥주마시겠다.5000메터 고공에서 마시는 맥주맛이 얼매나 좋은지 당쉰은 아는가? 우하하...역시 나는 촌놈이다.
그리고...보는 사람은 짜증날테지만 더말하겠다.스튜어디스들은 말할때 항상 쏠음정으로 말한다 한다...도레미화쏠~ 요 쏠음이 사람귀에는 제일 기분좋게 들린다나 뭐라나..
나눠주는 음료수를 마시면서 쥑일눔 살릴눔 하고 아까 녀석흉을 보다나니 어느새 식사가 나오고.. 뭐 생각하던것처럼 포크에 나이프를 쓰는 서양음식이아니고 밥에다가 국적불명의 소고기반찬(지금생각하면 스테이크종류가 아닌가 싶은데...소고기토막에 즙을 올린거...)과..샐러드같은 곁반찬도 쬐끔 나왔다. 어쨌거나 하늘에서 음식 먹어보기는 첨이라 조심조심 먹었고.. 실수같은건 안했다.앞좌석에 이상한 봉투가 들어있길래 꺼내보니까 요안에다 토하시궁~아구리를 졸라매주세용~하고 씌여있드라. 우엑~

한시간반정도 걸렸을까.비행기는 어느새 김포공항에 도착하고 우리는 뱅기에서 내렸다.아~드디여 한국에 도착했구나~그러나 긴장되기도 했다,심양비행장에서 하도 호되게 당해서 여기서도 무슨변을 보게 될는지? 입국수속은 절차가 몇가지 되더구만.짐검사맞히고 시험지같은걸 몇개 써바치고..하지만 한글이고 대부분사항은 여권이나 비자를 보고 베껴적으면 되기에 별 어려움은 없었고 순리롭게 마쳤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행장을 나와서 저마다 산더미같은 짐짝을 들고 마중나온 봉고차와 승용차에 올라탔다.(한국은 물가가 엄청 비싸다고 들었고 2년계약으로 있기로 했기에 저마다 나름대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을 왕창 싸가지고 왔다. 뭐 웅담분이나 청심환같은 약재로부터 말린소고기나 내의,옷가지를 시중에서 팔고있는 제일큰 사이즈의 트렁크에다가 꽉꽉 눌러담고 게다가 작은 트렁크며 등산용배낭에다까지...
그걸 봉고차에 다싣지못해서 엄청 고생했음.^^
지금 연수오시는 분들,이런고생 하지말도록,바퀴달린 궤짝트렁크는 너무커서 어디가지고다니기 무지하게 불편하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려면 짐 넣을데도 없고.나중에 주거공간을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된다.그렇다고 버리기는 무척 아깝고..차라리 배낭이 훨씬 좋다. 이동성도 강하고 착착 접으면 건사하기도 편하고..그리고 옷가지같은건 한국이 차라리 더값이 싸니까 많이준비하지 말도록..준비하더라도 와이셔츠나 양복같은 건사가 까다로운걸 가져오지 말라.오면 맨날 일만 하게 될테니 외출할기회도 아마 거의 없을거다,크흐흐.고생좀 해보거라이... 98 년에 나이키운동화를 하나샀는데 신발을 주말에야 신어볼수있다보니 지금도 새것이나 다름없다.하두 지긋지긋해서 최근에 새걸루 업그레이드하긴 했지만서두....
나뚜 약을 잔뜩 준비했는데 한알도 먹어보지못하고 다버렸다.아까버라 쩝...정통편만 한 삼백알 챙겨갔었는데...그러타고 안아픈데도 약먹을 순 없고.. 그리고 문제의 내의...나름대로 외국간다고 모두덜 서시장에서 젤비싼걸로 사왔는데 크하하...모두 똑같은걸로 사왔다..그래서 서로 팬티가 섞갈리는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서시장 아줌매들~좀 속옷을 여러가지씩 갖춰놓고 팔아주~)
8월 중순인데도 한국은 무척 더웠고 아주 습했다.기압이 연변보다 낮아그런지 아주 갑갑했고.
차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생각하던것하고 거리풍경이 많이 달랐다.
경제적으로 발달한곳이라 도처에는 고층빌딩이 수풀처럼 널려있고 사람들의 의상도 화려할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대부분 3~4층집이고 행인들도 소박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가끔가다 10층이상건물도 보였는데 그건 아빠트였고, 연길과 너무도 흡사했다.도무지 외국에 와있다는 감이 나질 않고.
얼마나 달렸을까,봉고차는 멈출줄 몰랐다.(봉고차-사실 기아에서 생산한 소형트럭 이름인데 가나대통령 봉고가 한국방문온것을 기념해서 이름지은거라고 한다.그런데 봉고트럭이 하도 잘팔려서 거의 소형트럭의 대명사가 되다싶이했고 후에는 어찌된셈인지 소형버스(小面包)도 봉고로 불리게 됐다.사실 우리가탄 소형버스는 한국표준말로 승합차라고 해야한다.)

달리고 또달리고...<회사 멉니까?> 하고 물어보면 마중나온사람은 <네~거의 왔습니다.>라고만 대답하고... 나중에는 거치른 황산과 수풀만 보이는 무인지경에 들어섰다.
이게모야? 뭔가 잘못된거 아니야? 벼라별 생각이 다들었다. 하지만 드디여 집이띄염 띄염 보이기 시작하고 차는 어느시골 건물로 들어섰다.

<여기가 회삽니다.> 으휴~속았다! 연수생 모집할때 시골구석회사라면 꺼릴가봐 이인간들이 회사가 수원에 있다고 속였던것이다. 사실 공장은 수원에서도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야하는 무서운 시골에 있었다.(연수생을 받는 회사는 거개가 인적이 드문 시골에 있는 중소회사인 경우가 많다.땅값이 싸지만 이런데로 출근하려는 사람은 없고 게다가 대우가 썩 좋은것도 아니니까.사람구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중국을 왔다갔다하는 고생도 무릅쓰고 연수생을 쓰려고 하는것이다.외국인 일시키기는 상당히 불편하고 수속도 잡다하지만 가격이 싸고..밤낮으로 부릴수 있으니까..)
암튼 회사의 관리자가 나와서 반갑게 맞아주었고 우리를 숙소로 안내했다.숙소는 집이아니라
철판으로 만든 콘테이너였다.<集裝箱-원래 화물담는데 사용하지만 한국에서는 내부를 개조해서 림시숙사나 건축현장사무실로 많이 쓰인다.>
7명이 들어가니까 꽉 들어찼다. 그도 그럴것이 별로 크지않은 콘테이너를 두칸으로 막아서 한칸에는 직원이 들고 다른한칸에 우리가 들었으니~

일단 짐을 풀어놓고 공장구경 잠깐했다. 오기전엔 우리는 어떤 일을 하게될지 몰랐다.프레스라는 기계를 다루는 별로 힘들지않는 일?을 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공장은 샌드위치판넬(철판사이에다 泡沫塑料 를 넣어만든 5~6센티두께의 건축재료..조립식으로
건물을 지을수 있어 공장이나 창고등을 짓는데 많이 이용됨.>로 지어졌는데 안에서는 10여명이 되는 직원들이 이름모를 기계들을( 자동차내부 철판부품들을 생산하는 회사라 철판을 찍어내는
프레스와 그것을 용접해붙이는 스포트용접기가 대부분이였슴.)다루고 있었다.

보아도 알둥말둥~ 어느새 날은 어두워졌고 저녁엔 근처의 식당(다행이도 근처에 식당 두개와 구멍가게 하나가 있었다.)에서 환영식 겸 저녁식사가 있었다.
사장님도 오시고..(한국의 특성상 직무가 잇으면 뒤에다 무조건 님을 붙이게 돼있다.조선족이 첨에 젤루 적응되기 어려운게 이건데,연변에서는 과장이면 최과장~ 국장이면 김국장~이런식으로 부르지만 한국에서는 절대로 안된다.반드시 직함뒤에다 님이라고 불러야하며 그분들의 집사람은 사모님이라고 부르면 무난하다.례를 들면 사장님,이사님,공장장님,부장님,차장님,과장님,대리님,직장장님,반장님...대강 직위순으로 적어봤다.그리고 차를 운전하는 양반덜은 기사님이라고 부르면 된다.문화특성상 그런것이니 존중해주자..따져보니 연변에는 님이 세개뿐이던데..선생님,형님,그리고 도둑님 푸헐~
그리고 중국엔 회계하고 통계라는 직무가 있는데 따로 재무과라는것도 있고...휴~정말 비효률적이다. 여기는 그런업무를 보통 한사람이 한다,그밖에도 커피타는 일까지 겸해서해야기땜에 보통 미혼녀성이 하며 경리아가씨라고 불리운다.)

일행은 줄레줄레 들어가서 구들에 앉고 일단 밥상가운데 불판에 불을 지피니까 불고기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들어오는 고기를 보니 비게가 섞인 돼지고기였다.엉? 삼겹살(五花肉)을 구워먹다니? 고기가 구워지고 일단 먹어봤다.뭐,맛있구만...옆에 앉아있던 직원이 물어왔다.<이런거 드셔보셨어요?> <먹어못봐씀돠.> 당연하다...돼지고기는 구워먹으면 안되는줄 알았으니...후에 보니까 한국에서는 삼겹살이 돼지엉뎅이살보다 훨씬 비쌌다.연변하고는 정반대로...참으로 다행이였다.나는 엉뎅이살을 조아하니까 ^___^
술은 소주였다.못마셔본것은 아니지만 물같은게 넘 슴슴했다. 같이온형아들도 덤덤하게 입에 쏟아넣을뿐.흐흐흐..요게 물이냐? 술이냐? 사오십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중국술을 마시다가 23도짜리 참이슬소주를 마시니까 그럴수밖에 (요건 갖 왔을때 얘기다,지금은 누구나 소주한병(360ml)만 마셔도 @@ 해롱해롱~ 해진다...아마 좀 있다보면 체질이 바뀌는 모양이다.)

식사가 끝나고 콘테이너로 돌아왔다. 모두들 짐을 풀고..콘테이너안 에는 이부자리나 텔레비젼같은게 이미 갖춰져있었다. 그런데 밤이되고 자리에 누울라고 하니 7명이 눕기에는 너무 비좁았다. 결국-------- 반듯하게 눕지못하고 옆으로 누워서 한국에와서의 첫잠을 청했다.
꺄악~누구야! 안에있던 형이 쉬가마려워 다른사람을 차례차례 즈려밟으며 나간다.(미안하우~잘 보이지 않아서...) 하면스리...좀있다가 한사람 또 화장실가고...문가에 누운 막내가 젤 고생했다. 아마 그날만도 서너번 밟히고 그후에도 쭈욱~. 하지만 찍소리도 하지않는다.

덥고,습하고, 바깥에서는 매미가 듣는 사람의 고막이 멍멍해날 지경으로 목이터져라 울고....바로뒤가 젖소목장이라 짙은 냄새와 함께 모기떼들이 단체관광을 오고..... 엎치락 뒤치락...
어슴푸레.... 나도 잠이 들었다.

2000년11월 12일 씀

후기:일요일이라 심심해서 2편을 써서 올렸습니다.보시는분 지루하지는 않으셨는지
추천 (4) 선물 (0명)
IP: ♡.157.♡.150
배달민족 (♡.98.♡.118) - 2004/10/04 22:56:38

너무너무 재미있군요.

싱글벙글 (♡.170.♡.247) - 2004/12/24 19:25:08

너무 재밌어요.이제야 보게 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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