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공장에 취직-한국생활수기(13)

네로 | 2002.01.17 09:20:47 댓글: 0 조회: 7574 추천: 1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397
열세번째 이야기

앞에서도 말하다시피 일용직(日用職 말그대로 하루짜리 품팔이)다닐때 나는 주로 잡부로 다녔다.
다른건 할줄 아는게 없어서..2년동안 연수받은 기술?도 노가다에서는 써먹을데가 없었고...

잡부는 기술적인 일을 빼고는 닥치는대로 일하므로.오늘 일하러 나가면서도 어디로 가게될지?무슨일을 하게 될지는 전혀몰랐다.

건축현장으로 많이 나갔는데 처음에는 역시 공구이름땜에 골치가 아팠다.어깨로 메나르게 되여있는 고무통은 질통,등발은 우마,오리대는 다리끼,나무토막(方木)는 오비끼,천정을 받치는 쇠파이프(鋼支柱)는 삿보드, 쇠파이프로 만들어진 바퀴가 달린 사다리는 아시바라부르고,건물외벽에 빙둘러세운 쇠파이프도 아시바라 부른다.연변에서는 쇠파이프대신 이깔나무를 많이 쓴다.

이밖에도 외워야할것 알아야할것이 수두룩했으니...자기몸도 자기가 스스로 지켜야 했다.그런데는 사고도 자주나니까,특히 건물밑근처는 가급적이면 피해야 했다,재수없이 떨어지는 벽돌장에 맞으면 머리가 되게 아프니까.^^ 잡부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재수좋은날에는 일이 일찍 끝나고(노리끼리라고 도급제 비슷한게 있다.일만 끝내면 퇴근한다.)
재수없는 날이면 죽도록 땀을 흘리며 일해야 했다.

젤 싫은건 비오는 날 세멘트 날르는것,옷에 세멘트가 달라붙으면 굳어져서 갑옷이된다.휴~한번은 완죤이 진시황병마용이 된적도 있다.

그리고 물건을 집꼭대기로 올리는것,자동차로 물건을 쾅하고 부리워놓고 <오늘은 요것만 올리고 일을 마쳐,>한다. ㅠㅠ 조금씩 메나르자니 수없이 뛰여다녀야 하고,많이 메나르자니 죽어라고 무겁고. 그게 그게다. 땀이 쉰 냄새를 맡아봤는가? 하루종일 땀을 흘리면 더울때는 땀이 시여서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지금도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노가다 여러분...미안함다^^
겨우 얼렁뚱땅 두달밖에 안다니고 세상고생 다한것처럼 말해서.ㅋㅋㅋㅋ 힘내세요!)

노가다도 나쁘지많은 않았다,아침에 나가서 한참 일하다가 참을 먹고 좀 쉬고,일하다가 점심먹고 한잠 자고,깨나서 한참일하다가 참을 먹고 그리고 또 일하다가 저녁6시만 되면 칼날같이 퇴근한다,물론 그날 일한 돈은 챙기고.그리고 아무때나 일나오기 싫으면 쉴수 있고,제맘이다.따지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이렇게 말하니 노가다가 정말 좋은데군...ㅎㅎ 말하기 나름이구나.)

나중에는 핸드폰도 갖추었다.같이 노가다를 다니는 한국인형이 있었는데 무우가 조선족이라 핸드폰 못사는걸 알고 그자리서 수속을 해주었다.그형 두고두고 고맙다.지금쓰는 핸드폰이 바로 그때 구입한것이다.

그럭저럭 두어달은 일산에서 노가다를 다니면서 잘지냈다,하지만 가을이오고 겨울이 걱정되였다.
겨울에는 일감이 별로 없기때문이다. 때마침 같이 한국에 나와 있는 매형(매부,혹은 울누나 나그내)한테서 전화가 왔다.

<염색공장일자리가 있는데 할래?70만 준단다.>

나는 두말없이 동의했고 이튿날로 고시원을 빠져나와 서울에 있다는 염색공장을 찾아갔다.

염색공장은 뜻밖에도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었다.그러나 건물은 기딱막히게 허름했고 간판도 없었다.공장입구에 xx섬유라고 써붙인 종이가 붙어있는데 간판이라고 해야 할지?

암튼 나는 무사히 취직했고 거기서 일하게 되였다.잠은 사무실위의 샌드위치판넬로 지은 기숙사에서 잤고 밥도 공장에서 먹었다. 그런데 기숙사라는데가 억이 딱 막히게 안깨끗했다.내가 대강 치워서 그나마 나아졌지만....더이상 얘기안하겠다,얘기하기 실타.

염색하면 보통 냄새 많이 나고 사람몸에 않좋을것같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내의나 티셔츠같은 해놓은 옷을 많이 염색했는데 회전통안에 한번에 몇백킬로씩 옷을 집어넣고 물을 집어넣은뒤 빙글빙글 돌린다,그다음 스팀으로 온도를 올리면서 여러가지 약물과 염료를 집어넣는다. 염료를 단꺼번에 집어넣으면 옷에 얼룩이 가니까 커다란통 몇개에다 물로 희석시키고 천천히 넣는다,어떻게 넣는지 아는가?

가장 원시적인 방법-----바가지로 살살 끼얺는다. 그것도 빨리 넣으면 안되고 부드럽게 골고루 끼얹어야 된다. 이세상 어느 아줌마도 나보다 바가지로 물을많이 퍼보지는 못했을것이다.하루에 몇백킬로는 거의 푸니까. 무우의 주특기는 바가지긁기...넝담이다.^^

염색차간에서 얼마간 일하다가 건조차간으로 일을 옮기게 되였다.조직의 수요에 의해서...

200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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