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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엉터리통역-한국생활수기(16)

네로 | 2002.01.17 09:22:29 댓글: 1 조회: 7454 추천: 1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400
열여섯번째 이야기

  음...이번엔 분위기를 바꿔 좀 재미있는걸로,

모텔에는 외국인들도 가끔 투숙했다. 하루는 갑자기 부장님이 나를 불렀다.
(야,너 학교때 일어배웠지?)
나 대답하기를 (눼~하지만 지금은 하나두 생각안나는데요.)
(그래두 니가 받어! 일본손님이 들었는데 전화로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우씨,자식들 관광호텔에 들거지 왜 모텔에 들구 난리야? 암튼 너 전화받어.)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전화받았다. 뭐라 말하지? 일단 저녁인사부터...이정도는 안다구,흐흐흐(곤방와?) 전화를 받은것은 젊은 여인이였다. 그런데 나의 유창한? 일어를 듣더니 마구마구 일어로 내쏘는것이였다, 쥬이찌반~어쩌구저쩌구..한마디도 알아들을수 없었다. 엉엉~ 그래도 초중3년,고중3년,6년이나 일어를 배웠는데...나의 얼굴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눈치못챈 주임님의 믿음에찬 얼굴, 오~주임님이시여 제가 오늘 당신의 기대를 저버렸나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일본여자가 내뿜은 한마디말~ 캔유스피크 잉글리쉬? 깁미 어모닝콜 인 일레븐하프파스트.(can you speak English? give me a morningcall in 11 half past.당신 영어할줄알아요? 열한시반에 나를 깨워주세요.) 오홉! 살았다.
회사생활을 할때 여유시간에 영어책을 좀 본적있었는데 그걸 써먹게 될줄이야!
예스,아이씨,해브어 굳 슬립.(yes,I see have a good sleep.네,알았습니다.편히 쉬세요.)

캬캬...어깨가 으쓱해졌다,(저기,열한시반에 깨워달래요.) 오호~ 저 주임님의 놀라는 표정을 보라~ 밑에 요런 인재가 있는줄 몰랐지? 하지만 덕분에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외국손님만 오면 통역을 해야 했다.

  러시아손님이던 일본손님이던 아니면 군복을 입고온 미군병사던...어이구~ 중국속담에 이르기를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고 했거늘,에헴!

한번은 동양계의 손님이 길을 묻자 카운터의 아가씨가 SOS를 불렀다. 달려가서 보니 인천의 모 공장지도를 들고있는데 지나가는 택시마다 외국손님인줄 알자 손사레를 저으며 태워주려하지 않았다.

  당연히 내몫,이제는 여유가 조금 붙은지라 헤벌쭉 웃으면서 (썰 캔아이 헬프유?<선생님,제가 도와드릴수 있을가요?>)라고 선수를 치면서 지도를 받아들고 내가 알고있는 몇개 안되는 영어단어를 총동원했다.

(퍼스트,유 꺼우투더 싸브웨이스테이션 갯 더 트레인 포 신도림,안드 트랜스퍼투 남버라인 원 포더 인천)맞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대강 신도림행전철을 타고가다 인천행1호선을 타고가라는 말이였는데 (이건 전철의 영어방송을 듣고 귀동냥으로 배운건데..흐흐 나도 장담못한다.)나의 성의있는 설명을 무시하고 눈만 껌벅껌벅하고 나만 뚫어지라 보았다.나중엔 또 그한마디,쏘리~캔유 익스플레인 댓 어게인?(죄송한데 다시 설명해주실래요?)

  음~할수엄따.나는 카운터아가씨한테 말했다. 이손님은 영어를 잘못해서 내말을 알아못듣나봐요,(미안합니다,손님,부득불 당신을 팔아먹어야 하겠습니다.흐흐) 아무튼 겨우 택시를 찾아서 억지로 손님을 태워보낸뒤 아가씨한테 물었다. (어느나라 손님이예요?) 아가씨왈(대만이라는같은데...)  으악! 벌렁 자빠질번했다. 중국사람끼리 서로 영어를 하느라고 헤매다니,오호 통재(痛哉)라~^^

  이보다 더 웃긴 일이 후에 일어났으니 어느날 아침 꿀처럼 달콤한 잠을 즐기고있을무렵 따르릉,하고 급속한 전화벨이 울렸다,부시시 눈을 잡아뜯으며 받아보니 웬 영어? 아침부터 영어로된 전화가 오니 카운터의 아가씨가 아예 나한테로 돌려버린것이였다. 아이쿠,아는체했다가 벌을받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받았는데 이번에도 도대체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정신을 가다듬고 천천히 말했다,(쏘리,캔유 쎄이댓 어게인? 슬로우리 앤드 클리어리...죄송합니다.천천히 다시말씀해주실래요?) 이번에는 간신히 알아들을수가 있었는데 대강 토요일 오후한시에 방을 하나 예약하고싶다는것이였다. 하하....그럼 그렇지. (아이씨,노프라브럼.---알겠습니다.문제없어요.)

  그대로 부장님게 얘기했더니 혼쭐이 났다.(누가 너보구 예약받아들이라고 했어? 외국손님이 들면 오래있기때문에 대실을 못받는단 말이야,게다가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그들은 관광청에 고발하고말이야,빨리 전화해서 안된다고 말해!)  나를 보고 어쩌라고...그사람 전화번호도 안물어봤는뎅..ㅠㅠ

  알고보니 모텔은 관광호텔보다 숙박비가 싸므로 알뜰파 외국인이 들고싶어하지만 모텔들에선 웬만하면 외국인을 좀처럼 받으려 하지 않는다. 한국손님들은 숙박을 하더라도 오래있지 않고 인차 나가기때문에 낮에 대실을 두어개 더 받을수 있었다.하지만 외국손님들은 보통 며칠씩 장기투숙을 원하기때문에 낮시간동안에도 손님을 받을수가 없었다.게다가 법적으로 정당한 이유없이 숙박거부를 할수 없으므로 손님이 적을때거나 아는처지일때에만 투숙을 허락하였다.그런데 내가 황금시간에 예약을 허락했으니...

  토요일이되자 부장님이 나를 불렀다,(저기 프론트에 그 외국손님이 왔는데 니가 알아듣게 말해서 돌려보내.) 나가보니 뚱뚱한 백인아저씨였다. 내가 쫑드르르 달려가서 내잘못이라는둥 빈방이 없다는둥 백방으로 말려봤지만 막무가내였다. 돈을 카운터에 탁 메치면서 (예약도 했고 돈도 물었으니 객실열쇠를 주시오!) 역시 이방법이 먹혔다. 하루밖에 안있는다는 약속을 받고 백인아저씨(어느대학의 의학교수라는 같았다.)는 객실열쇠를 받고 올라갔다. 그런데 얼마 안되서 백인아저씨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뛰쳐나왔다. 고래고래(더 룸이즈 더티! 깁미 더 마니!ㅡㅡㅡ방이 더럽다!돈을 돌려줘!)라고 웨치면서....

에이쿠!큰일났다.예약을 잘못받은데다가 방까지 깨끗하게 청소못했으니 이제 큰일났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아가씨가 당황해서 그만 청소가 안된 방의 열쇠를 외국손님한테 주고만것이였다.
문을열고 들어가서 지저분한 방을 보고 깜짝 놀란 그사람은 앙갚음을 하느라고 일부러 그런줄알고 펄펄 뛰면서 부장님,당번,아가씨 세명이 있는 프론트로 다시 뛰여갔다.

  덩치가 산더미만한 백인아저씨는 오른쪽 주먹을 으스러지게 틀어쥐더니 천천히 주임님앞으로 내밀었다.모두가 긴장한 순간,그아저씨는 갑자기 주먹을 쥔채로 중지를 치켜들더니 한사람 한사람 가리키며  팍유!팍유!팍유!를 웨치고 휑하니 가버렸다. 흐흐흐...이일로 받은 충격이 너무 컷는지 부장님은 다시 말씀이 없었다.
추천 (1)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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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젊음 (♡.191.♡.242) - 2004/11/30 01:14:19

Nice guy, isn't he? ㅎ ㅏ ㅎ ㅏ ㅎ ㅏ .... 그 뚱보아쩌씨 정말 잼나는 분이구만요....ㅋㅋㅋ (농담)
쉼터 토론방에서 이 주소를 보고 오늘 처음 들렸어요.

힘내세요. 외국어는 그러면서 는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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