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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용접공2-한국수기(18)

네로 | 2002.01.17 09:23:29 댓글: 0 조회: 7264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402
열여덟번째 이야기

전기용접하는것을 본적이 있는가? 본사람들은 가죽장갑을 끼고 커다란 면구(바가지)로 얼굴을 가린채 용접하는것을 떠올릴것이다. 하지만 갱폼용접은 그게 아니였다.

가죽장갑을 끼면 손이 무디여져서 날렵하게 움직일수 없으므로 면장갑(연변에서 말하는 로동수갑)을 착용해야 했다.손바닥쪽에는 고무로 코팅(coating,덧씌운다는 뜻의 외래어)로 코팅되여 있어 불꽃을 막을수 있지만 손등은 무방비상태라 불똥이 떨어져 남긴 상처가 뉘라 할것없이 다닥다닥했다.

  바가지로 얼굴을 가리면 댓다뗏다 하는 시간이 많이 드는데다 바가지를 든 손은 일할수 없으므로 아예 쓰지 않고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얼굴을 가린 모자를 착용했다.(용접용이 아니라 얼굴에 이물질이 튀는것을 막아주는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때문에 전혀 용접시 뿜겨나오는 광선을 막아낼수가 없었다.)

  용접은 전혀 안해본것은 아니였기에 나도 남들처럼 모자를 쓰고 폼을 잡고 용접봉을 철판에 갖다댔다.순간 치리릭 소리가 나며 섬광에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억지다짐으로 용접을 마치고나니 하나도 제대로 붙지 않았다. 그보다도 엄청난것은 저녁무렵이 되여 다만든 제품을 검사하던중 내가 붙인 인양고리가 제대로 붙지 않은게 발견되였다.

나는 무사했지만 연길형이 대신 무지하게 혼났다. 왜냐하면 기중기로 수백킬로내지 몇톤씩하는 제품을 들어올리는데 기중기로 드는 부위인 인양고리를 부실하게 용접해서 제품이 하늘에서 떨어지면 그 후과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였다. 실제로 해마다 제품이 떨어져서 깔려죽는 사람이 몇명씩은 나온다고 한다.

  옆에 있던 형이 웃으며서 농담반진담반으로 말했다.(야,똑바로해,한국건축현장에 절반은 조선족교포인데 떨어지면 자칫 조선족이 죽는다.)

신이시여 이제부터 꼭 열심히 하리다.
그후로부터는 아무리 눈이 아파도 똑바로 불꽃을 바라보고 용접했고 나의 용접실력도 조금씩 나아졌다.얼굴이 용접불빛에 타서 두세번 껍질이 벗겨질무렵 나도 어엿한 용접공이 되였다. 천부적으로 타고났는지는 모르지만 용접불빛을 봐도 나는 눈이 잘못되는법은 없었다.아무리 능숙한 용접사라도 불빛에 자극을 많이 받으면 붓기고 눈물이나고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데 어머니께서 나를 잘 만들어주신덕택에 신기하게 나만은 그렇지 않았다.

용접은 알다시피 그리 쉬운일은 아니였다.한참 하다보면 용접연기에 얼굴이 가마밑굽처럼 시커멓게 그을렸다.혹시 재수가 안좋아서 습기가 찬 용접봉을 사용하면그 연기가 자극성이 어찌나 심한지 코가 시큰시큰해나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일이 많을때면 비오는 날에도 밤에도 일을 했다.
비오는 날은 실내에서만 용접하지만 철판이 몽땅 젖었는지라 얼마안가 장갑도 젖고 용접을 하는순간 짜릿짜릿 전기가 통한다,심한경우에는 한동안 팔이 마비되기도 하고.

밤에는 용접하기가 더욱 힘들다.
혹시 어두운 영화관에서 갑자기 나올때 해볓에 눈이 부셔 눈뜨기가 힘든것을 경험해보았는가?
같은 이치로 밤에 어두워서 잘보이지 않으니까 사람의 동공이 빛을 받아들이기위해 크게 확대되는데 이때 용접불빛이 시야에 들어오면 눈이 마비될지경이다.
밤에는 용접불빛을 보고 사방에서 나방이며 벌레들이 떼거지로 모여드는데 보도듣도 못한 별 희한하게 생긴것들도 많았다.한참 용접하다보면 용접불꽃에 맞아죽은 벌레가 시허옇게 철판위를 덮는다. 동시에 고기굽는 묘한 구수한 냄새가 온 공장안에 꽉차고........

일도 퍼그나 힘들고 외딴곳에 떨어져있어서 살아가는데도 불편함이 있었지만 즐거웠었다,형들도 많고 다른 일군들과도 서로 우애가 좋아서 회사는 항상 밝은 분위기였다,오후면 사이다나 빵을 사놓고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고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한번도 없었다.회식도 자주 했고 주말이면 도시에 집이 있는 형의 집에 찾아가서 신세를 지곤 했었다. 집에서는 물한방울 손에 뭍이지 않고 살아서 나는 음식만들어먹는게 여간 서투르고 귀찮은게 아니였지만 형들의 집에 찾아가면 여러가지 색다른 음식을 실컷 얻어먹었다.

형들은 여러가지 중국요리 한국요리 막히는게 없었고 김치며 명태젓까지 맛갈나게 담구었다.(무식이 상팔자라고 했던가?나는 그냥 얻어먹기만 하면 되였다. 흐하하하...무식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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