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하늘 | 2002.07.25 15:29:49 댓글: 8 조회: 1185 추천: 4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647
참으로 꺼내기 부끄러운 얘기지만... 우리 가족은 <창립>1/4세기가 더 넘었음에도 여직껏 가족사진 한장 남기지 못했다. 남들의 사진첩을 번지노라면 대부분이 제일 처음에 가족사진이 보란듯이 놓여있지만, 우리 집에는 남들처럼 온집식구가 모여서 해쭉 웃으며 찍은 가족사진이란거 없다. 우리 집이 화목하지 못하여서가 아니다. 그런것에 너무나 무관심했던것이다.
하기야 부모님들은 이런것에 관심을 가질만큼 편안하지 못했다. 서너살되던 나를 할머니집에 맡겨두고 빈주먹에 시내로 올라가 셋방살이 하면서 손이 발이 되도록 억척스레 일만 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그때 엄마는 날 보러 할머니집에 올때마다 놀이감을 사다주며 날 달래군 했다. 그래도 엄마가 떠나갈때면 난 손에 쥐고 있던 놀이감을 뿌리치며 엄마 따라가겠다고 자지러지게 울었는데, 엄마는 그런 나를 억지로 떼여놓고 문을 나선다. 울면서 처벅처벅 창가로 걸어가 눈물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밖을 내다보면  엄마가 손으로 눈가를 훔치며 뛰여가는것이 보였다... 내가 소학교 다닐 나이가 되여서 집 한채 마련했고 온 가족이 함께 생활했다. 그 후에도 깔끔한 직업없이 나와 여동생의 뒤바라지 하느라 부모님들 뼈빠지게 일했고, 내가 고중때 많이 쏠락거려서 맘고생도 많이 했었다. 그렇게 가족사진같은데 관심가질 여유가 없이 생활난에 쫓기우면서 살아오셨다.
지금은 생활이 많이 펴여서 100평도 훨씬 넘는 아파트도 있지만, 여전히 가족사진만은 찍을수가 없다. 네 식구 모두 갈라져 있으니 말이다. 아버님은 한국에, 어머님은 고향에, 여동생은 대학공부중이고 난 이렇게 타향에서 <번지없는 주막>생활이다.아버지가 한국 나가시기 전에 가족사진 남기려고 안하던 화작을
피우며 싫다는 아버지를 억지로 끌어서 가족사진 한장 박았는데, 철없는 친척아이가 사진기 갖고 놀다가 뒤덮개를 훌러덩 열어버리는 바람에 사진이 날아가 버렸다. 그게라도 남았더라면 그나마 가족사진이 되였을텐데..  
지금 같이 있는 회사친구는 침대머리에 여자친구 사진과 함께 가족사진을 나란히 놓고 있는다. 그걸 볼때마다 집식구들이 그립고, 온 가족이 함께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가족사진 한장 없는 안타까움에 허전할때가 많다.이제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꼭 가족사진을 찍겠다. 온 집식구가 활짝 웃는 얼굴로 말이다.
추천 (4) 선물 (0명)
IP: ♡.99.♡.43
무릉도원 (♡.156.♡.123) - 2002/07/25 19:29:04

마음이 따뜻하시네요.....!!

아치미 (♡.48.♡.212) - 2002/07/26 09:07:24

가족사진 얘기하면 저두 울고 싶어져요~~ ㅜㅜ

하늘 (♡.99.♡.43) - 2002/07/26 09:50:37

아치미님두 가족사진 없으세유??

이슬잎 (♡.160.♡.15) - 2002/07/26 17:08:16

저의 집에두 가족사진 없어요...ㅠ..ㅠ
진짜 가족사진 얘기를 하면 마음이 울울해 지네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가족사진을 안찍은 것이 후회되네요..
사실 인젠 다시는 가족들이 모여서 사진찍을 기회가 없다는 거예요..
세월이 거꾸로 다시 돌아간다면 제일 하구픈 일이 가족사진 남기구 싶은 거 였거든요...휴~~지금 나의 손에 가족사진 쥐워져 있었음.......
그러니 님들 빨리 가족사진 남겨요...알겠죠??

아치미 (♡.48.♡.212) - 2002/07/26 20:08:14

그번이 마지막이 될줄 알았다면....
흑흑...

하늘 (♡.99.♡.43) - 2002/07/27 11:39:14

휴~

혜야 (♡.156.♡.195) - 2002/08/11 19:32:15

나중에 기회가 꼭있을겁니다.
하늘님;;;
그대를 기대하면서 항상 행복하세요.

아큐원 (♡.247.♡.54) - 2002/08/23 15:17:58

하긴 나두 가족사진 찍어본지가 정확히 20년은 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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