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랑

나야 | 2002.07.31 13:51:39 댓글: 1 조회: 485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662
저녁 10시반이다.
이제 5번째로 전화번호를 눌렀다. 저쪽에서는 그냥 받는이가 없다.
웬일인지 마음이 허전하다. 지난번에 전화가 왔을때 그가 이번 주일부
터 두주일간은 밤낮이 따로 없게 바쁠것이라고 알려주었지만 행여나
하는 심정에서 부질없이 전화를 걸어본다. 그가 혼자 있는 집이기에
이때 전화받는 이가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나에게 있어서 이 전화번
호는 그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지금은 내가 북경을 떠나 장기출장중인지라 전화와  Msn이 자연스럽
게 우리를 연결하는 도구로 되였다.

기실 Msn도 낮에 매일마다 켜놓기만 하고 될수록 채팅을 하지 않는다.
근무시간에 자꾸 채팅하면 정신집중에 영향을 준다는 바람에 말이다.
그말엔 나도 동감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마다 그저 상대방이 온라인
상태에 있는가고 체크하면 그만이다. 그의 친구들도 우스개로 그의 이
름을 <난 채팅하지 않음> 이라고 부르는것이 더 낫겠다고 한다.

우리 갓 사귀였을때 6시간동안 전화로 얘기를 나누던 기억이 부럽다.
서로 익숙해진 지금에 와서는 아주 변해버렸다. 지금은 나보고 어쩌면
전화에서 그렇게도 말이 많을수가 있단말인가, 나의 어머님과는 정말
달라, 하고 그가 핀잔을 주기가 일쑤이다. 여름날 저녁이면 그는 일찍
잠들군 한다. 프로젝트때문에 어차피 늦게 잠을 자는 나는 전화저쪽에
서 하품을 하는 그를 약간은 무시할때도 있다. 잠을 못잔다는 나의 <최
고지시>때문에 그는 막무가내로 10분만 더 버티기도 한다.

정작 우리 둘이 만나면은 언제 그런 말을 했든가 싶게 그가 방송국이
되여버린다. 하여튼 우린 후부터 전화를 반시간만 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늘 반시간을 넘길때가 많았다. 그래서 반시간이 넘었어, 하고
귀띰하면 그가 그럼 다음부터는 시계종을 갖다놓고 전화하겠다고 한
다. 다행히 한번도 그렇게 한적은 없었다. ^ ^

하지만 나흘동안 Msn에 마저 없고 전화도 없기는 처음이다. 한편으
로는 그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걱정된다. 요즘에 하는 설치들은 순조
로운지 하고 말이다. 새벽 1시쯤이면 아마 집에 있겠지. 물론 나는 프
로젝트중이니까 1시를 넘길때가 많지만 집에 돌아와서 피곤해할 그
를 생각하면서 그의 목소리를 듣고싶어도 그를 깨우고 싶지는 않다.

갑자기 핸트폰에 메세지가 왔다. 어제 밤을 샜단다. 오늘도 역시 밤을
새니 전화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란다. 이럴때면 나는 어김없이 <동의
, 비준>이라고 써보낸다.

그가 집에서 라면을 끓이는 모습을 보는 같다. 아니면 맥도날드나 가
겠지. 그 라면때문에 <경고>를 주었더니 그 후부터는 칼국수를 저녁
식사로 한단다.
라면보다는 좀 낫지 않겠는가고 한다. 그래도 내가 출장떠날 때 남기고
간 물고기를 다 소멸해치웠다고 했으니 안위가 된다.

이런 그리움, 자질구레한 걱정들도 사랑에 속하는것인가고 나는 가끔
자신에게 물어본다. 줄곧 나를 편하게 대하는 그였기에, 난 그와 함께
있으면 너무도 즐겁고 편하다. 그래서 자꾸 할말이 많은건지 모르겠
다. 낭만을 모른다는 그도 가끔  나를 감동시킬때가 있다.  

    자그마한 사랑을 하는 나, 굳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사랑을 크게
알림이 없이 서로 맘속으로 느끼는 사랑, 나는 이 사랑에 만족한다.
그런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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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4.♡.181
무릉도원 (♡.156.♡.188) - 2002/07/31 14:03:29

그러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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