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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13

내고향제일 | 2021.04.26 09:54:52 댓글: 3 조회: 248 추천: 3
분류수필·산문 https://file.moyiza.kr/mywriting/4250403

외할머니는 이가 빠진지 오래된다. 자기 치아가 하나도 없다. 가는 쇠사슬로 연결된 틀이를 끼고있다. 팔구십년대에 유행한 틀이인데 지금 치과에서는 아예 볼수없다. 색갈이 너무 희여 자연스럽지 못하다 자연 치아의 광택도 없다. 년세가 드니 이몸이 변형되여 말을 할때나 음식을 먹을때나 틀이가 수시로 튀여나온다. 그래서 외할머니는 모인 음식장소에 나가지 않는다. 집에 손님이 와도 한상에서 같이 밥을 먹지 않는다. 밥을 먹을때 틀이가 튀여나오면 상대방의 식욕이 없어진단다. 내가 여러번 새 틀이를 하라고 하였지만 다 죽게 된 사람이 공돈을 뭐 파냐며 하지 않는다

외할머니는 치아가 좋지 않지만 두부나 계란 이런 말랑말랑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외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은 칙킨이다. KFC 의 칙킨은 외할머니의 최애(最爱)이다. 그러나 비싸서 한번도 자기돈으로 사먹은 적이없다

매번 고향에 갈때마다 내가 칙킨을 사들고 가면 왜 이리 비싼거 사왔냐며 나무람하지만 난 분명히 외할머니의 기쁨을 느낄수있었다. 내가 고향가면 외할머니는 나와 한상에서 식사를 하신다. 나는 외할머니의 틀이가 수시로 빠져나와도 개의치않고 밥도 두사발씩이나 맛있게 먹으니깐. 외할머니는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 두쪼각이면 한때가 끝난다. 하나도 과장없이 2~3분이면 식사가 끝난다. 그리고 내 옆에 앉아서 사랑이 넘쳐나는 눈길로 내가 밥먹는것을 지켜보며 이러저러한 가정이야기를 나누다가 때로는 풋고추 장조림 내 니온다고 한거다. 짭잘한게 밥해미 괜찮다 많이 먹어라. 깍두기 지금 간이 딱 맞다 많이 먹어라고한다. 내가 적게 먹는것같으면 깜쪽같이 채소를 집어서 나의 밥그릇에 얹어놓는다. 푹푹 많이 먹어라고 독촉한다. 내가 기숙사생활을 하고있는 아들이 주말에 학교에서 집에 돌아와 밥먹을때 옆에서 하는 그대로다. 내절로 많이 먹겠으니 그러지 말라고 큰소리로 할머니를 제지시키지만 정말 행복한 시각이였다.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다 관심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한것같다.

식사는 이삼분에 끝내는 할머니가 치킨은 그 감미를 오래오래 향수하려고 한입에 조금씩 아주 천천히 드신다. 작은 닭날개 대여섯개밖에 안사와도 한번에 먹기 아까워서 항상 두세개를 남겼다 다음식사때에 드신다.

매번 고향에 갈때마다 외할머니는 남편은 너한테 잘해주냐 금산은산도 옆사람의 따뜻한 관심보다 못하다. 너와 끝까지 갈 사람은 남편이니 꼭 남편한데 잘해줘라. 시어머니를 잘 대해줘라. 사람이 늙으면 고독해하니 자주 가보고. 시집형제들과 화목하게 지내라. 가정의 화목이 제일 큰 복이다…..이런 말씀을 골씹고 또 곱씹는다. 이런 도리는 나도 잘 알고있다 그러나 매번 외할머니가 이런 말씀을 할때마나 나는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친손자 친손녀에 외손녀 외손자도 여럿이지만 외할머니는 특별이 나를 믿었고 아끼셨다 아마도 만년에 내가 제일 자주 전화해준원인인것 같다.

부모님이 돌아가신후 불시에 인생의 무상(无常)과 효도의 절박성을 절실히 느꼇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하여 외할머니에게 효도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또한 이런 과정이 부모를 잃고난 나의 마음속 한구석의 공허함도 채울수있었다.

드문드문 할머니가 좋아하는 고구마랑 고향에 보기드문 간식거리도 보내주었다. 그리고 돈도 보내주었다. 많지 않다. 한번에 이삼백원뿐이다. 그저 외할머니의 외로운 생활에 희망이 있기를 바랬고 외할머니는 혼자가 아니라 항상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걸 느끼게 하고싶었다. 사람이 살면서 뭔가 기대가 있으면 사는게 그나마 재미가 있지 않겠는가 싶어서였다.

외할머니는 마을사람들한테 내가 자주 돈도 붙이고 먹을것도 보낸다고 나의 자랑을 많이 하셨다. 내가 없으면 사는게 무슨 재미가 없다니 심지어 외할머니의 생활은 다 이 외손녀가 책임진다기까지 하셨다. 이 말을 들은 나는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였다. 내가 뭘 했다는건 내가 너무 잘 알고있다. 그많은 자랑을 받을만큼 한것도 없고 외할머니의 생활까지 다 책임졌다는건 너무너무 과분한 평가이다. 외사촌동생들도 돈도 붙여주고 오빠도 만두랑 고구마랑 외할머니가 좋아하는 먹을것을 보내준것도 안다. 이모랑 외숙모랑 옷도 보내주고 돈도 보내준것도 안다. 자손으로써 모두들 자기로써의 효도를 힘껏 하고있다. 그저 과묵한 우리 형제들이 자주 전화를 안할뿐이다. 아마도 외할머니한테는 돈이나 물건보다도 자주 전화를 해주는 내가 좋은가보다. 때로는 의견이 맞지않아 목에 피대를 세우며 말싸움도 하지만 그래도 이러는 내가 좋은가본다.---계속

추천 (3) 선물 (0명)
IP: ♡.25.♡.200
효담은 (♡.223.♡.4) - 2021/04/26 15:34:06

이번회도 잘 읽었습니다~
가슴한켠은 먹먹해나네요.

눈부신해님 (♡.136.♡.148) - 2021/04/26 23:53:57

오랜만에 올리셨네요 .
이번집도 잘보고갑니다 .

galaxy4 (♡.90.♡.45) - 2021/05/07 12:21:13

저두 나이 들었는지 부모님은 물론 삼촌 고모 이모들에게 생신일이면 전화해드리고 소비돈해라고 보내드립니다.
어느날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가실지 모르는 분들... 집생활도 편편하지 못한 어린시절에 자주 가서 놀고 밥도 얻어먹고 했는데...지금 생각하면 어제 같았던 일들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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