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역사(7)

march10 | 2022.04.02 07:33:16 댓글: 2 조회: 1233 추천: 4
분류일반 https://file.moyiza.kr/mywriting/4360587
아마 태일이도 임대리가 나한테 선물로 머리삔 줬다는 말을 들었겟지?

발로 빵 차버린다.

<이건 머이야? 니 말해바라. 그리 소중해서 가방에다 넣고 다니니?>

갑자기 할말이 없다. 잊어먹어서 그냥 뒀다는 말을 하고싶은데, 눈물도 나고 그래서…

태일이는 씩씩거리면서 돌아서서 걸어간다.

나도 울면서 숙사까지 왔다.

그날밤까지 태일이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나는 좀 힘들었다, 태일이가 워낙 센 성격에 화가 나면 다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단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화가 풀리면 다시 얘기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새벽 2시에 갑자기 문자가 들어온다.

<자니? 숙사앞이다, 나오라>

추워서 덜덜 떨면서 밖으로 나갔다.

태일이가 술에 잔뜩 취해서 우두커니 서있는다.

목에는 내가 뜨개질로 해서 떠준 목도리가 있다.

그걸 보는데 갑자기 이게 우리 끝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꽉 안아준다. 왠지 눈물이 나온다. 아무말도 하고싶지 않았다.

그후부터 태일이랑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임대리랑 나는 별다른 일도 없었고, 내가 문자회신도 없고 별다른 말이 없자 임대리도 이젠 나한테 더는 들이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놀릴때면 먼저 나서서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얘기했다.

헌데 태일이랑 더는 예전과 같지 않았다. 우리 둘 사이에 점점 벽이 생겼다.



한국에 계신 엄마가 허리수술 했단다.

엄마와 아빠는 내가 상해에 가자 돈이나 더 벌겠다고 한국으로 가서 일하고 있었다.

근데 엄마는 워낙 허리가 안좋았고 아빠도 혈압이 높았다.

지금 엄마는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아빠가 옆에서 돌보려 하니 돈을 벌수가 없단다. 엄마아빠가 너무너무 보고싶었다.

나는 엄마아빠와 상의한뒤 사직하고 한국에 가기로 했다.

그때 내 친구들도 한국에 가 있는 애들이 많았다. 연길에 있는 친구들은 거의 다 한국에 있다.

태일이한테 한국에 가겠다고 얘기했더니 안된단다.

가면 우리사이는 끝날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엄마 허리수술이 너무 걱정이 됐고, 솔직히 한국에 한번 가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태일이와는 끝난 셈이었다.

한국으로 가는 날 비행기장까지 와서 나를 보냈는데, 가서 꼭 연락하라고 했다.

눈물이 줄줄 나온다. 다시는 못볼것 같았다.

그대로 비행기안에서 빌빌 울면서 한국에 도착했다.

아빠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집에 들어왔는데, 나는 이렇게 작은 방을 처음 본다….

그나마 남들처럼 지하에서 사는건 아니고 방도 2개 있었는데, 정말 사람 두명이 누우면 꽉 차는 사이즈다.

아빠는 나를 데리고 엄마한테 갔다. 엄마는 허리에 못을 박았다고 했다.

며칠후면 퇴원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연길에 있을때는 살집도 좀 있고 항상 큰소리 치면서 다니던 엄마가 저렇게 누워있는걸 보니 가슴이 아프다.

나느 그 병원에서 엄마 시중을 일주일 하고 엄마는 퇴원해서 집에 왔다.

한달뒤에 외국인증록증이 나왔다. F4비자로 간거라 정상적인 출근을 할수 있단다.

사촌언니, 사촌동생, 친구들 다 한국에 있는지라, 주말만 되면 만나러 나갔다.

명동, 동대문, 혜화역, 신촌, 대림 안가본 곳이 없었다.

한국에서 영어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카페알바도 하고, 취직도 하고 열심히 살았다.

아참, 내가 한국에 간뒤 임대리는 나한테 메일을 한적이 있고, 한번 만나서 밥도 먹은적 있다. 그때 설기간이었는데, 상해에서 한국에 있는 부모님한테 설쇠러 왔다고 했다. 그냥 나한테 고마워서 밥 사는거라고 다른 뜻이 없다고 했다.

임대리와 만나서 사실대로 태일이랑 사귀었던 말도 했다.

태일이는 내가 한국으로 간지 얼마 안돼 사직해서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나도 더는 태일이랑 연락을 안했고, 친구들한테 묻지도 않았다.

태일이는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우리 둘은 점점 연애의 끝에 있었던 것이다.

임대리는 설에 그렇게 한번 한국에 오고, 중국 국경절때 또 왔다.

금요일이었는데, 나한테 문자가 왔다.

<지은씨, 내일 주말인데 놀러 안갈래요?>

<어디를요?>

<가보면 알아요, 내일 아침 일찍 갈꺼니깐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픽업하러 갈께요>



다음날 임대리는 나를 데리러 왔고, 운전해서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사실 녹록치 않았고, 나도 좀 지쳐있는 상태였다.

차는 어느새 시내를 벗어나 산과 들이 있는 고속도로 위를 달린다.

10월이라 날씨는 어찌나 상쾌하고 하늘도 파랗던지,

차안에 울려퍼지는 노래와 멀리에서 보이는 산과 들에 있는 염소떼들,

휴게소에 들러서 샀던 커피와 과자를 먹으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거에요?>

<가보면 알아요, 설마 제가 지은씨를 어디에 버리고 오겠어요?>

2시간 넘게 달리다 보니 갑자기 바다가 보였다.

강릉바다에 도착한 것이다.

시원하고 깨끗한 해안도로를 따라 반시간 달리다가 어떤 자그마한 집앞에 도착한다.

<형!>

임대리가 집안에 대고 큰소리로 부르자 엄청 큰 하스키가 막 달려나온다.

엄마야…. 왜리 크냐… 평소에는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데 이건 나보다 더 커보인다.

<어, 왔어? >

안에서 어떤 남성분이 나온다.

나를 보더니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

강아지 이름은 쎄이라고 했다. 나이는 어린데 덩치는 나보다 더 큰것 같다.

그리고 엄청 순했다. 애교도 많아서 자꾸 나한테 몸을 기대는데 내가 막 넘어질것 같다.

여기는 친한 형이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집이 너무 예쁘고 딱 바다가 옆이라 집에 앉아있으면 파도소리가 들렸다. 집앞에는 산책할수 있는 산책로가 있었는데, 자전거도 2개 있었다.

임대리와 함께 하나씩 타고 산책로를 가고 쎄이는 우리 옆에서 함께 달았다.

뭐 완전 드라마짐, 주인공 얼굴이 좀 별루지만~~

점심에는 강릉에 유명한 맛집에 가서 밥도 먹고 쎄이와 함께 바다에 들어가서 놀았다. 종아리까지만 물이 찰랑찰랑 오는 곳에서~

그러다 오후 4시즈음 돼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노을도 지고 있고, 노래도 발라드를 듣는거라서 그런가?

분위기가 조금 묘해졌다.

갑자기 마음이 이상하다… 자꾸 임대를 훔쳐밨다.

임대리는 실은 잘생긴 편이다. 태일이와 비교할수는 없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눈도 쌍겹이고 피부도 엄청 좋다. 옷스타일도 후드에 청바지를 자주 입곤 한다.

이제 와서 보니 목소리도 듣기 좋네~

아참참, 내가 또 본성이 드러난다.

조금 수줍어 져서 재잘재잘 말을 하던걸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집앞에 도착하자, 임대리는 시동을 끄고 가만히 앉아있는다.

나도 내릴 생각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갑자기 입술을 부딪쳐 온다. 나느 가만히 있었다. 아니, 나도 맞이하고 잇었다.

그냥 그날은 분위기에 취해서, 그래도 될것 같아서…

임대리 몸에서 항상 나던 익숙한 향수냄새가 좋다.



<지은씨…>



입술을 떼고 살며시 눈을 뜬 임대리는 풀린 눈으로 나를 한참 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갑자기 정신을 차린 나는 가방을 쥐고 화다닥 차문을 열고 나왔다,

더 들으면 안될것 같았다.

집에 들어와서 헥헥 대니 아빠가 물어본다.

<동미들까 잘 놀았니?>

<에에, 잘 놀았슴다.>

<어디 가서 놀았니? 몇이서 놀러가?>

<아부지, 내 좀 피곤해서 빨리 씻고 자갰슴다>

<그래라, 일찍 자라>

씻는데 도저히 그 기분을 떨칠수가 없다. 좋은건가?

가슴도 쿵쾅거리고, 자꾸 얼굴이 달아오른다.

근데 한국남자랑 연애하서 뭘 어찌갰다는건가? 결혼할수 있나?(또 결혼생각만 하짐..)

그리고 지금은 같은 곳에 있는것도 아니고…

온갖 잡생각 다 하면서 그날은 제대로 잠도 못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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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10 (♡.29.♡.50) - 2022/04/02 08:55:43

강릉 바다가 쎄이랑 함께

효담은 (♡.123.♡.155) - 2022/04/02 14:04:03

넘 귀여워요~
내용도 재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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